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고용구조 개선' 가장 시급
인턴사원제·유망직종 자격증 취득지원 등
도학력 실업대책 추진 불구 문제 산적
지원 확대·홍보 강화 등 통한 의식전환 유도
중기·벤처중심 새 고용환경 확립해야
SK그룹이 인턴사원 모집공고를 내고 원서접수를 시작한 지난 17일, 서울 SK상사 1층에 마련된 채용상담실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5백여명이 직접 방문, 원서를 접수했으며 인터넷상으로 원서를 제출한 인원까지 합하면 첫날 경쟁률은 10대 1에 달한다.
이는 노동부가 권장하고 있는 대졸자 채용방식인 인턴사원제가IMF구제금융시대 기업의 새로운 채용패턴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좋은 실례이다. 인턴사원제는 기업들이 구조조정으로 신규사원 채용문을 아예 닫자 정부가 내놓은 대표적인대졸미취업자 구제방안이다.
<인턴사원 채용기업 증가>
하지만 지난 5월 노동부가 이 제도의 시행안을 발표했을 때 주요 대기업들의 반응은 '냉 담' 그 자체였다. 노동부가 인턴사원을 채용하는 기업에 한해서는 훈련방식에 따라 매월 19 만8천원에서 45만5천원 한도 내에 훈련비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인턴기간 후의 채용 여부는 기업에 '전적으로 일임하겠다'는 단서조항을 달았음에도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제약회사, 증권회사 등이 약간명씩 인턴사원을 뽑았을 뿐 주요 대기업은 기존 조직 축 소가 더 시급하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호응을 보이지 않았다.
주요 대기업의 반응이 없자 노동부는 지난 7월 26일 재계대표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30대계열 기업에 평균 2백명씩, 총 6천명의 인턴사원 모집 권고를 했다. 이와 더불어 연수시설이 있는 한국전력, 한국통신, 포항제철, 한국담배인삼공사 등 10개 정도의 대형 공기업을 선정 하여, 2천명을 교육시킨다는 방침도 결정했다. 재원은 직업훈련 촉진기금과 고용보험기금에 서 조달하는 2백10억원.
노동부 훈련정책과에 따르면 9월 현재 LG, 현대 등 40여개 기업에서 채용한 인턴사원은1천5백15명으로 시행초기에 비해 대기업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부의 또 다른 고학력실업대책은 대졸 미취업생을 미래 유망산업의 전문인력으로 양성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노동부는 지난 8월31일 '대졸 미취업자 자격증 취득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고용보험 적용대상에 제외된 대졸 미취업자 3천명을 선물거래사,경영지도사, M&A 전문가, 국제금융전문가 등 향후 유망한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관련분야 전문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
훈련기간은 4~6개월로 정해진 범위내의 훈련비와 훈련수당은 전액 노동부에서 지원한다. 교육대상은 전직(轉職)실업자를 제외한 순수한 4년제 대졸 미취업자.
노동부는 오는 30일 지방노동관서의 교육기관과 교육인원 승인이 끝나면10월부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총 소요재원 90억원은 전액 예비비에서 충당된다.
그러나 이러한 '고학력 실업대책'에 대한 캠퍼스의 반응은 의외로차갑다.
<학생들 정부정책 신뢰 안해>
「고대신문」(9월21일자)이 고려대학생 2백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정부에 서 계획하고 있는 고학력 미취업자 정책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76.2%가 거의 모르거나구체적인 시행 사항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또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87.4%가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대학생들은 일단 노동부로 대표되는 정부정책에 신 뢰를 보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노동부 고학력 실업대책이 대학생들의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우선 인턴사원제부터 정 착시켜야 한다.
현장교육(OJT)과 집체훈련(Off-JT) 모두 인턴 기간이 끝난 후정규사원으로의 채용여부 를 기업에 일임한 것을 현장교육의 경우 정규사원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노동부가 찾아 볼필요가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이호성 사회복지 팀장은 정부의 인턴사원제는 많은 기업으로 확산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노동법 상에 해고회피 노력의 의무규정이나 기업들 의 대립적인 노사관계 관행 등 경직된 고용구조가 존재하는 한 인턴사원제는 공염불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
모든 것을 차치하고 노동부는 '고학력자 실업대책'을 정책의 수혜대상자인 대학졸업생들이나 대학생들에게 정확하게 홍보를 해나갈 필요도 있다. 이는「고대신문」의 설문조사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그런 의미에서 10월11일부터 전국 41개 대학에실시예정인 한국노동교육원 주최 '대학생을 위한 취업, 창업' 특강은 큰 의미가 있다. 정부의 고학력 실업대책에 대한 서명도 특강 내용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7면)
해외취업을 활성화하는 것도 노동부의 몫이다. YMCA설문조사에 따르면대졸 미취업자들 은 해외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을 상당히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픽 참조)
하지만 지난 9월초 문을 연 한국산업인력공단 산하 해외취업센터는 경력직 위주의 해외취업알선에만 나서고 있을 뿐 대졸 미취업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은없다.
이에 대해 연세대 김농주 취업담당관은 '해외인력 파견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입법할 것을 제안한다. 노동부 각 지방 노동사무소를 통해서 희망직종, 경력, 능력, 외국어 가능여부, 진 출희망 국가 등을 등록 받아서 집중관리하고 이 자료를 각국의 공관에 보내서 구인 희망자 와 연결하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전문기술을 갖춘 고학력자들은 취업가 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해외취업 활성화도 바람직>
IMF체제 이후 모든 정부부처의 실업대책은 노동부 정책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학력고하를
막론하고 실업자들은 노동부의 입만을 보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8월이후인턴사원제와 대
졸 취업자 자격증 취득지원안을 제외하고는 대졸 미취업자 문제는 교육부, 정보통신부, 행정 자치부로 넘어갔다. 개별부서에 맞는 공공사업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것으로 정부 정 책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노동부가 맡아야 할 역할은 명확하다. 6개월간 대졸 미취업자를 단순히 '교육생'으로만 묶
어 취업률을 높이는 정책은 필요가 없다. 중소기업 중심, 벤처기업 중심, 신산업 중심의 고 용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선진국에 비해 낙후된 분야에 전문화된 인력을 배치하는 산업체계 의 대변혁도 이루어야 하는 것이 노동부가 앞으로 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