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KAIST 총장은 19일 오전 과학기술부에서 열린 'KAIST 발전구상' 기자회견에서 "KAIST에 들어오려 노력하는 인재들이 많은 상황에서 노력하지 않는 교수들이 카이스트에 있을 필요는 없다"며 "현행 '교수 영년직(Tenure·정년보장) 제도'를 손질해 업적이 미미한 교수는 일찌감치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서 총장에 따르면 KAIST는 교수 영년직 제도를 강화해 연구·교육업적이 탁월한 교수에게는 일찍부터 정년을 보장하고, 그렇지 못한 교수의 퇴출은 용이하게 한다는 것. 업적에 따라 철저히 차등대우 하겠다는 방침이다.
KAIST 교수들은 현재 '정교수 승진 7년 후', 대략 '교수 임용 17~18년 후'쯤 영년직(정년보장) 심사를 받는데 앞으로는 영년직 심사 시기를 '조교수에서 부교수 승진 시'로 앞당겨 교수들의 정년보장 여부를 일찌기 결정짓겠다는 계획이다.
권혁상 홍보국제처장은 "기존 영년직 심사 시점은 교수들이 대개 50세를 넘긴 때여서 이들이 심사에 탈락할 경우 재취업이 어렵다는 사정을 감안, 대부분 심사에서 통과시켜왔다"면서 "이를 앞당겨 38~42세 사이에 심사를 받게 하면 탈락하더라도 교수 스스로도 어디든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어 퇴출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연구업적이 뛰어난 교수들은 교수 임용 10년 전후로 정년을 보장받아 고용불안 등을 걱정할 필요 없이 연구하게 되나 그렇지 않은 교수들은 이직 등이 수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 총장은 또 연구 업적 등이 우수한 교수들은 '특훈교수직'로 분류해 정년에 상관없이 연구하도록 배려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교수 중 3% 이내에만 혜택을 줄 예정이다.
인센티브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서 총장은 "우수 교수에게는 10~20% 기본급 인상률을 적용하고 그렇지 못한 교수들에게는 인상률을 적용하지 않으면 5년만 지나도 많은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총장은 "교수 평가 기준은 연구업적, 평판, 학생들에 의한 평가 등이 될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학과장이 결정해 평가하고 총장에게는 사후 보고하는 형태를 취하겠다"면서 "학과장에게 권한을 부여한 만큼, 학과장들도 예산범위 내에서 좋은 학과를 만드느냐 못만드느냐에 따라 임금인상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발표된 KAIST 발전전략은 서 총장 취임 직후부터 구상돼 온 것으로 보인다. 서남표 총장은 과기부 브리핑 후 기자들과의 오찬을 겸한 간담회에서 "취임 직후 교수들에게 설문지를 돌려 10년 후, 20년 후 미래 한국의 모습과 KAIST의 모습, KAIST의 향후 나아갈 방향과 과제, 총장의 할 일 등에 관해 설문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교수들이 제출한 답변이 이번 발전구상의 기초자료가 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