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등록금 동결과 교육재정 확대 논란
교육재정 확대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집회와 시위가 등록금 동결 요구와 접목되면서 신학기 대학가는 임기말로 접어든 현 정부 교육정책 공과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올해 학생들의 등록금 투쟁은 지난해에 비해 현물 납부나 거부 운동 등의 과격한 시위 양상은 줄어든 반면 정치권과 교육단체들의 정책 평가에 맞춰 크고 작은 토론이 열렸으며, 각종 단체들이 쏟아놓은 아이디어가 대학가 주변에 양산됐다. 그러나 DJ 정부가 공약한 교육예산의 GDP 대비 6% 확보 방안은 내년도 교육예산이 GDP 대비 4.97%에 불과한 24조3천여억원으로 확정돼 사실상 달성이 불가능하게 됐으며, 차기 정부의 숙원사업으로 남게 됐다.
2) 해외까지 이어진 국토순례 대장정
연초 서울지역대학 총학생회장과 대학신문기자들의 방문을 계기로 촉발된 금강산 관광 열기는 고려대와 연세대 총학생회를 시작으로 상반기 대학가에 주요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이 발표 된 후 봇물을 이뤘다. 특히 올해 대학가는 통일에 대한 열망과 애국심 고취, 민족혼 함양을 위한 크고 작은 행사들이 많아 국토를 종단하는 도보 순례 행사가 잇따랐으며 광복절을 즈음해서는 김좌진 장군이 활약했던 청산리 봉오동전투 전적지를 참배하는 학생들의 해외 순례 행렬도 이어졌다. 한·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한라에서 만리장성까지’의 대장정에는 한·중 대학생과 교수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3)각종 공모전에 도전하는 당찬 젊음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는 대학생들이 정부나 기업주관이 각종 공모전에 당당히 참여하고 증권회사의 실전모의주식투자에 응시하는가 하면, 소질과 전공을 살려 로봇축구대회나 경진대회에 참가하는 등 현상공모와 사이버 참여 열기가 어느 해 보다 뜨거웠다.
기업이나 정부 대상의 공모전은 특히 논리력과 문장력, 크리에이티브 정신을 기를 수 있고 잘만하면 적잖은 상금과 함께 회사에 따라 입사 시 특전을 부여하기 때문에 대학생들의 다양한 도전과 의지가 곳곳에서 이어졌다.
4) 성공 월드컵의 숨은 일꾼들
‘꿈은 이루어진다’로 대변되는 지난 6월의 성공 월드컵 뒤에는 대학생들의 숨은 공로가 함께 했다. 온 국민을 축구 열기로 달궈놓았던 행사 기간 중 대학생들은 통역, 자원봉사, 홍보활동은 물론 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열광적인 응원을 위해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됐다. 개최 도시별 대학에서는 학사일정을 조정하는가 하면 외국 관광객에게 기숙사도 개방했으며 전문자원봉사단·행정지원단 등을 통해 대학의 인적자원을 통한 분야별 지원체계를 갖추었다.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열광적인 응원문화와 자발적인 참여문화는 민족 통합을 이끄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사회 전반에 신선한 문화 충격을 던져 주었다.
5) 태풍 피해 복구 구슬 땀 -대학생 사회 봉사활동 돋보여
4조원이 넘는 사상 최악의 재산 피해를 낸 태풍 루사의 영향으로 전국이 시름에 젖어있을때 강원도와 경상도, 전라도 등 전국의 수해 현장에는 주민과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응급 복구 활동이 어김없이 이어졌다. 특히 피해가 심했던 강원지역에는 경기대, 숭실대 등의 학생들이 피해 복구를 도왔고 강원대는 유학생 봉사단까지 나서 양양지역에서 수해 복구 활도을 벌였다. 강원도 영월 지역에는 고려대 총학생회가 주관한 자원봉사자들이 현지 주민들의 요청으로 침수 피해를 도왔으며 경북 김천에는 홍익대가, 전북 무주 등지에는 한양대 학생들이 각각 자원봉사활동을 벌였다.
이밖에도 경희대 등 한의대나 의약계열이 있는 전국 주요 대학 교수와 학생들은 긴급 의료봉사단을 구성해 수해현장을 누비며 응급 의료활동을 벌였으며, 대학별로 수혜 성금과 모금 활동이 이어져 수재민들과 온정을 나눴다.
6) 고전과 현대 공존하는 대학, 스타에 환호하는 대학생
상아탑의 전통적 개념이 희석되면서 대학가도 클래식과 퓨전이 공존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대학생과 대학을 소재로 한 방송사들의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면서 대학도 이젠 더 이상 고상한 이미지에 머물 수 없게 됐으며, 대학생 연예인은 물론 대중 스타에 환호하는 대학생들의 자기표현도 확실해 자유로운 개성 표출의 다른 수단으로 받아들여졌다.
빈면 선진 외국의 유명 악단이나 협연 초청 공연이 서울과 지방 주요대학에서 러시를 이루었으며, 학교측이나 학생회 차원에서 벌이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 향연 등은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또 다른 모습으로 자리했다.
7) 취업대란 속 중활 프로그램 인기
경제 여건이 불투명해지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취업전선에 난기류가 형성됐으며, 일자리 부족으로 야기된 대졸 실업난으로 유학이나 대학원 진학을 계획하는 학생들이 늘었다.
이같은 결과는 본지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창간 14주년 기념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나 대학생 10명 가운데 6명은 취업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3명은 취업준비를 위해 대학에 진학했으나 취업이 여의치 않자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기업 입사가 바늘구멍으로 인식되면서 중소기업 현장을 체험하고 진로 선택에 도움을 얻으려는 대학생들로 직장체험 프로그램(중활 프로그램)이 여전히 인기를 끌었으며, 일부 대학생들은 벤처 창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거나 ‘대학생 벤처창업 현장 연수과정’에 참여하는 모습도 보여 극심한 취업난을 실감케했다.
8) 대학생 성 의식 개방, 동성애, 동거 너그러워
21세기를 사는 대학생들의 이성교제와 성의식은 갈수록 개방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동거나 동성애에 대한 견해도 비교적 너그러운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 여론 조사 결과 대학생 10명 가운데 6명은 ‘이성간 동거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10명 중 3명은 ‘사랑하는 사이면 동성간 동거도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대학생 10명 중 7명은 ‘결혼전 성 관계가 가능하다’고 답했으며 실제 ‘성 관계 경험’이 있는 학생도 10명 가운데 2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거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학가의 자유분방함’을 지적한 응답이 59.8%로 가장 많았으며, 생활비 절약(23.7%), 생활공간 확보 용이(16.5%) 등 현실적인 문제도 40.2%를 차지했다.
이같은 결과는 최근 몇 년사이 우리 사회가 성에 대해 개방적인 추세이고 동성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거나 대학가에 동성애 인권운동을 펼치는 동아리들이 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사회변화에 따른 학생들의 인식 변화가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9) 반미 의식 확산- 부시 방한 반대에서 소파개정 시위까지
냉전 논리가 희석되고 남북한 화해 무드가 본격화되면서 주권 회복의 연장선상에서 학생들의 반미 의식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월 방한한 미국 부시대통령에 대한 반대 시위로 시작된 대학생들의 반미 의식은 미전투기(F-15) 도입과 최근 여중생 살해 미군들의 무죄 확정 판결로 더욱 심화돼 서울과 주변지역 미군부대 기습 시위와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국민운동 참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정보통신 수단의 발달로 미국 백악관이나 국방부에 대한 사이버 시위를 주도하는 대상 역시 대학생을 주축으로 한 청년층이어서 변화된 환경과 국제 정치사를 실감하게 한다.
10) 대학생 선거 참여 운동 활발-정치사 진풍경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 대학생들이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청년층의 정치 불신과 무관심이 민주주의의 장애요소라는 지적이 공감을 얻으면서 대학생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 운동이 본격 전개되는 등 우리 정치사에 보기 드문 진풍경이 연출됐다.
민교협 등 7개 교수단체들이 결성한 ‘2002대선 교수네트워크’를 시작으로 불붙은 대학생 선거 참여 운동은 서울대와 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이 앞다퉈 대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으로 이어졌으며, 중앙대 등 부재자 투표소 설치에 실패한 일부 대학은 학교측과 협의해 인근 지역 투표소까지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등 투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아이디어가 만발했다. 지방학생들의 선거 참여 유도를 위한 귀향버스 운영 등의 대안도 속출했으며 사이버 공간에서도 대학생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다양한 이벤트와 아이디어가 속출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