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모집이 확대되고 수능고사 반영 비율이 낮아지며, 다양한 특별전형이 도입되는 등 시행 2년째를 맞고 있는 새 대입제도가 제도 개선의 취지에 맞게 대학가에 점차 뿌리내리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집계, 발표한 전국 1백92개 대학(교대 11개, 산업대 19개 포함, 서울대 미 제출)의 '2003학년도 대입 전형 계획'의 핵심은 수능고사 비중 축소와 대학특별 전형 확대, 교차지원 요건 강화로 요약된다.
계획안에 따르면 전체 모집정원 대비 수시모집 비율은 2002학년도의 29.8%보다 다소 늘어난 31.1%로 수시 1학기에 66개대 1만2천8백23명, 수시 2학기에 1백65개대 10만5천5백09명이다.
수능점수 반영 방법도 다양해 5개 영역을 단순 합산해 반영하는 대학이 2002년의 1백15개에서 95개로 줄어드는 반면 일부영역만 반영(61개)하거나 전체영역 반영대학 중 가중치를 두는 대학(32개)이 모두 93개로 2002학년도보다 16개 늘었다. 수능등급을 최저학력기준으로 채택하는 대학은 수시모집 31개대, 정시모집 16개 대학이다.
특별전형이나 특기자 전형도 확대돼 지난해보다 4천3백6명이 늘어난 12만5천46명을 모집하며 특히 수시 2학기 모집에서는 수능점수가 등급기준으로만 활용되고 나머지는 다양한 적성과 특기, 소질 경력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반면 자연계열 모집단위에 대한 교차지원 조건은 대폭 강화돼 전국 1백49개 대학 가운데 교차지원을 불허하는 대학이 연세대, 부산대 등 28곳으로 2002학년도 22곳보다 6곳 늘어났다. 교차지원을 허용하더라도 고려대, 포항공대 등 4개 대학은 자연계 수능응시자를 우선 선발하며, 자연계 수능응시자에게 1∼4%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조건을 단 대학이 지난해 3개에서 무려 1백13개 대학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물론 전형 과정을 놓고 진통을 겪었던 대학 관계자들도 이번 입시안에 대체로 긍정하면서 입시제도 변화가 사회 전반의 가치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앙대 박창순 입학처장(통계)은 "이번 입시의 흐름은 대게 교육부가 제시한 내용에 근접했으며 대학도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 따랐을 것"이라며 "중앙대는 예년부터 교차지원을 불허해왔는데 올해 입시에서 나타난 대학들의 이러한 판단은 백번 타당하다"고 말했다.
경북대 박홍배 교무처장(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은 "이번 대학들의 입시 경향은 고교교육뿐 아니라 대학교육 정상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특기 적성을 중시하고 수시모집을 확대하며 교차지원을 불허하는 흐름은 전체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광대 손충기 교무처장(교육)은 "고교 정상화 차원에서 방향이 잘 잡혀가고 있다"며 "특기 적성 위주의 교육이 사회 전반의 다양화로 발전해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일형, 김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