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을 살아가는 우리나라 지방대학의 현주소다. 학생정원이
모집정원보다 모자라는 2003년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이미 수도권과 지방을
가르는 대학간 빈부 현상이 곳곳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대학 재정의 척도가 되는 이월 적립금 상위 20개 대학 가운데
10개가 서울 소재 대학이란 사실은 대학가에 더 이상 의아한 일이 아니다.
올해 2월 실시된 학생 모집 결과만 봐도 서울과 지방간 격차가 뚜렷한 게
현실.
다년간 학생선발 업무에 종사해 온 대학의 한 관계자는 "학생 모집에 관한
한 소재지가 정원 모집에 절대 기준을 차지한다. 아마 서울에서 부산까지
선을 그으면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곳부터 차례로 정원이 찬다고 보면
틀림없다"고 말한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6일 교육부가 발표한 1백62개 대학의 2001학년도
1학기 대학 편입학 모집 결과에서도 어렵지 않게 감지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 1학기 일반 편입의 경우, 2만8천3백45명이 선발돼 지난해보다
4천5백54명이 늘었으나 당초 모집 예정인원의 80.6%에 그쳤다. 이미 대학
수요에 비해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는 반증.
그런데 이 중 서울과 수도권 대학은 모집 예정인원 1만5백87명의 95.1%인
1만67명을 뽑아 예정인원을 거의 채웠다. 학사편입이나 재외국민. 외국인
전형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 실제로 서울지역의 사립 A대학은 일반, 학사,
기타 편입 등을 통 털어 모집 예정인원의 100%를 뽑았고, B대학은 99.15%,
C대학은 94.5% D대학은 91.42%로 모집 인원의 90% 이상을 채운 대학
대부분이 서울 소재 대학들이다.
그러나 지방대는 모집 예정인원 2만4천5백72명의 74.3%인
1만8천2백78명만을 모집해 수도권과 대조를 이뤘다. 특히 충북지역의
사립대학인 E대학은 일반, 학사 등 편입학 모집 인원을 모두 합해도 예정
인원의 4.79%를 선발하는데 그쳤으며 국립인 충북의 F대학은 27.27%,
사립대학인 충남의 G대학(31.66%), 강원의 H대학(43.86%), 경북의
I대학(48.67%) 등 모집 예정 인원의 50%도 충원하지 못한 대학 대부분이
지방 소재 대학들이다.
교육부가 내년부터는 편입학 시기를 자율화해 개별 대학이 전형시기를
정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도 고육지책의 일환.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가 편입학 일정을 제한해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으며 일부
지방대의 경우 편입학 기간 제한으로 학생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많아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대학가는 요즘 이러한 결과에 아랑곳없이 2학기에 대비한 편입학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다음주 중에는 1학기 재적생과 휴학생에 대한 교육부 집계
결과 발표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결과를 미리 예상하면 여전히 대학간,
소재지간 빈부 현상은 시정되기 어려울 전망.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시대라 대학도 이제 학생 소비자 유치를 위한 자구
노력이 불가피하지만 하루 아침에 사회 통념이 바뀔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교육부의 지방대 육성대책 발표가 임박해 있지만 지방 대학
일선에서 보다 근본 대책을 요구하는 것도 바로 이같은 사정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