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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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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칼럼] 전 한국대학신문 주필
[김우종 문화칼럼] 밝게 웃는 아이들
이라크의 어린 아이들이 모래 포대 위에 올라가 손을 치켜올리고 춤추는 모습이 사진으로 보도되고 있다. 모래포대는 후세인 대통령궁의 외곽에 쌓아올린 것이다. 여기에 어린 아이들 이 올라가 있으니 이것은 이중방어벽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어린 아이들이 인간 방어벽이 된다면 이것은 모래 포대나 콘크리트벽보다 든든할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이 폭격을 해서 아이들이 죽게 된다면 미국편이 아무리 많더라도 온 세계의 비난 역시 만만치 않을 것

이고 그래서 공격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후세인도 비슷한 비난을 무사하지는 못할 것이다. 아이들을 동원한 인간 방어벽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목숨을 정치적 도구로 희생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래 포대 위에서 춤추는 아이들의 모습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그들의 얼굴에는이 세상에 대한 어떤 원망도 없고 두려움도 없고 그저 활짝 핀 해바라기처럼 밝기만 한 것 이다.

이렇게 밝은 아이들의 얼굴은 우리 주변에서도 자주 보게 된다. 홍수가 나고 집이 떠내려 가도 아이들은 배고프지 않고 춥지만 않으면 난민 수용소 안에서도 마냥 즐겁게 놀며 웃음 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한 사진기자가 삼척 탄광촌에 가서 찍어온 소녀 가장네 얼굴들도 그렇다. 네 남매는 불과 몇 년 전에 어머니를 잃고 또 아버지를 잃었다. 아버지는 탄광에서 일하다가 진폐증에 걸려 있던 사람이고 어머니는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가 있지만 너무 늙었고 자주 앓는 분이다. 그래서 열두살짜리 소녀가 동생들의 웬만한 일은 모두 돌봐주고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들의 얼굴은 밝기만 하다.

이들은 자주 노가리 뜯기에 다 함께 매달려서 한 포대 가득 채우고 6천원씩 받는 일을 한단다. 임화의 시『네거리의 순이』에서 밤늦도록 편지봉투를 만드는 가난한 식구들 같다. 그런데도 그렇게 밝은 얼굴들이고 아직은 슬픔이 뭔지 모른다는 대답이니 어찌된 일일 까?

이런 모습들을 보면 아이가 커서 저절로 어른이 된다는 설명은 아무래도 틀린 것 아닐까?

왜냐하면 아이들은 아무리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욕심 없이 밝게 웃을 줄 아는 데 반해 대

부분의 어른들은 많이 지니면 지닐수록 더 많은 것을 탐내는 원천적 결핍 증세를 보이고 밝 은 웃음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아이와 어른은 전연 별개의 생물체 같기 때문이다.

김우종 칼럼 | 입력 : 97-11-24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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