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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 교육개혁(3) 역대 교육개혁과 혁신기구 역할
교육부는 요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교육혁신기구 설치를 외치는 교육단체 주장을 무시할 수 없는데다 교육부 기능 축소 문제가 항상 뒤따라 자기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 사기가 떨어졌다고 하지만 요즘처럼 교육부 공무원들의 사기가 떨어진 적은 없었을 것”이라는 한 고위 관계자의 실토는 최근 교육부의 분위기를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일선 현장에서 교육부 기능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책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지만 여론 수렴이나 조정 역할을 담당했던 역대 교육기구가 재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들러리로 전락한데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 80년 이후 탄생한 교육개혁 자문기구는 모두 5개. 그러나 전두환 · 노태우정부 시절 조직된 ‘교육개혁심의회’나 ‘교육정책자문회의’는 집권 세력의 교육정책이나 전략을 단순히 추인하거나 자문하는 수준에 머물러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민정부 시절 탄생한 ‘교육개혁위원회’는 YS의 전폭적인 지지로 초법적 기능을 수행했으며 교육부를 비롯 12개 부처 장관이 세부 집행에 참여하는 범정부 성격의 ‘교육개혁추진위원회’를 통해 정책 입안과 의제 설정에 성공했지만, 하향식 교육개혁이란 점과 1백20개 과제에 이르는 백화점식 개혁안의 나열로 현장 적합성이나 사회적 합의 도출에는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면 국민의 정부 들어 추진된 새교위공동체위원회는 위로부터의 개혁이 학교 현장 변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 주체를 교사나 학부모로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기존의 개혁안을 무비판적으로 계승해 참신성이나 개혁성이 떨어졌으며, 개혁 대상을 잘못 설정해 교단의 노골적인 불만에 직면했다는 것이 교육시민단체들의 분석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특히 문민정부에서 비롯된 세계화와 경쟁력 이데올로기, 신자유주의, 수요자중심 논리를 국민의 정부 교육정책 실정의 한 원인으로 지적하고, 후반기에는 관 주도 교육개혁 일색으로 일관해 인적자원정책위원회를 두고도 활용에 실패했다고 지적한다.

결국 역대 교육개혁기구가 재기능을 찾지 못한 원인은 교육주체나 위상, 추진과정에서 오는 관 주도 개혁 방식에 대한 보조 수단에 그쳐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으로 귀결된다.

때문에 명칭이나 참여 주체 등에는 여전히 이견이 있으나 새 정부에서 추진하는 교육혁신기구는 참여와 자치 코드에 맞는 법적 위상과 방향을 정립하고 이에 걸 맞는 조직과 인사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교육부 지적처럼 모든 정책 수립을 총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지만 현안에 대한 협상이나 이해 조정 능력이 이미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를 협의 조정하고 교육의 장기 비전 제시를 담당할 혁신기구의 역할은 당장 필수적이다.

교육계는 특히 교육혁신기구가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할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자발적으로 유도하고 왜곡된 교육 질서를 바로 잡아 교육의 공공성과 목적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을 국가 목표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겠다’는 노대통령의 공약 실현 차원에서도 교육혁신기구 설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과제라는 점이다.

개혁 시기를 놓치면 더 이상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청와대와 정책당국의 조속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데 교육계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일형 기자 (news@unn.net) | 입력 : 03-04-04 오후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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