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각계 CEO들의 교수 영입 열풍 한편에서는 '높으신 분'들을 학생으로, 동문으로 포섭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학마다 이색 CEO과정을 개설해 각계 리더들을 캠퍼스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
대학마다 개설된 최고경영자 과정은 CEO들에게는 전문 지식을 업데이트하고 다양한 '인맥'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대학에게는 고위급 인사들을 동문으로 포섭함으로써 교세를 확장하고 때로는 이들을 통해 기부금 등 재정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양쪽 모두에게 선호도가 높다.
특히 최고경영자 과정을 통해 기업인들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메리트는 '인맥'. 극단적으로 윤상림 게이트, 이해찬 골프회동 파문 등 굵직한 사건에서 얽힌 인맥은 모두 최고경영자과정을 통해 맺어졌을 정도다.
국내 내로라하는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은 두루 섭렵했다는 화진화장품 박형미 부회장은 ‘벼랑 끝에 나를 세워라’라는 책에서 “10년, 20년 받은 대학졸업장은 이미 졸업장이 아니다. 내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가운데서도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에 다닌 것은 이 때문”이라고 최고경영자과정의 유용함을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수요에 발맞춰 대학들도 CEO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속속 내놓아 눈길을 끈다.
숙명여대 데크노경영대학원은 지난 학기부터 '블루오션 CEO과정’을 개설, 운영 중이다. 지난해 ‘블루오션전략’이 기업 생존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CEO들이 블루오션 전략을 익혀 각 기업에 맞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그런 만큼 CEO들의 반응도 좋다. 숙명여대 ‘블루오션 CEO과정’ 1기에 참여했던 차재헌 이모션브랜드 대표는 “'블루오션CEO과정’은 인적 네트워크와 함께 각 회사들이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며 "강의와 함께 진행되는 워크샵을 통해 CEO들 간에 서로의 전략을 평가·조언해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과정이 끝난 후에도 ‘블루오션 1기모임’을 만들어 동기들끼리 자주 모임을 갖고 있다.
이 과정의 동기회장을 맡고 있는 이호영 동양고속훼리 부사장은 이번 학기에 자사 직원 4명에게도 강의를 듣도록 지원했다.
교육부의 수도권대학 특성화사업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중앙대 글로벌인적자원개발 대학원(이하 글로벌HRD대학원)은 ‘FTA CEO과정’을 개설, 오는 29일 개강을 앞두고 있다.
한·미 FTA가 본격화 되면서 국가고위직과 CEO들 사이에 FTA가 최대 화두가 됐기 때문. 글로벌HRD대학원은 발 빠르게 이 과정을 마련했다.
중앙대 글로벌HRD대학원 이창우 FTA CEO과정 책임교수는 “이제 FTA 시장으로 가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FTA CEO과정은 각 기업·정부 관리자들이 FTA에 대해 알고 대비할 수 있는 실전 교육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문 지식을 공수하는 것은 물론 지도자들의 '취미'를 공략한 과정도 속속 개설되고 있다.
명지대 유통경영대학원은 14일 ‘CEO골프과정’을 신설해 신입생을 받았다. 이 과정은 사회 유명인사를 대상으로 경영 중심의 골프를 비즈니스로 연계, 골프 코스에서 새로운 인맥과 비즈니스를 형성하는 게 목표다.
호서대 경영대학원도 같은 날 ‘골프CEO지도자 과정’을 개설해 입학식을 가졌다. 실무와 이론을 병행하는 1대1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골프CEO지도자 과정’은 아산·천안 지역의 CEO들을 대상으로 모집했으며 지역 기업인 40명을 신입생으로 받았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허 형 중앙대 대학원장은 "대학은 전문지식을 제공하고 기업은 학문을 현장에 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서로에게 발전적으로 작용한다"며 "이런 형식의 산학협력 과정으로 양측 모두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