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3년 임기의 제 12대 한국교육개발원장에 취임한 서울대 이종재교수(교육)는 대학들이 다양한 기준을 특성에 맞는 전형요소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임기 중 대입제도의 합리적 개선과 정착을 위해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재 원장을 지난 15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나 대학 현안 전반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 취임을 축하드리며 소감이나 포부가 있다면 한 말씀.
“한국교육개발원 고유의 차별화된 특성을 살려나가고 교육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분야별 협동연구를 통해 결과물을 산출하는데 노력할 생각이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 교육문제를 생각하고 해결할 수 있는 정책 연구센터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점을 둘 생각이다.”
-. 개발원의 여러 기능 가운데 특히 고등교육분야 연구나 발전을 위해 역점을 둘 사항은.
“개발원은 그간 교육제도나 과정, 평가 등의 기초연구와 현안대책을 수립하는데 노력했으며 특히 초 중 고교 정상화를 위한 교육체제 개편에 역점을 두었으나 이는 고등교육 발전과 궁극적으로는 평생학습 사회로 나가는데 필요한 체제 구축과 무관치 않다. 이런 점을 감안해 앞으로도 교육 연계체제의 적합성을 갖는데 초점을 두되 특히 전 국민이 관심을 갖는 대입제도의 합리적 개선과 정착을 위해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 현 대입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뜻인가.
“어떤 제도라도 완벽한 것은 있을 수 없지만 정부 정책 방향은 현 단계에서 대체로 잘 잡혀있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이를 수용하는 일선 고교와 대학이 더 문제다. 다양한 기준을 특성에 맞는 전형요소로 활용하면 괜찮은데 준비가 될 되다보니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수능고사는 1차 전형요소로만 활용하고 2, 3차 전형방법은 해당 대학이 특성에 맞게 개발해야 한다. 개발원은 다만 대학과 교육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지속적 연구를 통해 제도보완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 대학에 오래 계시면서 여러 분야의 정책 자문 활동도 하셨는데 대학 발전에 저해되는 요소나 개선할 점이 있다면.
“우선 양적 성장은 충분히 이뤄졌지만 이에 걸 맞는 교육과 연구 수준은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대학들이 질 높은 교육과 연구 성과를 내는데 초점을 둬야 할 시점이다. 대학 운영 측면에서도 그간 대학 자율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각종 규제나 타율적인 관리 측면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대학 자율과 이에 따른 책임이 강조되는 풍토를 조성하는 일도 중요할 것이다. 이밖에도 교육의 사회 적합성 차원에서 본다면 대학이 사회 요구와 변화에 미흡했으며 학생진로지도 등에 소홀해왔다. 학생 지도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 수요에 맞는 창의적인 교육과 연구 활동을 해나가는 일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이제는 직선 방식의 총장선출 제도가 개선돼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다. 특히 대학사회는 지성인 집단인 만큼 이제 폭력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관철하려는 생각은 그만 졸업해야하며 모두가 상대 입장에서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지녔으면 한다.”
-. 경쟁력이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데 대학과 정책 당국에 기대할 사항이 있는가.
“세계 5백대 기업에 우리 기업들 몇 개가 들었다는 기사를 보면서 우리 대학들의 상황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우리 기업들은 변화하는 시대 조류에 맞춰 체질을 개선하고 치열한 생존을 모색하는데 대학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국립대학의 경우 운영부터 재정에 이르기까지 비효율적인 측면이 많다.”
-.국립대 발전에 따른 특별한 복안이 있는가.
“정책적으로 본다면 국립대학은 책임운영기관화를 통해 운영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대학 특성에 맞는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발전을 모색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 정부의 직 간접적인 규제 속에 직속기관처럼 인식되는 한 큰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오히려 적정수준의 재정 지원과 스스로 자구노력을 통해 질을 확보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전 대학을 획일적인 통제 속에 묶어두려는 생각은 좋지 않으며 앞서가는 대학은 보상적 지원을, 어려운 대학은 조성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평소 교육철학이나 소신이 있다면 한 말씀.
“논어에 나온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부화(同而不和)니라(군자는 남과 화합하되 뇌동하지 않으며 소인은 뇌동하되 화합하지 않는다)’는 글귀를 요즘 가슴에 새기고 산다. 교학상장, 학연상장, 사제동행의 가치를 존중하는 대학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