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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기여입학 도입 문건 공개 파문
-.밀실 정책, 도덕적 해이 비난, 총장 중간 평가 지적도

연세대 기여우대제 도입 문건이 공개되면서 대학가에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물신 풍조 조장과 국민 위화감 조성 등을 우려하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관련 기사 11면>

특히 교육부 제출 여부를 놓고 연세대 김우식 총장과 이영선 기획실장 등

이른바 학교 최고 책임자로 불리는 보직 라인의 말 바꾸기 행태가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도덕적 해이를 개탄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연세대

내부에서조차 일고 있다.

대학가 일각에서는 연세대의 이번 파동을 보며 '국내 최대 명문 사학으로

부와 명예를 거머쥔 연세대가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과 함께 차제에

'연세대 구성원들이 총장이나 보직 교수들이 주도해온 그간의 밀실 정책과

발전계획 등을 재검토하는 총장 중간 평가라도 실시해 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일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3일 총학생회가 공개한 문제의 문건은 기여의 범위와 내용 사용처

등을 명시한 '연세대 발전을 위한 기여우대제 실시 계획(안)'. 그러나 이

문건에는 20억원 이상의 기부금을 내면 직계 자손을 특별전형으로

뽑겠다는 내용과 함께 역대 총장이나 이사장, 동문회장, 대학발전 기여자

등을 비물질적 기여입학 대상자로 하는 등 구체안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연세대는 시안일뿐 교육부에 제출하지 않고 폐기했다고

기자들에게 해명했으나 지난 3월에 연세대 총장이 교육부장관에게 직접

제출했음이 바로 이튿날 밝혀져 도덕성을 의심케했다. 특히 보직라인에

있었거나 가까운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그들 스스로 기부금 입학을

논의하는 것은 꼴불견이자 코메디'라는 지적이 대학 내·외부에서

흘러나오는 것도 이같은 사정을 반영한 때문.

연세대 오세철 교수(경영)는 이에 대해 "이번 문건 파동은 구성원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총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사안이 더 큰 문제 "라며

"앞으로 학내 전체 구성원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열어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사실 연세대는 그간 기여입학제가 사학의 고질적인 재정난을 해소해 줄

방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국내 최고의 '부자 대학'이 교육당국의

반대는 물론 국민 위화감을 조성하고 학벌주의와 물신주의를 낳는다는

거센 반발을 거스르면서까지 강행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

본지 조사 결과 연세대가 보유한 누적이월적립금은 99년 말 현재 법인과

학교를 합쳐 2천30여억원에 달해 전국 사립대학 가운데 2위를 차지했으며,

기부금도 국내 사립대학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5백80여억원에 달해

학교측 주장에 설득력이 부족한 실정.

연세대 총학생회 학원자주화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위화감 문제를 떠나 국내 최대의 재정 규모를 자랑하는

연세대가 왜 이같은 거액의 기부금이 필요한지 설명이 안 된다"며 "대학은

이번뿐 아니라 매년 등록금 인상 때도 항상 재정 부족의 절박감을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연세대를 보는 주변 대학의 시각도 곱지 않다. 서강대

교수협의회는 "대학 재정 투명성과 경영 혁신이 선행되지 않는 한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며 "기여 입학제는 국민 위화감만 조성할 뿐"이라고

반대했다.

서울대와 이화여대도 기여입학제는 시기상조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 단지 고려대는 기여입학제 공론화에는 찬성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내 놓았다.

연세대 게시판의 한 네티즌은 "허탈해서 웃음이 다 나온다. 20억원은

일반사람들이 평생가도 모으지 못할 돈"이라며 "대부분 상류층을 차지하는

가진 자들이 그 지위도 모자라 자식까지 공짜로 대학에 넣을 수 있게

됐다"고 착잡해 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기여우대입학제는 어떤 방식으로든

현행 관련법령상 시행이 불가능하다"며 "사회 통념과 배치되고 공정한

경쟁이라고 볼 수 없어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기존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학 특별 취재반>

이일형 기자 (news@unn.net) | 입력 : 01-05-28 오전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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