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가 지난 19일 로스쿨 전체 정원을 1천2백명 이내로 제한하고 로스쿨 전환 대학의 경우 학부 폐지와 일정 기준의 설립 요건 등을 담은 초안을 공개하면서 향후 미칠 파장을 놓고 대학가가 긴장하고 있다.
◇ 로스쿨 설립 방향 가닥 : 사개위에 따르면 로스쿨 설립 인가를 받으려는 대학은 기존의 법학과나 법학부 등 학부의 법학교육 단위를 폐지하는 대신 도서관과 모의법정, 전임교수 20명 이상 등 전문 교육에 필요한 일정 수준의 기반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과 과정은 대학 자율로 하되 분야별 법조인 양성을 위해 선택과목의 폭을 넓히고 법학교육위원회가 주관하는 법조윤리 시험을 보도록 의무화했으며, 교육과정은 3년으로 하되 학부과정을 이수한 사람에게는 3년 과정을 단축해 주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설립 정원은 아직 내부 단일안으로 합의하지 못했지만 학년당 2백명을 넘지 않으며 전국에 걸쳐 총 정원을 1천2백명 이하로 제한하되, 서울을 비롯한 5개 고등법원 관할 지역(부산 대구 광주 대전)에 고루 설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입학생은 미국 로스쿨 입학시험(LSAT)처럼 법학 수학능력을 검증하는 적성검사와 학부성적 등을 통해 선발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으나 응시횟수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로스쿨이 도입되더라도 사법시험 준비자를 위해 일정 기간 로스쿨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변호사 자격시험과 사시를 병존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 대학 논란 속 지각변동 주시 : 사개위 기본안은 9월 중 본회의와 여론 수렴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지만 공개된 초안만 가지고도 법학교육 현장에 미칠 파급효과가 만만찮을 전망이다. 근본 틀은 물론 핵심이 되는 설립 조건과 기준을 놓고 일선 교육계에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
우선 법학부와 법학대학원을 분리하겠다는 사개위안은 현 체계에서는 법학교육의 정상화는 물론 고시낭인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는 시각에서 비롯되지만 당장 국내 법학교육의 근간을 이뤄온 서울대가 법학부와 로스쿨을 모두 설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로스쿨 설립 규모와 기준도 큰 변수. 일단 기본안이 확정될 경우 로스쿨 설치 대학은 그나마 여건을 갖춘 소수 대학에 집중되고 이마저도 지역별로 배분될 전망이어서 현재 법학과를 둔 전국 97개 대학 중 이를 소화하지 못하는 대학이나 교수들의 조직적인 반발도 예견된다.
사개위 관계자는 이에대해 “이번에 마련한 세부안은 로스쿨 도입이 결정되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논란이 되는 입학정원이나 설립대학 수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나지 않았다”고 여운을 남기고 있는 상황.
그러나 사법개혁이 시대 조류의 핵심과제로 떠오르는데다 법조인 양성의 근본체제를 바꾸지 않고는 법학교육 정상화를 이루기 어렵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어 로스쿨 도입을 둘러싼 지각변동은 대학가에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