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욱 11기 한총련 신임의장(연세대 총학생회장·기계전자공학부4)은 새로운 학생운동을 주장했다. 시대에 맞는 학생운동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것. 지금이야말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한총련’으로 거듭나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한총련은 지난 93년 결성돼 올해로 만 10년을 맞았다. 하지만 절반 이상의 시간을 ‘이적단체’로 지냈다. 수배 조치된 대의원들에게는 학생들과의 자유로운 접촉도, 공론의 장도 허용되지 않았다. 학생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학생운동 조직에는 치명타였다. “대중과 괴리된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빗발쳤다.
그는 한총련의 발전은 궁극적으로 학생운동의 부흥이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한총련이 국민적 공감대 위에 뿌리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대학생과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과정에서 한총련 합법화도 자연스럽게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적 합의를 통한 정치적 해결’이 바로 그가 생각하는 한총련 합법화 방안이다.
“법리적 합법화는 부수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어떻게 하면 대학생들이 인정하고 국민이 박수칠 수 있는 한총련으로 발전할 수 있느냐의 문제. 사회적 합법화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입니다.”
다소 파격적이기까지 한 발전적 해체론 역시 한총련의 발전과 학생운동의 부흥을 위한 방법 중 하나다. 지난 10기 한총련에서 시작된 ‘단일 학생운동 전국 조직’ 논의는 올해 ‘새조직 건설을 위한 특별위원회’ 통해 본격적으로 준비되고 내년 쯤 완성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정 의장은 한총련 내 정보화 지원사업단 구성, 한총련 홈페이지 포털화 4단계 전략 등 정보화와 자문단제도 등 연대 활성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또 ‘Korea에서 Corea로 국호 바꾸기’, ‘2003 반전평화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6·15 기념 한총련 의장 평양방문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했다.
한총련 10년을 맞아 그는 “요새를 넘어 광장으로…격동하는 ‘한총련 시대’”를 열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 ◆ 정재욱 11기 한총련 신임의장, 어떤 인물인가?
정재욱 한총련 신임의장은 기존의 학생운동가들이 풍기는 이미지와는 다소 다르다. 우선 묵직한 음성과 ‘카리스마’로 대표되던 기존의 의장들과는 달리 왜소한 체구에 차가워보이는 듯한 인상마저 풍긴다. 때문에 의장 선거 때도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해야 한다는 선거운동원들의 주문이 줄을 이었다.
지금은 ‘학생운동의 부흥’을 주장하며 한총련의 핵심으로 떠올랐지만 그가 학생운동에 눈을 뜨게 된 계기는 좀 남다르다. 선배들과의 유대관계 속에서 키워지는 보통의 운동권 학생 성장과정과는 달리, 선배 하나 없이 동기 두세명이 함께 학생회를 꾸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직접적인 계기는 ‘학부제’.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대학에 진학, 학생운동과 거리가 먼 생활을 하던 그는 1학년 말이 돼 후배를 받을 생각을 하다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모집단위 광역화가 본격 실시되면서 학생회가 깨지고, 신입생이 들어와도 선배들과의 ‘공동체’를 이룰 수 없는 교육현실에 문제제기하기 시작했던 것. 정 의장은 “강의실에서 극히 평범한 학생들을 만나 고민하고 활동했던 것이 지금의 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클래식 음악을 듣기를 취미로 하고 있다는 것도 이채롭다. 웬만한 클래식 신보는 다 사모으는 게 낙이라는 그는 “클래식 음반이 제주도 집에도, 서울 자취방에도 이만큼 씩”이라며 양팔을 벌려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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