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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위기, 공동화 넘어 사막화 길로
(분석) 지방대 위기 원인과 전망
“학생수는 줄고, 편입생으로 뺏기고, 거기에 취업은 취업대로 안 되니 ….”

지방 소재 대학들이 겪는 삼중고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수도권에 비해 갈수록 심화되는 지방대 위기는 이제 ‘공동화’를 넘어 ‘사막화’라는 용어가 나올 만큼 절박한 지경에 이르렀다.

4일 열린 대교협 하계 대학 총장세미나에서 박재규 경남대 총장은 “수도권은 전국의 자본과 인재를 무차별적으로 집중시키는 거대한 흡인체로 변해버린 반면 지방은 점점 더 사막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총장 지적이 아니더라도 지방대 위기는 이미 위험 수의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모집 정원이 역전된 올해 수치만 비교해도 수도권 소재 대학이 전체 정원의 평균 1.2%인 1천5백18명의 신입생을 채우지 못한 반면 지방 소재 대학은 평균 12.9%에 이르는 3만8백71명, 전문대학을 합치면 평균 18.3%인 7만5천9백23명이 미달돼 이미 양자간 격차가 벌어질만큼 벌어졌다.

편입생이나 취업률을 비교해도 형편은 마찬가지다. 교육부 집계 결과 산업대를 제외한 전국 1백58개 일반대학의 올해 1학기 편입생 모집 현황은 수도권 대학이 모집인원 1만1천8백58명의 96.1%인 1만1천3백99명(미충원율 3.9%)을 뽑은데 비해 지방대는 모집인원 2만2천1백16명의 71.5%인 1만5천8백21명을 충원하는데 그쳐 미충원율이 28.5%나 됐다.

특히 수도권 대학으로 옮긴 지방대 재학생이 2001학년도 1학기 1천4백40명, 2002학년도 1학기 2천8백60명에서 올해 3천88명으로, 지방대 재학생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부가 해마다 느는 편입학 수요 문제와 지방대에서 수도권 대학으로 연쇄이동에 따른 학사운영의 혼선을 방지할 수 있는 편입학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 8월 중에 발표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수도권으로 몰리는 학생들을 제도적으로 막는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실제로 교육부가 올해 수도권과 지방간 학생 취업 현황을 비교한 결과 수도권의 경우 전체 졸업 학생의 54.1%가 직장을 잡은 반면 지방대학 졸업자는 49.5%가 취업하는데 그치고 있기 때문.

윤 교육부총리가 이번 세미나에서 지방대 육성을 위한 지역 인재 개발 사업과 매년 3천억원 이상의 예산 지원을 장기간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은 여전해 보인다. 참여 정부 들어 지방대 육성과 지역 균형 발전을 화두로 내세워 지원 예산을 늘리고 관련법을 정비해 산·학·연이 연계된 산업 기반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정부내 이견으로 예산 확보가 생각처럼 쉽지 않은데다 역차별이란 지적도 만만찮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지방대 육성과 지역 차별 철폐를 위한 세부안은 7월 중순으로 예정된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기본안과 관계 부처의 세부안을 통해 가닥이 잡힐 예정이지만 사막을 옥토로 바꿀 획기적인 대안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일형 기자 (news@unn.net) | 입력 : 03-07-04 오후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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