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이 오는 22일 실시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지난 1년간의 교육위 활동에 대한 소회와 함께 교육부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유의원은 6일 오전 본지와 인터뷰에서 “사학법 개정안은 열린우리당의 대표적 개혁법안으로 정체성 확보와 지지 회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직권 상정을 통해서라도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 1년간의 교육위 활동과 국정감사 활동에 대해 소회를 밝힌다면.
“초선의원으로 의정 활동을 시작하면서 지난 1년간 열심히 하려고 무척 애를 썼으나 중요성에 비해 국정감사 기간이 너무 짧아 ‘상시 국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교육부만이 아니라 다른 피감기관들도 마찬가지지만 효율성 측면에서는 개선점이 많다는 생각이다.
특히 교육 현장에는 아직도 비리가 만연한데 비해 일회성 지적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들었다. 지난해 최대의 현안으로 대두되었던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매듭짓지 못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국정감사는 지난해 지적됐던 문제들이 어떻게 시정되고 개선됐는지도 중점적으로 점검해 볼 생각이며, 문제 지적과 아울러 집행 과정 전반을 살피고 대안 중심의 국정감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 교육부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교육 문제는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하며 국민의 교육열과 인식 정도가 매우 높은데 대해 우선 엄청난 하중을 느낀다. 그러나 교육위원화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해결해야 할 교육 문제는 산적한 반면 교육부 마인드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참여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강조해온 ‘참여’와 ‘자치’의 기치가 교육부 내부의 뿌리 깊은 관료주의와 기존 관행을 혁신하지 못하는 마인드 때문에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는 데에도 한 원인이 있다. 교육청이 일선 학교를 위한 서비스센터 개념이 돼야 하는데 상명하복의 관행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도 문제다.”
- 사립학교법 개정 전망과 한나라당의 법안을 평가한다면.
“사학비리가 아직도 잔존하는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사학법을 확실시 개정해 매년 단골 메뉴로 등장했던 사학 비리 구조의 고리를 끊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사학법 개정안은 열린우리당의 대표적 개혁법안으로 각종 여론조사 결과 75% 이상이 사학법 개정을 지지하고 있는 만큼 우리당의 정체성 확보와 지지 회복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될 법안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국회의장도 9월 16일까지 심사기일을 지정한 만큼 한나라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직권 상정을 통해서라도 해결하게 될 것이다.
한나라당이 제출한 사학법 개정안은 본질에서 벗어난 ‘자립형 사립고 법안’으로 우리당 개정안에 대한 방탄용 법안이라는 의문을 떨칠 수 없다. 특히 공영이사제도를 선택적으로 도입하도록 한 조항은 오히려 지금 법안보다 후퇴한 법안으로 평가된다.”
- 22일로 국정감사가 다가오는데 특히 집중할 방향은.
“국정 감사는 산적한 교육 현안을 해결해 나가기 위한 집중 감사기간으로 문제의 단초나 실마리를 발견하는 장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할 문제는 대학 구조개혁을 포함한 고등교육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방향은 물론 그늘진 곳에 빛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 복지 문제에 특히 신경을 쓸 생각이다.
- 고등교육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의제가 있다면.
“BK 21 사업, 누리 사업, 연구비 지원 문제 등은 어느 정도 투명성이 확보돼 가고 있지만 이작도 고소 고발이나 감사로 적발되고 특정대학 출신이 심사위원에 참여해 특정학과를 밀어주는 등 오랫동안 구조화된 관행이 쉽게 고쳐지지 못하고 있는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꼼꼼히 점검해 볼 생각이다. 차제에 연구비 지원은 투입되는 만큼 연구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대학본부가 체계적으로 연구비를 관리해 잘하는 대학에는 인센티브도 부여하고 인증제도 실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 최근 들어 대입 논술 가이드라인 발표 등으로 교육당국과 대학에 대한 마찰이 불거졌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교육부의 대입 논술 가이드라인 발표는 그런대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 대학 자율화는 대폭 넓혀나가야 하지만 본고사의 폐혜로 대학이 서열화 되고 교육 현장의 파행 과정을 모두가 경험한 마당에 3불정책 등 최소한의 규제 없이 학생선발을 대학 자율에 전적으로 일임하는 것은 국민의 뜻과는 다소 배치된다는 생각이다.”
- 국립대 특수 법인화와 대학 구조개혁 등 정부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큰 방향은 국립대학을 특수법인화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이렇게 할 경우 현재 서울대를 제외하면 제대로 살아남을 대학이 얼마나 있을까 의문이다. 어려운 문제라 좀 더 고민이 더 필요한 사안이다. 구조개혁의 문제는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 지원 등 독에 물을 많이 부어야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구조개혁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 교육계에서는 교육 재정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올해 교육 예산은 약 27조, 내년 교육 예산은 약 30조원에 이르러 규모로 보면 매우 크지만 대부분이 지방에 내려가는 교부금이나 인건비, 시설비 등에 투자돼 외형만 컸지 정작 필요한 예산은 태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교육 재정을 늘리는 문제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 교육위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도 심각하게 논의되었지만 당장 GDP 대비 6%의 재정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점진적으로 확대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 교육부 예산 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회계연도의 불일치, 연구비 관리의 비효율 등 매년 지적된 사항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탑 다운 방식의 정부 예산 배분 방식도 문제가 많아 한쪽 예산을 늘리면 다른 쪽을 줄여야 하는 문제로 국회의 예산 심의권이 사실상 제약돼 있다는 점에서 무기력감을 느끼기도 했다. 초·중등분야에 대부분의 예산이 집중돼 고등교육 경쟁력을 기하기 어려운 배분 구조도 문제다. 세계 1백위권에 드는 대학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수치스런 일이다.”
- 그럼 교육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대안은 없나.
“교육 예산 확보 문제를 교육의 적정성과 연관지어 접근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예를 들면 미국 매릴랜드주에서 시작돼 정착되고 있는 방식을 들 수 있는데,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평균 교육 수준을 책정해놓고 수십명의 전문가가 교육의 적정성에 도달하기 위한 표준 예산 규모를 산출한 결과 기존보다 11억불의 증액 요인이 발생했다. 이를 근거로 주 의회에 교육 예산 증액을 요청한 결과 의회는 이보다 많은 13억불 증액을 승인함으로써 매릴랜드주 고등학교 교육의 평균치가 향상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교육 예산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는데는 이런 접근 방식도 시사점을 준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