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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정부 교육 정책 중대 고비 직면
교단 갈등 해소 대책기구 설립, 근본대책 의문
교육이념, 자치권에 대한 명확한 정책 대안 필요
참여와 자치를 코드로 내세운 새 정부 교육정책이 출범 두 달째를 맞아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교육부총리 인선과정에서부터 불거진 자격 시비가 WTO 교육 개방 양허안 제출과 학교행정정보시스템(NEIS) 도입을 둘러싸고 대립하더니, 최근에는 한 초등학교 교장의 자살 사건을 계기로 보수·혁신단체간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교육부는 지난 22일 윤덕홍 교육부총리가 한국교총 등 교권단체들과 대화를 시작으로 교단 갈등을 위한 대책기구를 출범하겠다고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교육 문제를 둘러싼 시각차가 워낙 커 정부 의지대로 갈등이 해소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때문에 설득력 있는 정책 대안이 나오지 않는 한 양분된 교단에서 교육 본질을 놓고 벌이는 이념논쟁이나 지배 구도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교육계 일부에서는 교육 현장이 이대로 가다가는 교육정책 본질보다는 이해당사자간 소모적인 논쟁의 장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 근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 교단 갈등 :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진통을 겪었던 교육부총리 인선과정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보수 혁신세력간 견해차의 전주곡이 됐다.

교육부총리에 대한 자격시비 이면에는 개인의 능력이나 인물 됨됨이보다는 그간의 이력을 통해 이른바 보수와 혁신진영 어느 편에 속하는지 검증하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WTO 서비스 협상에 제출할 교육 개방 양허안을 놓고 벌어진 그간의 논란은 정부 내에 상존하는 신자유주의적 가치와 경제 위주의 성장 지상주의에 근본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교육시민단체의 시각차를 분명히 보여줬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 구축이나 한 초등학교 교장의 자살 사건 역시 문제의 본질은 신상정보 유출이나 부당한 대접에 의한 일선의 반발이 시작이었지만 보수 혁신 진영간 대리전의 양상을 보이면서 교육당국을 당혹케했다.

특히 한국 국공사립 초중고 교장 회장협의회는 지난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응달 11일 열릴 서승목 교장 추모대회를 계기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올바른 교육을 받을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교장들이 단결하고 행동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지난 19일 전교조는 전북 무주리조트 티롤호텔에서 개최된 대의원대회를 통해 "서 교장 자살사건을 기화로 전교조의 교육적 열정을 송두리째 부정하려는 비이성적이고 반교육적인 보수수구집단의 힘에 밀려서는 안된다"며 전조합원이 참여하는 연가투쟁 등 단결투쟁을 다짐하는 등교단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 교육부 입장 : 교육부는 이에대해 윤덕홍 부총리가 관련단체와 직접 대화에 나서고 교단 갈등 해소를 위한 기구 출범도 서둘러 교단 안정화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부총리는 이에따라 지난 22일 한국교총 회장과 간담회를 시작으로 23일 교장협의회, 24일 한국교원노조, 금주 중 전교조 등 갈등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는 한편 5월초까지는 4개 학부모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유치원, 초.중.고교 등 교육현장을 방문해 갈등 원인과 해법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윤 부총리는 이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검토, 중·장기 대책 등이 포함된 담화문을 5월초에 발표하고 이어 교단갈등 해소를 위한 공식기구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5월 출범할 교단갈등 해소기구는 부총리가 공동대표를 맡고 언론계, 학계 등 각계인사 20명이 참여하는 ‘교단안정화추진위원회’와 교육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고 관련 실·국장, 관련단체 추천인 등이 참여하는 ‘교단안정화추진기획단’으로 구성된다.

◇ 남는 문제 :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갈등이 단순히 전교조나 교장단의 이해관계에서 발생했다기보다 해방 후 지금까지 교육정책을 놓고 벌어진 이념이나 근본적인 시각차에서 연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5월 중 구체화될 교육혁신기구 설치나 의사결정구조와 관련된 교수회 법제화 및 사립학교법 개정 문제 등은 아직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지만 정책방향이 어떻게 가닥을 잡는가에 따라 언제든지 대학가까지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공식적인 대화기구가 출범하는 것은 진일보한 측면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보수 혁신 진영간 상반된 견해차가 좁혀질 여지가 거의 없는데다 정치권은 물론 교육당국 역시 개별사안에 대해서는 입장차가 뚜렷해 분명한 정책 대안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전교조 등 이른바 참여와 자치를 주장하는 교권단체들에 대한 시각차를 보이거나 새 교육정책 방향을 놓고 논란을 벌인 것도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정숙 의원(한나라당)은 이와관련 "교육 문제가 대화와 타협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사안이냐"며 교육부총리의 소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교육부의 한 고위 공직자는 이에대해 “사립학교법이나 교수회 법제화 등은 이해당사자간 견해가 엇갈리고 타협의 여지가 거의 없는 마당에 교육부가 나서서 대화한다고 해결될 사안은 아니지 않느냐” 고 말해 교육부 정책 수립의 어려움을 대변하기도 했다.

이일형 기자 (news@unn.net) | 입력 : 03-04-23 오후 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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