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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교육부, 인사관리시스템의 난맥상 진단
(연중기획)진단, 교육인적자원부 (4)
실국장 임기 1년 미만, 전문성 논란 확대
일반직, 전문직간 갈등 해결도 과제
2003년 3월 7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6층 교육부 대회의실.

우여곡절 끝에 참여정부 초대 교육 수장에 임명된 윤덕홍 부총리는 취임사를 통해 “누구는 교육부 없애고 오면 가장 훌륭한 부총리 노릇한 것”이라며 “시대감각에 제일 떨어지는 관료가 교육 관료라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윤 부총리는 이어 “교육부에 진주마피아니 서울사대파니 서로 편을 갈라 싸우는 일은 이제는 관둬야 한다”며 “모 인사는 저 보고 '바지저고리' 장관 만들고 장관 '뺑뺑이 돌리기' 하는 데가 교육부라고 하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윤 부총리의 발언은 당시 교육 관료들의 파벌 갈등과 청산을 공식석상에서 천명했다는 점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정치권과 교육계에 그대로 전파됐다.

하지만 윤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곧 이어 ‘버전이 맞지 않는다’는 진위 시비에서부터 ‘말을 자주 바꾼다,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여론 포화를 맞으며 급기야 9개월여만에 장관직을 물러나는 배경이 됐다.

그렇다면 윤 부총리 지적처럼 교육부 내 인맥과 파벌 갈등은 아직도 상존하는가?

교육부 내에 파벌과 인맥이 형성돼 온 과정은 뿌리가 깊다. 특히 70년대 군사정권 출범 이후 20여년간 진주 마피아와 범 PK 그룹으로 특징되는 특정지역 인맥이 교육부 관료로 군림해온 것은 교육계 주변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는 과거 군사정권이 특정 지역 정치권력을 형성해 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눈치를 봐 왔음을 뒷받침해주는 대목.

다만, YS와 DJ 정부를 거치며 교육부 내 관료그룹에도 변화가 나타나 교원 장년 단축 바람을 몰고 온 이해찬 장관에 이르면서 나이 든 관료의 무더기 퇴직이 이어졌으며, 서울사대를 졸업하고 젊은 피로 무장한 고시 출신의 일반직 공채파가 주류세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교육계에서는 윤 부총리가 말한 계파 청산은 90년대 이후 성격이 다른 두 정부를 거치면서 힘의 균형이 무너졌으며 오히려 지금은 일반직과 전문직, 일반직 사이에서도 고시 공채 출신과 비공채 출신간 정서 부조화와 갈등을 푸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수직적으로 빠르고 수평적으로 짧은(1년 미만) 인사순환 구조로, 나눠 먹기식 인사 관행과 구조의 타파가 필요함. (중략). 빠르고 짧은 인사순환구조 속에서 정책실명제를 적용하기도 어렵고 정책의 안정성, 계속성, 신뢰성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음.’

참여 정부 출범을 태동시킨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는 지난 2003년 2월 노무현 대통령에게 올린 최종 보고서에서 교육부 조직과 인사 시스템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인수위는 또 교육부 직제와 인력 진단 평가에서 “일반직의 전문직 경시 풍조와 전문직의 뿌리 깊은 피해의식으로 상호 교류가 없다”며 직군간 업무와 정서 부조화를 잠재된 갈등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는 정책 조율 과정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초·중등교육과 대학교육간 연계성이 떨어지거나 조정과 통합에 장애가 되는 등 잠재된 복지부동으로 이어진다는 것.

1개월간의 집중 조사와 교육 전문가들의 수차례 토론을 거쳐 완성된 최종보고서는 참여정부 들어 교육 수장이 바뀔 때 마다 참고용 교본(?)으로 대물림됐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출범하고 2년여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인수위가 지적한 사항들이 시정됐다고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다.

교육부 내부에서는 나름대로 조용한 가운데 조직 혁신을 이루어왔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타부처에 비해 체감지수가 여전히 낮다는 것이 교육계 중론.

출범 초기부터 행정자치부는 고위 간부들이 일제히 사표를 내고 조직 혁신에 들어갔으며, 검찰의 경우 대대적인 인사 태풍을 통해 인적 쇄신을 이룬데 반해 교육부의 경우 논란 끝에 4명의 교육 수장이 바뀐 것 말고는 이렇다할 변화의 움직임이 드러나지 않았다.

'교육부 해체'까지 거론될 정도로 거센 국민 불신지수에 견줘보다면 아주 이상한 일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얼굴마담격인 장관과 이해를 같이하는 교육 관료가 학연은 물론 고시와 박사 학위로 무장해 철옹성 같이 요직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4월 현재 교육부 실·국장급 13명 가운데 9명이 고시파다. 특히 대학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3개국의 국·과장은 15명 중 12명이 행정고시를 거친 석·박사급 인력이다.

지금은 퇴직했지만 이해찬 장관 시절부터 최근까지 가까운 거리에서 정책 결정을 보좌해 온 교육부 1급 관료의 증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민정부 이래로 장관 임기를 1년도 체우지 못하고 도중하차하는 관행이 계속되면서 신임 장관에 발탁되면 3개월 정도의 업무 파악 기간 동안 큰 사고가 없을 경우 4개월째부터는 언론과 밀월관계를 조성하게 된다.

장관 재임 6-7개월이 되면 장관 스스로가 국무회의나 청와대 보고 등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드러내고 싶어 하고 이러한 분위기는 고시 출신의 서기관이나 소신으로 무장된 젊은 과장들의 업적을 발휘하고 싶어 하는 동기와 맞아 떨어져 한 건 위주의 교육 정책 개발로 이어지곤 했다.”

장관 평균임기가 1년도 안되다 보니 50여명에 이르는 교육부 실·국장급 인선은 정통 교육 관료 출신인 차관이나 기획관리실장의 의견을 구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직 고시 기수가 주류를 형성하며 밀어주고 끌어주는 구도가 생긴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장관은 거쳐 가는 손님이고 노련한 관료가 주인격인 구조다 보니 재임 기간 1년 미만의 실무과장이 책임 행정을 펴기도 어려운데다 소재 자체가 불분명하다.

교육전문가들은 때문에 한 건 위주의 정책 개발보다 책임과 소신을 갖고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입안해 나가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법제화 과정을 보면 타 부처 공무원들이 잣구 수정 하나에도 물러서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데 반해 교육부 공무원들은 외부 압력에 쉽게 승복해 본래 의도와 다른 모양의 법안이 종종 탄생했다.”

지금은 자리를 옮겼지만 국회 교육위원회의 상원종 수석 전문위원의 지적은 교육부 수장과 관료들이 여전히 귀담아 들어야할 대목이다.

이일형 기자 (news@unn.net) | 입력 : 05-04-23 오후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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