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관 한국과학기술원 대학원 총학생회 학생안전대책위원장은 지난 6일 열린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주최 ‘실험실 보건안전 문제와 관리방안’ 세미나에서, 올해 5월 사고를 분석 종합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며, 가장 큰 이유로 논문의 SCI 등재 등 성과위주의 대학정책을 꼬집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세미나 전체토의 토론자로 나서, 현재 대학에서 시행하는 실험실 안전대책은 실제 실험을 하는 연구원이 배제된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학 내 안전관리팀이 있으나 정작 그들의 권한은 미약하며 전문성도 결여됐다고 지적하고, 그나마 있는 인원도 IMF때 구조조정 되는 등 열악한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안전예산과 관련, “연구비 항목 어디에도 없어 실험실 교수들이 회비 식으로 각출해 충당하고 있다”며, 교수 과제 연구비 책정 시 안전예산 포함을 촉구했다.
임 위원장은 또 안전교육과 관련해서도 교육이 정작 필요한 것은 연구원보다 시대적 상황에 의해 과거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교수들이라며, 이로 인한 교수들의 안전 불감증이 안전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안전사고 발생시 책임소재가 분명치 않고, 연구원들의 경우 산재대상이 되지 않는 문제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실험실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국가 자원관리차원에서 실험실 안전대책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내 이공계 실험실 안전실태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돼 주목됐다. 설문결과, 연구자들은 ᐃ노(furnace) 등의 고온장치 ᐃ액체질소(헬륨) 등의 극저온 물질 취급 장치 ᐃ고압, 고진공 등의 압력용기 ᐃ화학반응(연소, 폭발 등 포함)을 일으키는 장치 ᐃ방사선(능)/레이저/전자기파 사용/방출장치ᐃ미생물 배양/사용장치 등 대형 인명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는 장치들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구자의 절반에 가까운 44.8%는 1주일에 20시간이상(40시간 이상 24%) 실험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자의 2/3가 실험실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위험이 큰 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자의 31.8%가 실험실과 사무실이 분리되어 있지 않은 공간에서 연구를 하고 있었으며, 31.1%는 분리돼 있으나 석고보드나 파티션 같은 단순 칸막이 형태였다.
특히 사고 발생시 실질적 보호가 가능한 방화벽 이상의 수단에 의한 분리 율은 대학 또는 대학부설연구소의 경우가 36.0%로 기업연구소 38.5%, 정부출연연구소 44.4%에 비해 전반적인 안전수단이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위험 작업환경에 노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보호대책이나 안전의식이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의 56.7%는 현재 종사하고 있는 실험의 위험수준, 잠재적 발생 가능한 사고의 유형이나 형태, 사고 발생시 대처방법을 잘 모르고 있었으며, 절반이 넘는 연구자(60.7%)는 실험장치의 사용자 설명서 특히 안전 관련 부분을 잘 읽어보지 않으며 실험 장치를 구매하거나 설계제작 시에도 안전에 대한 고려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조사는 지난 5월 17일부터 6월 22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실시했으며, 총 3백21명(이 중 57.9%가 대학 및 부설연구소 근무)이 설문에 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