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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점검> 국립대 재정운영 부실 - "돈이 샌다"
국립대의 돈이 새고 있다. 최근 전남대 총학생회가 대학의 업무추진비가 지나치게 과다하다 는 점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을 비롯, 경북대의 한 조교는 직원들의 기성회비 편법 운용 실태를 교내 인터넷상에 올려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대교협이 지난해말 9개국립대(강릉대·공주대·군산대·목포대·순천대·안동대·여수대·제주대·창원대)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대학의 보직교수들은 사립대보다 무려 5배가 넘는 보직급여를 받는 등 재정운영을 방만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본지는 국립대 재정운영의 문제점을 보다 낱낱이 짚어본다. <편집자주>

고등교육에 대한 국고지원이 충분하지 못한 국내 실정을 감안하면 각 대학은 교육과 연구활 동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 다. 특히 국립대는 '국립'이라는 특성상 이 점에 더욱 주안점을 두고 대학행정을 펼쳐야 함에도 불구, 실상은 되레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남대 총학생회는 최근 등록금 투쟁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사립대의 연평균 업무추진비율 이 0.58%인 것을 감안할 때 전남대의 업무추진비가 타 사립대들에 비해 3배 이상 높다"며 예산운용이 지나치게 방만함을 지적하고 나섰다.

총학생회측이 밝힌 '전남대 기성회계 분석자료'에 따르면 접대성 경비인 이 대학의 업무추진비는 지난 98년 7억원에서 99년 8억원, 2000년 8억5천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기성회계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8%(98년,99년)에서 2.1%(2000년)로 늘어났다.

특히 학생들은 이같은 업무추진비의 규모가 도서구입비에 맞먹는다는 사실에 당혹감마저 나 타내고 있다. 실제로 이 대학이 최근 3년간 지출한 연간 도서구입비는 7∼8억원 내외로 업 무추진비의 규모와 별반 차이가 없다.

학생들은 이밖에도 지난 98년에 책정된 장학금 예산 30억9천여만원 중 4천여만원이 누락된사실까지 들춰내며 대학당국을 비난했다.

총학생회는 "대학본부는 지난 96년 교육부 감사에서도 업무추진비가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이를 개선하지 않고 있다"며 "예산의 낭비적 요소가 많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학교측이 내세우고 있는 등록금 인상은 부당하다"고 역설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같은 예산운용의 방만함이 단지 전남대 한 곳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데있다.

모 국립대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립대는 거의가 동일하게 예산을 편성, 운용하기 때문

에 다른 국립대도 전남대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지난해말 학생수 1만5천명 미만의 후발국립대(강릉대· 공주대·군산대·목포대·순천대·안동대·여수대·제주대·창원대)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 시한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후발국립대 보직교수 1명의 연간 보직급여는 군산대 6백95만원, 강릉대 6백54 만원 등 평균 5백47만원으로 사립대(평균 84만원)의 6.5배에 달했으며 전체 보직 유지비도 평균 5억5백만원으로 학생수가 훨씬 많은 사립대(4억8천만원)에 비해 많았다.

이에 반해 전임교수 1인당 국내논문수(3년 평균)는 목포대 0.96편, 안동대 1.17편, 순천대 1.28편 등 평균 1.44건에 불과했고 특히 국외논문수의 경우 순천대 0.12편, 공주대·여수대 0.13편 등 평균 0.18편에 그쳐 교수 1명의 연구업적이 연평균 4건인 사립대의 절반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등 국립대의 투입 대비 산출 불균형이 매우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교협측은 "후발국립대는 규모가 작음에도 획일적으로 종합형 대학으로 발전 방 향을 설정하는 바람에 조직과 예산운용의 방만함이 심해 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처럼 각 국립대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금전누수'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성회비 책정과 정의 불합리한 요인들이 문제의 근원이 된다고 지적한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기부성 경비인 기성회비를 수업료와 함께 강

제적으로 납부해야만 하는 현실이 문제"라며 "결국 국립대에서 기성회비는 '눈먼 돈'이 되기십상"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국립대의 예산의 방만함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결산에 근거한 예산책정 △예산편성에서의 이중책정 및 회계의 중복책정 금지 △업무추진비 등 판공비성 운영경비 최소화 △시설비 등 자본적 경비는 일반회계에서 지출할 것 등을 들었다.

신일용 기자 (news@unn.net) | 입력 : 00-05-27 오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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