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놓고 논쟁이 재현되고 있다. 특히 한때는 민주화의 산물처럼 여겨져온 「총장직선제」가
폐해를 지적하는 여론에 밀려 존폐논란에 휩싸이는가 하면 교육당국 역시 조만간 이런 문제 를 가시화할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본지는 방송대학TV와 함께 총장선출 방식에 따른 문제 점을 집중 점검하는 한편 우리 실정에 맞는 총장선출 방식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지면을마련했다.
<편집자> 토론자 김용태(신라대학교 총장)
유초하(충북대 철학과 교수)
박정원(상지대 경제학과 교수)
조용관(전 한국대학신문 편집국장)
사회 = 정인성 한국 방송대 교수
사회: 먼저 대학총장의 역할론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면?
조용관 국장: 총장은 이상과 권위의 상징이고 학문의 수장이며, 대학 정책 결정의 최고 책
임자이다. 능력별로 대학과 사회를 절충하는 역할과 대학의 정치적 성격을 대변한다. 대학은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서 파생되는 마찰과 갈등을 정치력을 통해서 풀어나간
다. 이밖에 새로운 변화와 위험에 노출된 대학을 안전하게 운영하는 것이 총장의 역할이라할 수 있다.
사회: 시대가 변화면서 필요로 하는 대학총장 역할과 위상은?
김용태 총장: 우선 경영자로서의 자질이 필요하며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 학문적인 성과 로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외적인 섭외력도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의 대학총장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박정원 교수: 경영능력이 기본적인 자질로 우선시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깊이 있는 학문과 시대적 흐름에 맞는 식견과 지식이 필요하다. .
유초하 교수: 학문적 완성도와 대학 구성원들이 존경할 수 있는 인격적 권위가 있어야 하 며,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된다. 이와 함께 정치적으로 볼 때 공적인 생활이 깨끗해야 한다 사회: 총장을 어떻게 선출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인데?
박 교수: 대학은 영어로 칼리지(College)이다. 이것은 교수와 학생의 자치체를 의미한다. 공
동체라는 의미도 있다. 자율과 자치는 대학의 생명이다. 자신들의 대표는 대학구성원 스스로 가 뽑는 게 옳다.
유 교수: 민주사회에서 자율적인 운영은 상식이다. 그러므로 대학도 직선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87년 이후의 총장직선제는 민주사회의 기본상식을 회복한 것이다. 최근에 들어 직선제존폐여부가 생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김 총장: 나 자신도 직선제 출신 총장이다. 총장으로 선출되기 이전에 직선제를 주장했지 만, 지금은 엄연히 이상론과 현실론이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직선제가 폐단이 많다고 생각한 다. 직선제의 후보가 대학전체의 입장을 가진다고는 볼 수 없다. 총장을 희망하는 사람을 중 심으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학의 자율성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제도란 것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게 옳다. 직선제만이 최상의 방법은 아니며, 새로운 방법을모색할 필요가 있다.
조 국장: 직선제는 장·단점이 전부 존재한다. 각 대학의 현실에 맞는 선출방법이 필요하다.
사회: 직선으로 당선된 총장과 임명된 총장사이의 업무수행에 차이점이 있는지?
유 교수: 선출과 임명을 놓고 볼 때 어떤 사회라도 다수가 결정할 때 무리가 없는 것이다.
대학의 자율적 운영은 직선제를 통해 가능한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폐단은 있지만 당선자는 다른 후보자의 의견도 모아서 함께 추진하며 보완할 수가 있다.
박 교수: 임명제, 직선제, 학내구성원의 추대 등 여러 가지 총장 선출방법이 있다. 임명제는 자율과 자치가 지켜질 수 없다고 본다. 그리고 학내 구성원들이 임명된 총장을 따르지 않아 업무수행에 지장이 많을 것이다. 직선제는 구성원 모두가 자발적인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신
들이 선출한 총장을 믿고 따른다. 임명 총장은 재단의 의사를 일방적으로 전달하지만, 직선 총장은 대학구성원들의 힘을 얻어서 자율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가 있다.
조 국장: 직선제 총장은 한계점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 총장의 권위와 능력을 갖추지 못하
고 인기가 있는 인물이 총장이 된다면, 그와 같이 선거를 치뤘던 후보자의 지지자에 대한 논공행상과 재단과의 마찰로 인해 소신대로 일을 할 수가 없다.
김 총장: 근본적으로 재단에서 직접 총장을 임명하는 것은 반대한다. 그러나 직선제도 문제
가 있다. 무력하고 대학발전에 의지가 없는 대신 사람을 잘 모으는 후보가 직선으로 선출된 다면 대학을 분열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선거이후 여러 가지 문제로 갈등도 남고 차기총장 선출의 열풍이 현 총장임기 중에도 강하게 일어나 학내 분위기를 흐릴 수가 있다.
사회: 현재 우리나라 대학의 총장 선출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조 국장: 98년 한국대학신문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주요 61개 사립대의 경우 이사회 선
임 50%, 교수 직선 25%, 교수회의를 통한 법인의 임명 14.5%, 교수, 직원 별도 선출 1.6% 기타 3%이며, 33개 국립대는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39.4%, 교수들의 직선을 통한 정부임명이 68.6%로 직선제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 과정상의 문제는 없는지?
박 교수; 일부 총장직선 과정에서 지연과 학연에 따라 분열, 반목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러 나 임명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 훨씬 더 많다. 구성원들에게 자신의 비전을 피력하고 대 학을 위하는 진정한 마음이 있다면 선거운동이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전개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회: 총장직선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은?
김 총장: 직선제든 간선제든 정말로 대학을 이끌고 나갈 의지가 있는 총장후보라면 상관이 없다. 획일적으로 직선제가 좋다는 말은 어패가 있으며, 재단도 욕심을 버리고 대학 구성원 과 공감대를 형성 해야 한다. 직선제에서 80%이상의 지지를 받더라도 반대쪽의 의견을 수 렴할 수 있는 인품도 중요하다.
유 교수: 교수들만의 직선제가 올바른 것은 아니다. 직선제 당선의 경우 논공행상의 문제가 있지만,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다. 대학의 미래를 위해 같이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밀접 한 관계를 유지할 때 진정한 대학교육을 위한 각오가 더욱 더 강해지는 것이다. 혹자는 총 장직선제를 왜 하느냐고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와 비추어 볼 때 총장은 도덕적, 정치적, 학문
적으로 전부다 우수하다. 재단문제에 있어서도 처음에 설립자들은 올바른 육영의지를 가지 고 출발하였으나, 친, 인척 집단체제가 되면서 부패하기 시작했다. 현재 재단이사장들이 범
죄자인 경우가 많다는 것은 사실이다. 사립학교법에서 친, 인척을 40%까지 임명할 수 있다는 것은 악법이다.
사회: 학생들의 참여와 연관지어서 우리나라 대학 실정에 맞는 총장선출 방식은?
유 교수: 우선 대학의 구성원인 학생, 직원들이 어떤 식으로든지 참여해야 한다. 학생들이선거과정에서 3∼5%정도의 지분을 보유하는 것보다 선거과정에서 교수사회의 추천으로 나 오거나 자천한 교수들을 학생들이 공동판단해서 어용성, 학문적 능력, 교육에서의 불성실 등
이 있을 때 비토하거나 직접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봐야 한다.
김 총장: 추천위원회를 만들어 대학에서 존경받는 교수를 뽑고, 학생, 동문, 직원,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여 총장으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고르는 방법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승인문제가 있지만 지금까지 총장후보를 선출해 법인 이사 회에서 거부하는 일은 없었다.
사회: 바람직한 총장선출방법은?
박 교수: 상지대의 경우 앞서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데 기본적으로 총장직선제에 충실하며 교수, 학생, 직원, 총동문회, 지역원로들이 참가한 총장추천위원회에서 덕망있는 사람을 총장 으로 추대한다. 이것은 학내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축제로 확산되는 좋은 선례가 있다.
유 교수: 현실적으로 다수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서 직선제가 70∼80%정도 중심이 되는 기준을 정해놓아야 할 것이다.
김 총장: 공동의 고민거리, 이상, 문제점들을 추출해서 함께 해결해야 할 것이다.
조 국장: 대학은 특수단체이다. 교수직선제와 같이 교수집단에게만 선거권을 준다면 다른 단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 질 것이다. 98년 현재 교수들이 추천한 총장을 재단이 승인 하지 않은 경우가 10개 대학이 넘는다. 미국의 경우 프린스턴, MIT, 하버드대 등 명문 15개 대학의 경우 재단이사회에서 임명한다. 이사회는 사립대의 감독평가자인 동시에 후원자, 파 트너, 스승, 격려자의 관계를 유지할 만큼 대학과 밀접하다. 대학운영에 재단의 도움이 절대
적으로 필요한 경우 임명제가 바람직하며, 재단의 비리가 많은 대학에서는 감독, 감시 기능을 할 수 있는 직선제가 옳은 선택이다.
사회: 결론을 내린다면?
김 총장: 추대위원회든, 직선제든 간선제이든간에 대학의 발전을 위해서 진실되게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대학총장선거문화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유 교수: 지금까지 이룩해 놓은 민주화를 현 정부가 되돌리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총장직선제는 사라질 것이 아니라 중시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수협의회, 평의회가 정치적으로 인정받을 때 직선제가 힘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