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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대학교육 해체 가속화”
대한화학회 정봉영 회장
역사와 전통, 번듯한 사무실, 행정력을 받쳐주는 직원들, 상대적으로 탄탄한 재정···.

열악한 국내 학회현실을 감안할 때 대한화학회는 부러움을 살만하다. 그러나 정봉영 학회장에게서 나오는 얘기는 ‘심각’ 그 자체다. 말로만 듣던 이공계 기피현상은 대학 화학 교육의 해체를 불러오고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한화학회의 노력과 사회와 정부가 뒷받침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귀 기울였다.

- 우리나라 화학분야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가.

“우리 생활에서 화학이 관여되지 않은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그 만큼 관련 분야 범위가 넓다. 어느 한 분야 지목해 평가하기는 곤란하다. 대체로 선진국 수준에 접해있다고 보면 된다.”

- 연구능력을 기준으로 할 때는.

“지난 20년 동안 정부의 집중 투자로 훌륭한 인재가 많이 양성됐다. 이들의 연구노력으로 SCI 기준으로 세계 15위 이내 수준이다.”

- 최근 이공계 침체에 대한 우려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화학 분야도 예외가 아닐 텐데.

“연구논문의 양적인 면에서는 가히 선진국 수준이다. 그러나 논문 인용율 등 질적인 면에서는 50위권 밖이다. 대학원에서 연구를 진행할 화학 전공 학생수가 모자란다.

S대 경우 입학정원의 절반, 고려대는 1/4밖에 채우질 못했다. 어느 대학의 경우 박사후과정생 절반이 러시아 중국 인도 등에서 온 외국인이다. 지방대학은 이것 보다 훨씬 더 심하다.”

- 학회장께서는 그 원인을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우선은 화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잘못됐다는 점이다. 요즘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심지어 모든 공해의 귀착지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러나 화학이 발달되지 않고서는 인간의 물질문명은 발달할 수 없다. 또 더럽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 학생들이 유행에 너무 민감하다.”

- 학회차원의 문제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홍보활동이다. 화학이 모든 산업기술의 중심학문임을 강연을 통해, 학회에서 발행하는 ‘화학교육’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녹색화학이란 용어도 쓴 적이 있다. 94년부터 ‘화학이 지구를 더 푸르게’라는 구호를 쓰고 있다.”

- 정부 차원의 이공계 살리기 정책이 계속 나오고 있다. 가장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

“정부는 소위 ‘선택과 집중’ 관점으로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프로젝트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소외되는 연구자들은 계속 늘고 있다. 훌륭한 연구 역량을 가진 이들이 조악한 연구 환경 때문에 왕따 되고 있다.

이들을 배려하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하나는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이 마음 놓고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급해야 한다."

- 앞으로 학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은.

“5천 여 회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잘 융화시키는 것이다. 특히 교육현장과 산업현장에 있는 회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을 꾸려나갈 계획이다. 현재 회원회비는 재정의 1/3수준이다.

정부지원, 투고료, 광고료 외 학회 재정을 튼튼히 하기 위해 각종 수입원을 다각화 할 것이다. 오는 2006년 개최되는 화학분야 국제 과학올림피아 준비도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공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송찬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2-09-14 오전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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