교수들은 아태재단이 보유한 자료와 건물 등 자산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재단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비리의혹에 연루됐던 아태재단을 인수함에 따라 연세대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이날 토론회는 아태재단 인수 문제에 참여한 이영선 국제대학원장(경제)이 참석, 그동안 연세대 내에서 공개적으로 다뤄진 적이 없었던 재단 인수 경위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양측은 아태재단을 해체하고 재단이 보유한 자산과 자료만 연세대에 기증하는 방식으로 구두 합의했다. 아태재단 측의 요구에 따라 건물(아태재단 현 건물)은 ‘Kim Dae-Jung Presidential Library'로 부를 예정이며, 연세대는 평화 연구기관을 만들어 입주시킬 계획이다. 김 대통령이 은퇴 후 이 건물 일부를 사무실로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연세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아태재단의 보유자산은 시가 1백억원 가량. 노벨평화상 기금올 13억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부채는 20억원 정도다.
이 원장은 “연세대 내 현대한국학연구소는 최근 이승만 전 대통령의 자료를 기증받았는데, 이에 이어 김 대통령의 사료까지 보유하게 되면 대통령학 연구 부문의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수 과정에서 정치적 요구 등은 철저히 배제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순영 교수(철학)는 “아태재단이 보유한 자료는 중요한 역사적 사료가 될 것”이라며 “재단의 건물 활용 측면에서도 연세대가 개방적 캠퍼스로 확장한다는 취지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호기 교수(사회)는 “주는 선물은 기쁘게 받는게 예의 아니겠느냐”면서도 인수 협상 과정이 비공개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재단 인수에 대한 학내외의 문제제기에 대해 ‘특별위원회’를 구성,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홍이 교수(물리)는 “실패한 대통령들을 연구하는 ‘대통령학’보다는 함석헌 선생 등 지도자를 연구하는 ‘지도자학’을 개설하는 게 낫겠다”며 “아태재단 인수가 재정적인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라면 차라리 미아리 텍사스를 유치하라”고 질타했다.
이신행 교수(정치외교)는 “역대 대통령을 객관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시대·역사적 기반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료를 보유만 하고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현대 정치사 연구의 객관성을 도모하기 위해 몇개 대학이 공동으로 인수·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인수 협상 과정을 대학이 선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교수는 “정치적 의미 개입과 관련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연세대가 먼저 기증받을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검토, 제시하는 등 구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