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원)업적평가제를 도입하는 대학이 늘고 있지만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 평가제에서 상대적으로 +중요시되는 연구 업적의 경우 논문게재학술지의 범위와 배점기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 연구업적에 대한 평가기준은 대학별로 각양각색이다. 교육부도 최근에야 연구비 지원 대상을 선정할 때 한국학술진흥재단에 등록되지 않은 '교내 학술지'에 실린 논문은 연구업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힌 정도다.
지난 96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한 서강대는 사정이 약간 나은 편이다. 연구업적의 세부평가
항목을 논문, 저서, 연구보고서, 학술회의, 수상 및 특허 등 5개로 나누고 8개 단과대학별로 구분해서 점수화해 평가를 하고 있다. 계명대는 전문학술저서, 저서 및 편찬서, 사전, 창작물(저작)물 등으로 세분화해서 배점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항목을 분류한다고 해서 '공정성'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학술 지는 차치하고서라도 국내 학술지의 등급을 어떻게 매길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학문의 특수성이 존재하는 한에서 대학본부에서 일방적으로 등급을 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개별 학과(부) 교수들에게 맡길 수도 없다. 실제 서울 모 대학에서는 경제학의 경
우 시사잡지에 불과한 『Economist』를 최상급 분야의 학술지로 규정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또 인문사회과학계열의 경우 국내 학술지 게재 논문평점이 국제학술지 게재 논문의 평점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8일부터 '대학행정의 민주화'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인 연세대 '올바른 개혁을 원하는 교수들의 모임'소속 교수들은 성명서를 통해 "국 내 학술지 1등급에 게재된 논문평점(인문사회 120)이 국제학술지 2등급(인문계열:150, 사회계열:170)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 방향은 한국 인문사회과학의 정체성을근본적으로 해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제학술지, 특히 최근에 연구업적평가에서 급격히 중요도가 더해지고 있는 과학논문인용색인(SCI)에 등재된 학술지 발표 논문 수에도 함정은 있다. 논문의 질적인 측면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는 것. 가령 아인슈타인의 논문 1편과 아프리카 밀림의 목재가 갖는 탄성계수 에 관한 논문 1백편을 놓고 동일한 점수를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연구자의 연구성과를 단순히 논문의 생산량 측면에서만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런 부작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국내의 경우 학술진흥재단 등에 등록된 학술지를 선별하고 이를 영향력지수 순으로 정리한 후 논문마다 가중치를 주고 논문의 제 1저자인
지, 혹은 아이디어조차 기여하지 못했음에도 단순히 연장자란 이유만으로 공정자의 명단에
오른 것인지를 면밀히 고려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