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첫 해인 2003년 내내 대학정책의 최대 이슈는 지방대학발전이었다. 이 문제는 국가균형발전의 맥락 안에서 취급되었고, 일년 내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지방대학들은 지...
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
잠이 든 채로 그대로 눈을 맞기 위하여
잠이 들었다가도 별들을 바라보기 위하여
외롭게 떨어지는 별똥별들을 위하여 그 별똥별을 들여다 보고 싶어하는
어린 나뭇가지들을 위하여 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하략)
우리들의 일상적인 눈으로 보자면 지붕이 없는 새집에 대한 반응은 +두가지다. 하나는 무관심이다. 그들이 비를 맞든 말든 일체 관심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지붕도 없으니 얼마나 추울까? 겨울에는 얼마나 추울까? 눈을 맞으면서 자더라도 얼어죽지 않는 것일까, 하는 것.
그런데 정호승 시인의 눈은 전연 다른 것이다. '잠이 든 채로 눈을 맞기 위하여' 지붕을 짓지 않는단다. 또 '잠이 들었다가도 별들을 바라보기
위하여' 그리고 '외롭게 떨어지는 별똥별들을 위하여' 새들은 지붕을 짓지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새집을 들여다보면 '간밤에 떨어진 별똥별들이 고단하게 코를 골며 자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간밤에 흘리신 하느님의 눈물이/새들의 깃털에 고요히 이슬처럼 맺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시인이 우리들로 하여금 일상적인 상상력의 한계를 완전히 벗어나서 새로운 세계로 데려다주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아직 현실을 모르는 어린이들의 환타지의 세계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의 시는 동시는 아니다. 어린이와 같은 순수성은 있지만
여기에는 현실 세계에 대한 예리한 비판과 완숙해가는 휴머니즘의 정열이
있다. 지금까지의 시의 경향으로 봐도 그렇듯이 여기서 나타나는 것도 이 사회에서 소외받는 외로운 계층에 대한 사랑이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붕도 없는 집을 짓고 사는 가난하고 힘없고 외로운 계층을 의미한다. 그리고 어두운 밤하늘에나 모습을 드러내는 작은 별똥별도 +그렇다. 그리고 밤하늘의 눈도 그렇고 외로운 그들끼리의 사랑이 그렇고
그들이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하느님의 눈물이 그렇다. 이제 가을도 가고 +눈이 오면 이미 3천명이 넘는 이 나라의 노숙자들은 새처럼 깃털도 없이 그리고 지붕 없는 집도 없이 이 겨울을 어떻게 지내게 될지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