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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운영체제 개선 토론회' 개최
대학특수성 감안하지 않은 교육부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정책 질타
대학이 주도하는 독립회계제도 도입 등 주장
교수의회구성 통한 민주적 의견수렴 필요 역설도
서울대 교수들은 지난 27일 교내 교수회관에서 열린 '서울대 운영체제 개선 토론회'에서 신자유주의 논리를 앞세운 교육부의 국립대학개혁정책 추진에 대해 성토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교수협의회(회장 신용하 교수)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보직교수와 각 단과대 교수 20여명이 참석, ▲신자유주의 논리에 의한 대학 자율화 정책의 폐해 ▲교수의 권한을 강화할 수 있는 교수의회 도입 ▲대학이 주도하는 독립회계제도 필요 등 현안을 논의했다.

모두 발언에 나선 신용하 교수(사회학)는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립대학발전계획(안)'의 핵심은 국립대학의 효율성 증진과 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신자유주의 논리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기업이나 사회조직에서 통용되는 고객중심주의와 성과주의 경영을 대학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적용하려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또 "교육부의 발전계획은 정부가 대학을 장악하고 통제할 가능성이 많아 교수들이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진(경영학)교수는 '대학 자율화와 대학회계 도입'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국립대학 예산회계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립대학의 특별회계제도는 각 대학별로 운영하고 있는 기성회 회계 등을 국가회계에 통합하고 국가의 지원을 대폭 줄이는 대신 자체수입원을 발굴해 사용토록 하고있다.

하지만 자체수입원을 발굴하기 어려운 국립대학이 많기 때문에 이를 모든 국립대학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비판이 앞다투어 제기됐다.

김 교수는 일본 국립대학과 미국 주립대학의 예산회계제도의 사례를 비교하며 "현행 국립대학의 재정자립도가 49%에 불과하다"며 "특별회계로는 대학의 자체수입 조달에 대한 유인이 미흡해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재정확보와 경영개선 노력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립회계제도의 도입은 누구나 찬성하지만 이 경우에도 국가주도의 특별회계 방식보다는 대학이 주도하는 대학회계 방식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가 추진하려는 대학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현재 교육부와 기획예산처가 예산편성과 대학운영의 감독을 담당하고 있지만 특별법안에서는 이를 대신할 재정위원회나 이사회를 두게 하고 있다.

교육부가 제안한 이사회 구성의 경우 △교육부 관계자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인사 △대학내부 교수들을 각각 3분의 1씩 선발하도록 하고있다.

하지만 토론회 참가자들은 학교문제에 누구보다 밝은 교수들이 이사회에 3분의 1밖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교수들의 참여를 형식적으로만 보장하고 있는 것일 뿐 교육부가 주도권을 쥐려한다며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이성원(영어영문학)교수는 '대학의 민주화와 대학운영체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대학내부의 민주적인 의사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사회 중심의 대학운영 보다는 교수의 권한이 강화된 교수의회를 통해 운영돼야 한다는 내용의 발표를 통해 참석자들의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 교수는 "교수회에서 선출되는 50인 이상 1백인 이하의 교수의회를 통해 학내 주요한 사항을 의결토록 하자"며 "많은 수의 의원들을 설득하여 동의를 얻어내는 과정에서 대학의 민주적 운영이 고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교수의회가 구성되면 현행 직선제 형태의 총장 선출제도를 교수의회를 통한 간선제로 바꾸는 것이 현 직선제의 부작용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정정길 교수(행정대학원)는 "대학을 특수법인화 하고 대학재정에서 국가가 맡아야 할 부분을 축소시키는 등 지금의 국립대학 개혁정책은 교육부가 자신의 의무는 소홀히 하면서 대학에게 책임을 떠맡기려는 처사"라며 "재정자립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대학들에게 예산지원이라는 당근을 통해 교육부 정책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형주 기자 (news@unn.net) | 입력 : 02-11-28 오후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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