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진흥재단이 지난 2002년부터 시행중인 기초학문육성지원사업의 성과를 점검하고 내년부터 이뤄질 2차 사업의 개선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30일 한국언론회관에서 열린 이 토론회에서는 제1기 사업기간에 드러난 문제점을 집중 조명하고 새로운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여러 가지 의견들이 제시됐다.
정대현 이화여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행사는 당시 부총리를 지냈던 한완상 한성대 총장의 축사에 이어 학진이 인문사회분야 지원사업에 대한 평가와 과제 연구를 위촉한 최원식 인하대 교수(국문학), 백종현 서울대 교수(철학), 박찬승 충남대 교수(국사학), 박명규 서울대 교수(사회학) 등이 공동으로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이어 함한의 전북대 교수와 박경하 중앙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구모룡 한국해양대 교수 등이 종합토론을 벌이는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한완상 총장은 축사를 통해 당시 사업이 추진됐던 배경을 설명하며 인문학 지원 사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부총리 시절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3천여억원의 예산을 힘들게 얻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앞으로는 이 사업이 3조원 정도의 예산과 10년의 사업기간으로 다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최원식 교수는 ‘기초학문 진흥과 문화국가의 위상’이라는 주제로 기초학문육성사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대학들이 개혁의 이름아래 신자유주의를 맹렬히 추구하는 가운데 준비가 안 된 인문학의 지분이 급속히 축소됐다고 설명하며 이번 학진의 사업에 관한 지원방향을 되짚었다.
그는 이번 사업방향을 △학술연구의 기초가 되는 조사, 분석 및 기초이론 연구 지원 △학문의 생산성과 경쟁력 강화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지식 생산 △기초학문분야 학문후속세대의 육성 △중점연구분야에 대한 우선 지원 △소외 분야 또는 소외 지역 연구과제에 대한 우대 △계속 과제에 대한 중간평가 강화 및 인센티브 지원 등의 6가지 구체적인 항목으로 적시했다.
이어 백종현 서울대 교수는 '제1기 지원사업 연구성과 분석 및 활용방안'에서 사업성과에 대한 여러 분석을 통해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일부 지원 과제들이 사업의 목적과 방향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기초학문이라기보다 응용이나 정책연구 성격의 과제들이 포함된 점 △단기간 수행 과제들이 다수 선정돼 다른 단일 연구지원사업과 차별성을 잃은 점 △각 분야별로 학문적, 지역적 편향성이 있는 점 △기초학문연구의 성격을 제시하지만 어떤 연구 결과물이 나오는지 분명하지 않고 사업성과도 미미한 정도에 그치는 점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또 연구성과의 활용방안을 언급하며 그 개선방향으로 △모든 연구결과물을 웹서비스가 가능한 방식으로 제출하게 하고 △각 분야별 특성에 적합한 연구결과물 형태에 대한 세부지침을 마련하며 △연구결과물의 수합·관리·활용을 위한 통합 체계를 구축하고 △중점 연구기관을 지정하여 연구 결과물에 대한 관리 및 활용 등 운영의 제반 업무 위탁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찬승 충남대 교수는 '제2기 육성사업의 구체적 방안'이란 주제로 기초학문 토대연구 지원사업, 공동연구 지원사업, 개인연구 지원사업, 우수학술도서 지원사업, 기초학문연구정보센터 지원사업 등 다섯 가지로 나누어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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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발제에 나선 박명규 서울대 교수는‘기초학문 육성과 연구평가제도’를 주제로 기초학문육성사업 평가에 대한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업의 평가가 신규평가와 계속평가, 결과평가 등으로 실시되고는 있지만 평가절차의 핵심인 신규평가의 경우 전문성 시비가 끊이지 않으며, 계속평가나 결과평가는 사실상 형식적으로만 시행되고 있다”면서 “연구평가를 단순한 심사평가에만 국한되지 않는 포괄적인 학술활동의 하나로 간주하고 이를 개선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교수는 이를 위한 개선방향으로 △신규평가에서 심사과정을 철저히 전문성 위주로 하되 결과선정에 학교별·지역별 안배원리를 적용하고 △심사지표도 과제의 성격에 따라 유형화하며 △계속평가가 신규평가와 같은 방식을 되풀이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심사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심사책임제'나 '전문심사제'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종합토론과 방청석 토론에서는 최근 붉어진 모 대학의 사업추진비 횡령 사건 폭로 등이 언급되며 추진방식에 대한 다양한 문제제기와 제안 등이 활발히 오갔다. 학진은 이번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참조, 내년부터 시행되는 제2기 학술지원사업의 기간과 내용, 예산 등 구체안을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