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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한국사무생산성센터 대표
대학은 사회속 '섬'과 같은 존재
대학 미래는 최고 경영자인 총장 `이사장에 달려있어
직관 아닌, 예측가능 경영관리시스템 마련을
언제부턴가 대학사회도 ‘경영’이란 말이 일상어가 됐다. 현 시대 대학총장의 이미지는 점차 학사모를 쓴 학자 총장이 아닌 007가방을 들고 뛰는 세일즈맨 총장으로 대체되고 있다. 또 졸업생 리콜제가 도입되는가 하면, 학생을 고객으로 모시겠다는 ‘고객헌장’을 발표하는 대학이 줄을 잇고 있다.

김윤 한국사무생산성 대표는 이런 대학의 경영화에 앞장서 온 인물이다. 그동안 총장이나 이사장 등 대학 최고위층의 ‘직관’에 의한 대학 ‘운영’에 메스를 가하고, 경영학적 방법론을 도입 데이터에 의한 예측 가능한 대학 ‘경영’을 하도록 컨설팅 해왔다.

김 대표는 94년 아주대를 시작으로 고려대 숙명여대 상명대 호서대 등 국내 20여개 대학의 경영 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1백90여개 대학 중 50여개 대학이 경영컨설팅을 한 것을 감안하면, 현재 대학 경영 컨설팅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은 경쟁력이 약한 환경에 있어요. 그동안 수동적 행정이 주류를 이뤄 왔지요. 요즘은 대학의 경영자인 총장·이사장 등이 ‘경쟁’시대를 맞아 새로운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그것도 대학 간 상호 비교 수준에 그치지요. 연세대의 비교 기준은 고려대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이렇게 해서는 그 수준을 넘기 힘들어요. 기업 관공서 은행 등 대학사회 밖의 조직과 비교해야만 수준 높은 대학이 될 수 있어요”

김 대표는 한국의 대학들을 사회 속 ‘섬’으로 표현한다. 대학에 학문의 전당개념이 오랫동안 유지돼 온 탓에 ‘대학은 다른 조직과 다르다’는 인식이 대학구성원에게 너무나 팽배해 있다는 것. 그는 대학사회가 사회의 긍정적 인식과 달리 비합리적이고 수직적인 체계에 있다고도 지적한다.

“대학은 조직, 인사관리, 커뮤니케이션 방법 등 전반적으로 낙후돼 있어요. 대학교육 자체가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돼 왔기 때문이죠. 새로운 방법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죠. 수요자 중심시대에 조직운영의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하는데 이는 일부 대학만이 적응하고 있어요. 대학에 경영도입을 지나치게 반대하는 이유가 ‘학교는 다르다’는 개념인데, 이로 인해 당연히 해야 할 것도 거부합니다. 하지만 대학은 고칠 수 있는 것이 대단히 많고, 그만큼 발전할 여지가 큼니다”

대학 컨설팅은 행정부문의 경영관리 정립에서부터 교육서비스 수준제고, 직무분석과 ISO인증에 이르기까지 여러 영역에 걸쳐 이뤄진다. 대학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이들 모두를 하기도 하고, 일부분만을 선택해 진행하기도 한다.

과정은 제안서 제출 - 프리젠테이션 -선정 순으로 진행되며, 선정된 이후에는 직무분류, 설문조사 및 면담, 다른 조직의 벤치마킹, 직원 워크 샾을 하기도 한다.

컨설팅 프로그램은 성격에 따라 둘로 나눈다. 하나는 컨설팅 과정을 통해 변화를 주는 프로젝트 가령, ISO9001인증 등이 있고, 문제점 지적과 대안모색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는 ‘엑셀’ 프로젝트가 있다. 기간 역시 학교마다 차이가 있는데 보통 5~8개월이 걸린다.

그는 8년여의 컨설팅 과정에서 숙명여대와 호서대, 정보통신대학원대학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숙명여대가 고객만족도 1위 대학으로, 다른 대학의 벤치마킹이 되는 대학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본 것이 큰 보람이라고 했다.

정보통신대학원대학의 경우 교육 분야에만 참여 했지만, 이 대학은 경영관리시스템이 구축되고, 직원들은 동기 부여를 얻는 등 전체적으로 완벽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호서대의 경우 대학발전계획을 세울 당시 참여했는데, 현재의 이사장이 얼마나 대학발전계획을 보았는지 닳고 닳아 있었다고. 호서대는 다른 대학과 달리 발전계획서를 매 년 만드는데, 이사장은 매번 학교상황을 발전계획안을 들춰가며 파악하고 있다고.

김 대표는 한국의 고등교육 문제를 위해서는 좋은 대학이 많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매년 대학입시 제도를 뜯어고칠 게 아니라, 대학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재정지원을 과감하게 해 학생과 기업이 만족할 수 있는 대학을 많이 만들어야 고등교육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행한 것은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자신의 대학이 좋은 대학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공부 열정도 식고, 교수도 상호작용으로 연구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됩니다. 좋은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에 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더욱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을 소비자로 인식하고, 소비자 중심의 시스템을 갖추는 일입니다”

ssanun@unn.net

송찬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2-04-29 오전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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