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각국이 이러한 흐름에 동참해 지식 창출과 인적 자원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는 핀란드나 싱가포르, 아일랜드, 네덜란드와 같이 지식 창출과 활용에 성공한 나라들의 국가 경쟁력이 급속히 재편되는 현상을 보며 이를 실감한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교육은 최상의 경제정책’이라고 언급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육인적자원부가 향후 5년을 선도적인 지식국가로 이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시기로 규정하고, 2010년에 세계 10위권의 인적자원 강국으로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지식정보화시대에서는 원천 지식과 기술 개발을 위한 고급인력 양성아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적자원 개발과 양성을 담당하는 대학은 그런 의미에서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추적 인 사회조직으로 국가 경쟁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아직도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는 교육 시스템과 마인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높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은 세계 OECD 49개국 가운데 28위로 교육부분 경쟁력은 이보다 낮은 32위에 머물러 있다. 특히 대학교육이 경쟁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대학교육 수준은 꼴찌에 가까운 47위다.
지난해 과학논문 인용색인(SCI) 게재 논문수는 세계 14위인 반면 질적 수준인 영향력 계수(Impact Factor)는 세계 50위권에도 못 미친다. 세계 수준과 비교했을 때는 미국의 20분의 1, 영국과 일본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대 이기준 총장은 지난 2일 대교협 창립 20주년 기념사에서 “우리 고등교육은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 역할과 기능 재정립이 필요한 전환기적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사무엘 스미스 미국 워싱턴 주립대 명예총장도 이날 초청강연에서 “변화의 시대에 대학이 수요자에 맞는 교육체제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고 지적했다.
창원대 이수오 총장이 본지와의 좌담에서 “새로운 패러다임 앞에 대학 스스로 경쟁력을 갖지 않으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공룡이 지구상에서 멸종한 과정을 상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되새길만하다. 중앙대 박명수 총장이 “우리 대학이 새 시대의 도전을 극복하지 못하면 붕괴할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 속에 살고 있다”고 언급한 대목도 같은 맥락이다.
대학이 거듭나야 한다는 화두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지상 명제다. 하물며 대학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면 더 이상 대학만의 문제로 덮어둘 수는 없다. 문제는 어떻게 거듭날 것인지 체계적인 접근 방법과 끊임없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있다. 여기에는 기업도 정부도 국민도 방관자일 수 없다.
한국대학신문이 올 한해 슬로건을 ‘대학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입니다’로 정하고 대안 모색을 위한 기획보도와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