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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국립대 통합 첫 사례될까
대학 구조조정 노력 관건 지적도
“꺼지려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교육부는 21일 경상대와 창원대가 통합 양해각서(MOE)를 조인한데 대해 ‘대규모 국립대학간 통합이 구체화된 것은 최초’라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최근 지역별로 일고 있는 대학간 연합이나 통함 움직임에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교육부는 특히 두 대학의 통합 노력을 계기로 5월 중 구체화될 국립대 연합이나 통·폐합에 따른 지원 방안이나 사립대의 경우 인수·합병이나 해산 절차 마련 등 그간 추진해온 고등교육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교육부 박백범 고등교육정책과장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수년간 지역별로 연합이나 통합 움직임은 있어왔으나 경상대와 창원대처럼 규모가 대등한 대규모 일반 국립대학이 통합 노력을 구체화한 사례는 없었다”며 두 대학의 통합 의지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 과장은 그러나 “대학간 연합이나 통합 촉진은 교육부 정책방향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지만 문제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두 대학이 얼마나 효율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이는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과장은 “효율적인 통합이 이뤄질 경우 보직교수 및 행정지원 인력 등이 줄어 비용이 축소되고 인적, 물적 자원이 효율적으로 재배치되는 등의 장점이 있으며 학생정원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 통합 사례와 파장 : 그간 국립대학간 통합한 사례는 있었지만 경상대와 창원대가 통합될 경우 대규모 일반 대학으로는 최초 통합 사례가 될 것이라는 것이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최초의 국립대 통합 사례는 1992년 4년제인 공주대와 2년제인 예산농업전문대가 합친 경우. 공주대는 2001년 공주문화대와도 통합했으며 이번 통합 논의 당사자인 경상대는 1995년 통영수산전문대를 흡수 통합하기도 했다.

1996년에는 부산수산대와 산업대인 부산공업대가 통합돼 부경대가 탄생했지만 특수 목적 성격의 두 대학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 통합이 이루어져. 경상대나 창원대와는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 교육부 시각이다.

사립대의 경우 통합 역사가 이보다 앞서지만 같은 법인에 소속된 4년제 대학과 전문대간 통합이 주로 이뤄졌다. 지난 97년 경희대가 경희호텔전문대와 통합한데 이어 99년에는 경희간호전문대와도 통합했으며, 2000년에는 부산가톨릭대와 지산대, 지난해에는 영산대와 성심외국어대가 통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두 대학의 통합 노력이 다른 대학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국립대의 경우 두 대학에 앞서 지난해부터 전남지역의 전남대와 목포대, 순천대, 여수대, 목포해양대 등 전남지역 5개 대학이 연합대학체제를 구축하기로 하고, 최근 세부안을 교육부에 낸 상태.

충남권의 경우 공주대와 천안공대 통합 추진 노력을 보이는 것을 비롯해 강원지역은 강릉대와 삼척대, 경북지역은 안동대와 상주대 등의 통합 논의가 수년전부터 진행돼 왔으나 교수.학생 등 학교구성원과 동문회, 지역사회 등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진전되지 않고 있다.

◇ 통합 배경과 전망 : 지역별로 대학간 연합이나 통합 움직임이 가속도를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대학 재정의 주 수입원이 되는 학생수가 역전돼 모집인원 보다 적은데다가 지역으로 갈수록 학생수가 격감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교육부가 정원감축이나 구조조정 노력 등 이른바 대학이 자구노력을 기울일 경우 그에 상응하는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자극제가 될 전망.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의 대입정원은 4년제 대학과 전문대, 산업대, 교육대를 합쳐 수도권 21만명, 비수도권 45만명 등 66만명에 달하지만 2002년 출생자는 49만명으로 이들 가운데 85%인 42만명이 2021년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한다고 가정하면 정원 24만명을 채울 수가 없는 셈.

수도권 대학 정원이 21만명에서 19만명으로 줄인다고 가정하면 지방대학은 23만명 밖에 뽑지 못하고, 따라서 정원을 절반으로 감축해야 하고 지금부터 매년 정원을 3% 안팎씩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지방 소재 대학들의 미충원율은 알려진 것처럼 심각한 수준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대학 평균 미충원율은 지난 2001년 1.6%에서 지난해 5.5%로 높아진 가운데 수도권 대학 미충원율이 1.3%인 반면 지방대는 18.3%에 달했으며 전문대 미충원율도 2002년 7.8%에서 지난해 18.3%로 수도권은 1.3%에 그쳤으나 지방은 무려 26.3%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정원을 절반도 채우지 못한 곳이 4년제 대학의 경우 7%인 13개대, 전문대는 10%인 16개대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전북 소재 대학의 미충원율이 29%로 가장 높았고 전남(27.4%), 경북(26.7%), 강원(21.9%) 등도 심각했다.

문제는 그러나 이같은 현상이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데 있다. 교육부가 굳이 나서지 않더라도 구조조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

교육부는 이에 따라 국립대와 사립대, 전문대, 산업대, 대학원 등을 망라해 구조조정을 유도. 촉진하고 별도의 지원방안을 5월 중 마련, 공청회를 거쳐 확정하기로 했다.

가시적인 방향은 국립대의 경우 연합체제 구축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와 구조조정 노력에 상응하는 보상 절차 및 퇴출 경로 마련 등이다.

그러나 지난 10여간 간 대부분의 대학이 구조조정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추진과정에서 번번이 깨져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이는 학생, 교수, 졸업생, 지역사회 등의 이해관계가 제각각이어서 물밑에서 진행되던 통합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 거센 반발에 직면해 무산된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이에따라 교육부가 내세우는 정책 방향이 대학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현실적인 수준이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소한 초기 몇 년간이라도 정원 감축이나 교원 확보율 향상 등 대학이 기울이는 구조조정 노력에 상응해 교육부 재정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박백범 과장은 이에대해 “대학간 통·페합의 경우 자율적 합의를 기초로 하되, 구성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한다는 게 교육부의 원칙"이라며 "법적·제도적 기반과 함께 통합을 통한 예산 감축분의 2~3배에 달하는 재정을 대학에 지원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5월 중 성안될 교육부 정책 방향이 대학 구조조정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지만 구성원의 합의와 이를 바탕으로 한 희생이 없이는 거듭나기 어렵다는 데 대학의 고민이 집중되고 있다.

이일형 기자 (news@unn.net) | 입력 : 04-04-21 오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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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일형 ㅇ 200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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