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김덕중 교육부장관의 신년사를 게재한다. 아래는 김 장관이 지난 1일 발표한 신년사 전문. <편집자>
전국의 교육가족 여러분!
한 세기가 바뀌는 뜻깊은 시기를 여러분과 함께 보내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경진년(庚辰年) 새해에도 우리 교육가족 모두가 늘 건강하시고 가정에 사랑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해방이후 50여년간 우리 교육은 교육기회의 확대와 인재양성으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이룩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습니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인정하는 이러한 성과를 이루는 데에는 후세 교육에묵묵히 헌신하신 교육자 여러분의 노고가 무엇보다도 컸다고 하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전국의 교육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앞에 펼쳐진 21세기는 창조적 지식의 창출과 활용이 중시되는 지식기반사회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새 천년의 화두로 모두들 '지식'을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세기와는 판 이하게 다른 산업구조와 인력양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보유하고 있는 '지식'의 양과 질이개인과 국가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들이 교육을 제1의 국가 생존전략으로 설정하고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 는 것은 바로 이러한 새 시대의 틀에 맞는 인력을 키워내기 위한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의 경쟁'이 개인과 사회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지식화 시대'가 벌써 저만치 앞 서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더욱 거세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국가의 생존과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우리 교육의 기존 틀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구는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방법, 교육체제와 입시제도 등 교육 전반에 걸친 폭넓 은 변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교육의 새 틀을 짜는 데 있어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그 동안 우리 교육을 황폐 화시킨 시험점수 위주의 대학입학제도입니다.
현재의 대학입학제도로는 지식창출 능력이 중시되는 지식기반사회에서 결코 앞서 나갈
수 없습니다. 학생들이 정상적인 학교 공부 외의 보충수업을 받지 않고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기본적인 자질 함양은 초·중·고에서, 집중적인 공부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하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취임 후 지금까지 전국의 대학 총장 및 입시 관계자들과 수십 차례 협의를
가진 바 있습니다.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02학년도부터는 각 대학에 학생 선발권을 일임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각 대학은 자신의 학교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해 창의적인 인재로 육성할 수 있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발전해 갈 것이며, 초·중등교육은 배우고 가르치는 즐거움으로 활기가 넘치는 학교로 정상화될 것입니다.
시험성적 반영을 최소화하고 소질과 적성을 중시하는 학생선발 방법이 제도화되면 사교육비 증가 등 입시경쟁으로 인한 사회적·교육적 병폐도 사라질 것입니다.
이러한 입시제도 개혁과 함께 새로운 학교문화 창조를 위해 실시해 온 제반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 초·중등 교육은 입시위주의 속박에서 벗어나 교육 본질을 추구하는 본
래의 기능과 모습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새 학교문화 창조'는 지식기반사회를 주도할 창의적이고 공동체 의식을 지닌 인재의 육성을 위한 토양이 될 것입니다.
'사람됨'의 얼개가 짜여지는 곳은 초·중등 교육입니다. 학교 교육여건의 획기적 개선, 과밀학급 해소, 무상 의무교육 확대 등을 통해 우리의 2세들이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키우 는 학교로 가꿔 나가겠습니다.
고등교육 부문에서도 21세기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하
여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우리 대학은 여러 가지 평가나 지표로 볼 때국제수준과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학습과 연구의 최종 결정체로서 대학의 역할은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공부하는 대학, 연 구하는 대학으로 사회에서 환영받는 졸업생을 배출해야 합니다. 앞으로 교육부는 대학
교육의 성과에 초점을 두고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과 평가를 실시함으로써 공부하는 대학 풍토를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대학의 학사와 운영을 과감하게 자율화함으로써
대학이 건학이념과 특성에 따라 창의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아울러, 연구 및 교수 업적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한 인사와 보수제도의 정착으로 교육과 연구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연구 성과의 실용화를 위한 산·학·연 협력체제의 강화와 직업교육의 내실화를 비롯한 고등교육 전반의 고도화·특성화 는 지식기반사회의 초석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새로운 세기에는 지식과 정보가 무한대로 팽창하는 사회로 평생학습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평생교육법의 제정으로 이제 우리는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원 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학점은행제에 의 한 학위취득이 확대되고, 고도로 발달된 정보 통신망을 통하여 정보와 지식을 학습할 수있는 원격교육 체제가 제도화될 것입니다.
교육을 받을 기회는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합니다. 그간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장애인·유아 및 여성교육에 대한 투자가 계속 확충될 것입니다. 특히 돈이 없어
교육을 못 받는 일이 없도록 유치원부터 대학교육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학비지원이 이 루어지는 명실상부한 교육복지가 올해부터 실현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교육체제를 21세기 지식기반사회형으로 전환하는 데에는 막대한 교육재정 투자가 같이 뒤따라야 합니다. 어려운 나라살림 여건 속에서도 '교육투자가 증대되어야 한다'라는 국민적 합의에 힘입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제도 개선, 세제개편 등이 이루어지고 있습니 다.
앞으로 5년 이내에 OECD 회원국 평균수준의 교육여건을 만들어 나가고, 일차적으로
GNP 5%의 교육재정을 확보해 나가는 데 모든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특히 교육재정 확
충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므로 이에 대한 계속적인협조를 부탁드립니다.
40만 교육자 여러분!
아무리 교육환경이 바뀐다 하더라도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된 교육자의 역할은 계속될 것입니다. 더욱이 우리의 미래가 교육에 의해 결정된다고 할 때 교육자들의 책임은 막중합니다. 올바른 교육을 위하여 우리 교육자들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부단한 연찬으로 자기 혁신의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교직사회의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정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난 해 11월 23일 교육자 대회에서 대통령께서는 금년부터 교사 의 보수를 연차적으로 개선하기로 했으며, 우려하고 계시는 연금상의 불이익은 절대 없 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연금과 관련된 대통령의약속은 행정자치부장관이 각 학교에 서한을 보내는 것으로 구체화됐습니다. 교사들 의 처우와 전문성 향상을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조만간 정책으로 실 현될 것입니다.
또한 교육부에서도 '교직발전 종합방안'을 확정하여 능력 있고 잘 가르치는 우수 교원을
확보하고, 교원의 전문성을 함양하며, 교직사회의 활성화에 필요한 대책을 수립·추진할것입니다.
대통령께서도 직접 나서서 교원들이 우대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지난 세기의 모든 논의와 아픔은 이제 새로운 천년의 교육을 가꾸는 밑거름이 될 것입 니다.
새로운 시대는 교육의 개혁과 학교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창조자요 실행자는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여러분들이 정성을 다해 교육활동에 임할 때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도 뒤따를 것입니다.
미래의 주역인 학생 여러분!
새로운 세기의 주인공은 여러분들입니다. 앞으로 몇 년 이내에 관행처럼 되풀이되어 온
점수 위주의 대학입학제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정착될 것이고, '새 학교문화 창조' 를 위한 제반 정책이 착실히 추진된다면 학교가 여러분 자신의 발전을 확인할 수 있는 성취의 공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항시 마음을 열어 놓고 멀리 보기를 바랍니다. 또한 '나의 소질을 최대한 키워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되겠다'는 마음 자세를 가지고 자기 계발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랍니다.
학부모님들과 사회 각계 각층의 지도자 여러분!
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학벌과 학력 위주에서 능력 위주의 사회로 바뀔 것입니다. 지금의 잣대보다 자녀들이 사회의 주역으로 활동할 몇 십년 뒤를 보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
다. 내 자식만을 위하는 이기적인 교육관이 오히려 훗날 자녀에게 새로운 부담을 지울지 모른다는 점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자녀의 특기와 적성을 적극적으로 찾아 길러주시기 바랍니다. 새 학교문화창조를 위해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아낌없는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전국의 교육행정가 여러분!
많은 교육정책들이 '교육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현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현장과 괴리되어서는 그 의미가 퇴색되기 마련입니 다. 언제나 교육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현장에 도움을 주는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외부 환경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반드시 필요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전국의 교육가족 여러분!
지식기반사회로 이름되는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여 새 천년 우리 교육의 주제어를‘교육 희망 만들기’에 두고 같이 나가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 존경받는 교원이 가득 찬 교단, 새 시대가 요청하는 균형감각과 지적능력을 갖춘 학생을 만드는 데 교육공동체가 합심·분발할 때 우리 교육은 새 천년의 희망으로 국민 속에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교육희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주어진 환경을 탓하며 기다리기에는 너무 늦습니다. 먼저 교육공동체 안에서 일궈나가야 합니다. 우리 교육을 지켜온 헌신적인 봉사정신을 계속 키워나갑시다.
새 천년 교육희망의 주역은 여러분들입니다. 여러분이 마음놓고 교육을 하고, 교육을 받으며,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터전을 다지는 데 정책의 우선 순위가 두어질 것입니다. 새 천년 지식기반사회의 주역을 창출하는 교육의 대역사(大役事)에 우리의 모든 역량을 모 읍시다.
새 천년 새해 첫날을 맞이해 여러분께서 계획하신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바라
며, 여러분의 가정·학교·직장이 즐거움과 보람으로 가득 차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 사합니다.
<2000년 1월1일 교육부장관 김덕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