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본지는 19일 서울대 홍성태 기획부실장(의학과 교수)을 만나 서울대 향후 진로에 대한탐색을 시도했다.
"교육부와 의견을 같이하면 교육부에 끌려간다고 하고 교육부와 입장이 엇갈리면 갈등을 빚는다고 한다." 홍 기획부실장은 이렇게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서울대는 서울대만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정치논리에 따라 단기적 성과에 급급한 대학정책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서울대 가 이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
다만 국립대인 서울대가 교육부와 대립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실익이 없는 만큼 지나친 마찰은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총장은 취임하고부터 지금까지 교육부와 지속적인 의견절충을 하느라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정말로 고생 많이 했다. 그런 와중에도 서울대의 원칙과 소신은 굽히지 않았다. 그런데 서울대 교수들조차 이런 사정을 몰라준다."
홍 부실장은 현재 서울대 구조조정이나 대학원중심대학 전환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아무 것
도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윤곽은 내년에나 가야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 문일답.
- 서울대의 구조조정의 원칙이란.
"우리 대학을 대학원중심대학에 가장 적합한 구조로 개편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학부정원의 감축, 타 대학에 대학원 문호 개방, 외국인 교수채용 법제화 등을 들 수 있다."
- 학부정원 감축에 대해서는 내부 반발이 심한 것으로 아는데.
"말이 안 되는 얘기다. 본부에서는 학부감축에 대한 구체안을 제시한 바가 없다. 다만 학문 분야별 국제경쟁력의 강화를 위해 학과간 '장벽 허물기'가 필요하다는 의중을 비춘 적은 있다. 가령 생물학과, 분자생물학과, 미생물학과로 3분돼 있는 학과는 하나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해당학과 교수 당사자도 필요성을 인정한다."
- 교육부의 학부정원 30% 감축 요구를 서울대 본부가 받아들였다고 하는데.
"다시 말하지만 우린 교육부의 입맛을 맞추고자 하지 않는다."
- 일각에서는 서울대가 첨단학문 중심의 대학원중심대학으로 전환하려는 것에 우려의 시선
을 보내고 있다. 특히 서울대는 기초학문중심대학으로 전환해야만 위상에 걸맞다는 의견도나온다.
"서울대가 기초학문중심대학이 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서울대는 포항공대 나 KAIST와는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현 대통령 임기 안에 단기적 성과
를 보기 위해 첨단분야에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총장 이하 전 보
직교수가 이에 반대한다. 4월말 교육부 공모안이 나오면 알겠지만 서울대 대학원중심대학 육성사업이 첨단학문에 치우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아무 것도 확정돼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해 줄 말이 없다. 이해해 달라."
- 서울대가 타 대학에 대학원 문호를 개방한다는 것에 대해 대부분의 대학들은 미심쩍어한다.
"올해 석사과정 신입생 가운데 30%가 타 대학 출신이다. 문호개방은 이미 하고 있다. 하지 만 우리 대학원 문호개방은 대부분의 대학들이 싫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수학생을 우 리에게 빼앗기는 것을 반길 턱이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