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와 교육 시민단체 등 이른바 진보 진영으로 분류된 소속 단체들이 일제히 지지와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는데 대해 한국교총이나 교장협 등 보수 진영 단체들은 윤덕홍 교육부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대규모 장외집회도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교단 갈등이 보·혁 구도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면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지난 26일 교육부 방침을 집단적으로 거부키로 한 데 이어, 27일엔 교육부 6급 이하 직원들의 모임은 공무원직장협의회가 CS 업무 복귀 거부를 선언하는 등 사상 초유의 항명 파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은 여야간 시각차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오는 29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한다는 방침이며 한나라 의원들을 중심으로 교육부장관 해임 건의안 제출도 검토한다는 입장이어서 NEIS를 둘러싼 파장이 정치 쟁점화 될 전망이다.
◇ 공직사회 동요, 항명 가시화 ;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지난 26일 교육부 방침을 집단적으로 거부키로 한 데 이어, 교육부 6급 이하 직원 1백89명이 참여하고 있는 공무원직장협의회(회장 박경수)는 27일 NEIS 재검토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 복귀 업무에 대한 거부를 선언했다.
공직협은 이날 오후 성명서에서 "윤덕홍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일방적 NEIS 재검토 결정은 교육현장의 혼란 가중과 교단 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직협은 또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할 국가 교육정책이 특정 단체의 불법행동과 집단연가 투쟁예고에 밀려 물러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작금의 사태와 같은 상황에서 묵묵히 밤낮없이 일에 매달려 온 우리는 도대체 누구를 믿고 일할 수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박경수 공직협 회장은 "부총리도 NEIS가 CS보다 효율성과 보안성이 뛰어나고 인권보호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며 "NEIS는 당장 시행돼야 하며 CS로 돌아가는 업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시·도교육위원회 의장 협의회도 이날 발표한 'NEIS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글을 통해 “교육부가 국가의 중요 교육정책을 원칙과 소신없이 정치적 타협으로 처리하고 있는 교육현실이 개탄스럽다”며 “NEIS 정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재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국 국·공·사립교장 협의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전교조에 굴복한 윤덕홍장관은 사퇴해야 한다”며 “교장단은 26일 합의서가 무효임을 선언하고 NEIS 시행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 교단 양분 갈등 첨예화 : 한국교총은 27일 NEIS와 관련 전국 시도 교총 회장단 긴급회의를 열고 “NEIS 사태 등 교단혼란의 주된 원인은 윤 부총리의 무소신, 무책임, 무원칙 행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부총리 퇴진과 CS 업무 복귀 거부 등을 결의했다.
교총 임원진은 이날 오후 교육부를 방문 이군현 회장이 직접 부총리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윤덕홍 교육부총리에게 전달하고 이같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6월 7일 대규모 항의집회와 집단연가 투쟁도 돌입하기로 하는 등 초강경 투쟁 일정을 천명했다.
이군현 회장은“교육은 기준과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교육부장관은 정치인이가 교육자인가”고 반문하고 “특정단체와의 정치 야합이 있어서는 교육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도 이날 오전 서울 정부중앙청사를 비롯한 전국 주요 시도교육청 6곳에서 동시다발 집회를 열고 윤덕홍 교육부총리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했다.
학교사랑실천연대 역시 성명을 통해 “교육정책을 교육철학이나 신념이 아닌 정치적으로 결단한 윤부총리가 문제”라며 “학교 현장이 겪게 될 온갖 혼란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고 윤 부총리는 마땅히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교조는 교육부의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연가투쟁 등 강경투쟁 일정을 철회했다.
전교조 원영만 위원장은 26일 “교육부의 결정은 미흡한 점이 있으나 정보인권과 관련해 우리 사회의 인권인식을 한단계 높였다”며 “모든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이러한 결론이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참여연대도 이날 성명을 내고 “NEIS 문제를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한 것에 대해 일단 환영한다”며 “새로 구성될 정보화위원회도 인권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접근해달라”고 주문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역시 “NEIS와 관련한 교육부와 전교조의 합의를 환영한다”"며 “NEIS와 관련한 논란과 갈등을 정리하고 교육계 모두가 교육현장의 안정과 개혁을 위해 공동의 노력을 경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은 “인권위에서 지적된 부분들을 교육부가 수용한 것은 환영한다”며 “그러나 올 입시에 NEIS를 운영하기로 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 정치권 논란 : 국회 교육위는 오는 29일 오후 윤 부총리를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NEIS 재검토 경위와 대책을 추궁할 예정이나 한나라당은 교육부총리 해임과 재검토 철회를 요구하는데 반해 민주당은 재검토 후 보완실시 입장을 밝혀 첨예한 정치 공방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27일 대변인 논평과 교육위 소속 의원 성명을 통해 `전교조의 집단투쟁과 협박에 정부가 백기항복해 교육대란을 자초한 편가르기 행위'로 규정한 반면 민주당은 `급속한 정보화와 인권침해 가능성간 관계를 깊이 검토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맞섰다.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부가 전교조의 밀어붙이기식 불법 집단행동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면서 “수년간 추진해온 국가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꿔 교육대란을 자초한 윤 부총리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 교육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긴급 간담회를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 “노무현 대통령은 교육대란을 불러오는 전대미문의 정책실패인 NEIS 폐기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윤영탁 국회 교육위원장은 “이번 결정에 관여한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과 윤 장관 등 관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며 “특히 29일 교육위에서 문 수석의 증인출석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문석호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교육부의 이번 결정은 고뇌에 찬 결단"이라면서 "학사일정에 차질이 있어선 안되고 국가인권위원의 권고가 존중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해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대변인은 특히 "교육부는 조속히 학교 현장이 안정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막후 협상을 주도한 이미경 의원은 "정보화시대가 빠른 속도로 열리고 있으나 인권의식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정보화와 인권문제간 관계를 전반적으로 깊이 다뤄야 한다"며 "교육감이나 관료들의 재검토 반대는 `일단 예산을 투입해 일을 저질러놓고 보자'는 식의 관료주의, 행정편의, 졸속행정의 전형"이라고 주장했다.
이재정 의원도 "국가인권위가 NEIS의 문제점을 지적한 만큼 그 결정을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측면을 도외시한 채 장관사퇴를 거론하는 것은 정치공세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청와대 입장 :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NEIS 재검토 파문과 관련, “문제 해결과정에서 교단 내부의 감정적 대립이 하나의 장애요소인 만큼 서로 한발씩 물러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덕홍 교육부총리로부터 보고를 받고 “아무리 좋은 판결도 화해보다는 못한데 협상에 의해 합의가 이뤄진 것은 다행”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 합의를 기준으로 전문가와 국민의 중지를 모아 깊은 갈등과 극한으로 가지 않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정리됐으면 한다”며 “교육부는 심기 일전해 문제해결에 더 큰 노력을 경주해야 하고, 이 문제 해결에 전 부처가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노 대통령은 “앞으로 7-8개월동안 과거 시스템으로 돌아가 많은 일선교사들이 어려움과 불편을 겪게 된 것은 아쉬움이 남으며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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