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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주의 조장, ‘교수 자질’ 의심스럽다
덕성여대 이원복 교수 ‘동창회보 만평’ 논란 확산
현직 교수가 특권의식과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내용의 만평을 동창회보에 게재한 것에 대해 해당 교수의 교육관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만화가인 이원복 덕성여대 교수가 서울대 동창회보 4월호에 그린 이 만평에는 서울대 마크가 찍힌 운동선수가 장대를 잡고 ‘상고(商高)’라는 장애물을 넘기 위해 도약하고 있고 왼쪽 상단 기록판에는 ‘1차 실패’ ‘2차 도전’으로 표시돼 있다.

장대를 잡은 선수는 97년 대선 때 목포상고 출신의 김대중 대통령에게 패한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이고, 장애물은 부산상고 출신의 민주당 노무현 고문을 상징한다.

이에 앞서 중앙일보의 김상택 화백은 3월13일자 만평에서 경기고·서울대 출신의 김근태 후보가 ‘진짜 사퇴한 까닭?’이라는 제목의 만평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을 표현했다. ‘경기고동문 비상총회’ 장면의 그림에서 ‘상고에게 1등을 내준 것은 학교 망신’이라는 극단적 우월주의를 그대로 드러냈다.

여론 주도층으로 분류될 수 있는 교수와 유력언론의 만화가가 보인 비뚤어진 학벌주의에 대해 대학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팽배하다. 특히 이원복씨의 경우는 신분이 현직 교수라는 점에서 교육관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학벌없는 사회 만들기’ 김동훈 사무처장(국민대 교수·법학)은 “만연돼 있는 학벌주의의 파벌의식을 드러낸 사례”라며 “일반 국민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평가들의 이같은 무분별성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K대 박모 교수는 “만평의 대상으로 정치인을 자주 등장시키는 것은 명예훼손 등의 이의제기가 적기 때문”이라며 “이를 이용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교수의 신분으로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것은 경솔한 처사”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문철 교수는 “동창회보라도 사회적으로 유출되는 만큼 표현의 자제는 필요하다”면서도 “이 교수의 작품 성향이 다소 직설적이어서 미처 거르지 못했을 것”이라며 확대해석의 자제를 주문했다.

이 교수는 “동창회보라는 폐쇄된 매체여서 악의없이 그린 것으로 특정 후보를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경기고, 서울대 건축학과 출신이다.<이대희 기자>

이대희 기자 (news@unn.net) | 입력 : 02-04-22 오전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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