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명지대 바둑학과에 입학한 공인 아마 5단의 시각장애인 기사 송중택씨는 앞을 못보는 악조건 속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결국 목표했던 대학생의 꿈을 이뤘다.
올해로 마흔 셋의 늦깎이 대학생이지만 바둑실력만큼은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17세때 처음 바둑을 시작했고, 지난 스물한살 되던 때 만성 녹내장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었지만 바둑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한국에는 시각장애인이 바둑을 둘 수 있는 바둑판이 없어 일본에서 시각장애인용 바둑판을 구하면서까지 바둑에 매달린 결과 지난해는 시각장애인바둑대회에서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바둑이론과 교육학을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으로 명지대 바둑학과 수시모집에 지원했습니다. 다른 시각장애인에게 바둑을 보급하는 것이 필생의 꿈이었는데 합격의 영광을 누려 너무나 기쁩니다."
부인과 함께 안마시술소를 운영하고 있는 송중택씨는 초등학교 5학년 딸과 2학년 아들을 둔 성실한 가장이기도 하다. 아빠의 영향인지 딸도 아마 초단, 아들은 3단이라고 자랑하는 아버지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지금은 맹인단체에서 바둑을 가르치면서 시각장애인들에게 바둑을 보급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학교에 가서 체계적인 바둑이론를 공부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아이들도 아빠 공부를 도와주겠다고 의욕이 대단해요. 녹음기와 캠코더를 이용해 강의내용을 반복학습을 하면 높은 학점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바둑에 관한 애정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랑하는 그는 몇 해전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프로기사 이창호 9단과도 바둑을 둔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장애인의 날 기념 프로기사 초청 특별대국' 행사로 열린 이날, 송씨는 장애인의 한계를 극복하는 도전정신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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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용 바둑판을 이용해 넉 점 접바둑으로 뒀지만 평생 기억에 남을만한 아슬아슬한 명승부였습니다. 시각장애인용 바둑판의 국산화가 어서 빨리 이뤄져 나같은 시각장애인 기사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의 교육권이 철저히 외면당하는 현실에서 그의 대학 입학은 수많은 시각장애인들에겐 희망이다.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동료들의 합격축하 전화에 그는 자신에게 짊어진 사명감마저 느낀다고. 송씨는 앞으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장애인들도 대학에 많이 갈 수 있도록 이들에게 문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장애인 전형을 실시한 대학이 47개 대학에 3백여명이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나마 대부분 신학대학에 몰려있고 전공 선택도 다양하지 못하죠. 제가 입학한 것이 기폭제가 돼서 대학교육의 문이 장애인 수험생에게 활짝 열리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