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문제는 과거처럼 한정된 법인 전입금과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 수입에만 의존해서는 대학을 유지 발전시키는데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대학들이 정부 지원자금에 눈을 돌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달라진 교육부 재정 지원 방향과 효율적인 활용법을 고민해본다.
올해 교육부 예산은 26조4천여억원으로 지방교육재정을 제외한 중앙교육재정은 3조9천4백여억원. 이중 대학 관련 예산은 인건비를 제외할 경우 1조5천4백여억원에 이른다.
부분별로는 국립대 시설 확충 예산 2천5백60여억원을 포함해 신축 또는 기자재 확충에 8백50여억원이 배정됐으며, 국립대 교원 성과급과 연구비 보조 5백억원, 이공계 대학(원)생 장학금 지원 6백60여억원, 학자금 융자 9백10억여원 등 다양하지만 시설비, 관리비, 개인 연구비 등에 할애되는 경직성 예산이 대부분이다. <표 참조>
대학 예산은 그러나 전체 교육예산의 11.06%에 그쳐 OECD 평균인 23.3%(2001년 기준)의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지난 6년간 교육 예산 증가율이 47.5%에 달한 반면 대학교육 예산이 18.7% 증가하는데 그친 것도 예산 배분의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 이는 의무교육 확대 등으로 교육부 지원 예산의 중요 부분이 초·중등교육 분야에 집중된 결과다.
국회 교육위원회 류충현 수석전문위원은 이같은 예산 배분에 대해 “대학 진학률이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학습여건과 교육 내용 등 내실화 측면에서는 국가 경쟁력이 뒤지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제는 국가 예산을 무작정 늘리거나 초·중등교육에 배분된 예산을 고등교육 예산으로 대체하는 것도 그리 쉽지는 않다는데 있다.
때문에 대학들의 관심은 이미 확정된 명목 예산보다 목적을 지정해 지원금을 배분하는 교육부 특수목적사업에 자연 시선이 쏠린다. 대표적인 것이 △지방대 혁신역량 강화사업 2천2백억원, △BK 21사업 1천8백억원, △전문대 특성화사업 1천6백80억원, △수도권 특성화 사업 6백억원, △학교기업 및 산학협력중심대학 육성 5백억원(산자부 예산 2백억원 포함) 등 6천6백여억원 규모.
이들은 성격상 교육부가 대학에 거는 개혁 드라이브 정책의 핵심 사업들로 지난해 일반지원 성격의 지원자금 대부분을 중단하고 선택과 집중 방식의 특성화 유도 전략을 통해 변화된 교육부 재정지원 방식의 특징을 드러내는 사업들이다.
공모 마감이 임박한 ‘지방대 혁신역량 강화사업’의 경우 교원확보율이나 학생 충원율 등 기본적인 제도 개선 측면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나 산업체는 물론 지역혁신협의체를 통한 지역 발전 전략이 연계되면서 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는 사업단은 아예 참여할 수 없도록 제도화했다.
향후 5년간 1조4천2백억원이 투입되는 예산 규모는 BK 21사업 이후 단일 규모로는 최대의 프로젝트로 고사 직전에 놓인 지방 소재 대학들로서는 재정지원에 대한 도움은 물론 탈락했을 경우 후유증도 예상돼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학기술분야 전문인력 양상과 연구중심대학 육성을 위해 시작된 BK 21사업의 경우 서울대 등 수도권 중심의 편중 지원 시비를 낳았지만 집중 투자의 효과는 톡톡히 거두고 있다는 것이 교육부 시각이다.
공모가 마감돼 평가에 돌입한 전문대 특성화 사업 역시 특성화와 교육여건 개선을 재정지원과 연계한 캐이스로 정원감축과 자체 구조조정 노력을 끌어내고 있다.
5월 중 세부안이 공고되는 수도권 특성화 사업은 지방대 육성에 예산이 쏠리는 바람에 규모가 6백억원으로 줄었지만, 기본 방향은 특정 분야 특화 육성 노력과 정원감축 등 구조조정 의지, 교육여건 개선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참여대상을 수도권의 77개 대학에 국한한 것은 역차별 논란 해소 차원이 강하지만 최근 교육부가 기본 방향을 설정하면서 이 가운데 25개 대학 가량을 집중 지원키로 한 것은 지원자금의 배분 차원에 머물던 과거 지원방식과는 선을 분명히 긋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성격은 좀 다르지만 2006년으로 예정된 포스트 BK 사업 역시 기본방향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수도권과 지방에 있는 거점 대학 7-8개를 선정, 연구중심대학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
이밖에도 교육부 재정지원방식의 큰 변화는 지난해 7월 개정된 산업교육진흥법에 따라 모든 재정지원 방식이 별도 법인 성격의 산학협력단에 모아지고 부처별 중복지원 폐혜를 줄이기 위해 비슷한 성격의 지원사업은 공동 추진된다는 점이다.
5월 중 공고가 예정된 신산학협력중심대학 사업의 경우 산자부와 2백억원씩을 공동 지원키로 했으며, 지방대 육성 사업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조율을 거쳐 산자부의 지역혁신활성화 자금 5백억원과 과기부의 지방대 기술혁신사업 3백억원을 순차적으로 투입, 효과를 배가시킨다는 전략이다.
대학이 정부 재정지원자금을 효율적으로 타내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업 성격이나 참여조건을 꼼꼼히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체 구조조정 노력을 위한 여건 개선 작업과 경쟁력 있는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새삼 강조돼야 하는 이유다.
교육부 김영식 기획관리실장은 “이제 대학도 질 제고를 위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리며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예산 절감도 필요하지만 경영마인드를 바꾸고 자체 구조조정이나 특성화 분야 발굴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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