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민주화를 위한 진보학자들이 ‘탄핵정국과 한국민주주의 위기’라는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홍성태 교수와 채만수 소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또 대통령이나 야당 모두 잘못했다는 ‘양비론’을 주장하며 과열양상을 보이는 국민운동을 우려하는 최한수 교수를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최한수 건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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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자체를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집권초기부터 탄핵에 대한 언급이 여러번 나왔음에도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최한수 건국대 교수(정치외교)는 “노무현 대통령이 권위주의적 리더십 등 기득권 세력의 벽을 허물고자 한 시도는 좋았지만 이를 거부하는 강력한 세력들을 조정하고 포용하는 리더십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교수는 “토론이나 특검을 통해서 대통령의 불법성 여부를 알아본 다음에 탄핵을 결정해야 했다”며 “권력 우위를 차지하려고 갈등하기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조정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탄핵을 반대하는 집단적 행동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대통령 탄핵 여부가 달려 있는 이 시점에서 집단적 반대운동보다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토론 등이 활성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또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이 보수세력에 대한 분노로 인해 후보 개인의 인물 됨됨이를 보지 않고 특정 정당 출신을 무조건 배척하는 등의 행위로 선거 본질이 묻혀 버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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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본질은 ‘친노-반노’가 아닌 ‘민주-반민주’입니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사회학)는 탄핵을 반대하는 움직임을 ‘친노세력’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탄핵정국의 제일 큰 피해자일 수도 있어 그들을 옹호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본질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홍 교수는 “야 3당 총선 전략의 일환으로 이번 탄핵이 강행됐다”며 “총선정국이 그렇고 그런 정치판 싸움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탄핵 사태가 “개혁을 위한 과정일 수 있다”면서 “이 사태를 국민에게 정확히 알리고 올바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촛불시위를 두고 군중을 호도하거나 선동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홍 교수는 “민주주의를 위한 자발적인 시민 모임”이라며 “이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시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탄핵과 관련된 논의를 ‘총선과 관련한 불법행위’로 규정하는 선관위의 방침에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채만수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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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수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장은 탄핵정국에서 문제 삼아야 할 것은 ‘노무현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개혁 성향’이라고 지적했다.
채 소장은 “탄핵 가결이 의회 쿠데타로 규정되고 있지만 누구에 의해 기획됐나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노무현 정부가 시행한 일련의 개혁조치와 파시즘적 여론몰이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탄핵정국은 개혁세력이 권력강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일으킨 것으로 보여진다”며 “그들이야말로 신자유주의의 집행자로서 반노동자·반민중의 핵심세력”이라고 말했다.
채 소장은 또 “노사모 등 친 노무현 세력과 사실상 그 외곽을 형성해온 신주류 진보세력들이 소동을 조장하고 있으며 일부 언론은 대중조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열린우리당 등이 ‘부패하고 무능한 수구세력’을 앞세워 이러한 상황을 도발했다”면서 “이는 ‘개혁’이라는 몰계급적 선동으로 그동안 노무현 정권이 벌여온 반노동자·반민중적 행각을 덮어버리고 일거에 대중을 장악하려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채 소장은 “정치적 종파 대립을 ‘개혁과 수구’라는 이분법하에 전국민·전계급적 이해 대립으로 포장해 대중을 선동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