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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새천년 새학기의 '빛 바랜' 희망
지난 한해 동안 국내 모든 대학들은 '두뇌한국(BK) 21' 사업 때문에 일희일비했다.

지원대상에 들어간 대학들은 입시철을 틈타서 'BK 21' 선정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파격 적 홍보활동을 벌이는 등 한껏 고무됐던 반면, 낙방한 대학들은 겉으론 태연한 듯 하면서도 뒤틀린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BK 21' 사업에 지원조차 하지 못한 대다수 대학들은아직까지도 풀죽어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각 대학이 이 사업에 이렇듯 연연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교육부가 내놓은 1조4천억원의 재 정지원 약속이 그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대학들은 'BK 21'이 향후 대학가에 불러일으킬 파장에 더 신경을 썼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참에 교육부로부터 '인증서'를 받지 못한다면 대학의 존립 마저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던 것이다.

이처럼 교육부는 대학에 대한 '막강 파워'를 휘둘러 왔다. 교육부가 지나친 간섭과 통제를 일삼고 있다는 비난이 대학가에서 흘러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다.

교육부는 대학개혁의 지향점으로 '대학의 다양화·특성화·자율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교육부는 '평가를 통한 차등적 재정지 원'(대학을 평가해 순위를 나열하고 그 순위에 따라 액수를 달리하는 재정지원)을 대학정책

의 주된 기조로 내세우면서 대학에 대한 사실상의 통제를 가하고 있다.

17년간 여러 대학의 총장직을 역임하다 퇴임한 한 노교수는 "과거 군사정부 시절에는 권위

에 의한 대학통제가 가해지더니 요즘에는 돈에 의한 대학통제가 이뤄지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교육부의 이와 같은 대학정책 기조는 '이변이 없는 한' 새천년 벽두에도 그대로 유지될 전망

이어서 앞날을 불안하게 한다. 교육부가 최근 대통령에게 보고한 '2000년 주요업무 보고'에도 이 점은 뚜렷이 명시돼 있다.

물론 교육부는 기존과 같은 '정량적 평가'가 아닌 '정성적 평가'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대학에서 느끼는 교육부로부터의 압박이 해소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더욱이 김대중 대통령은 문용린 심임장관을 부총리로 승격시킬 구상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 고 있다. '교육부 무용론'이 제기되는 마당에 오히려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교육부의 통제를 참아내야 한다는 점만을 두고 본다면 각 대학이 맞이한 새천년 새학기가 그다지 희망차 보이지 않는다.

신일용 기자 (news@unn.net) | 입력 : 00-02-25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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