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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6월의 읽을 만한 책 선정
'어머니는 죽지않는다' 등 10권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위원장 김종심)는 25일, 6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 최인호의 자전적 소설『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등 분야별 도서 10종을 선정 발표했다.

위원회는 문학, 역사 등 각 분야 1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서평위원회를 두고, 독서 문화의 저변 확대와 양서권장 사업의 일환으로 매달 10종씩 ‘이 달의 읽을 만한 책’을 선정하고 있다.

‘6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 가족간의 사랑을 회고한 자전적 소설『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최인호, 여백),

조선 전기 가부장적 지배구조가 가족제도와 여성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살펴본『조선 전기 가부장제와 여성』(최홍기 외, 아카넷),

인간에 의한 자연환경의 변화가 어떻게 새로운 질병을 불러들이고 악화시켰는지 여섯 가지 신종 전염병을 통해 추적한『에코데믹, 새로운 전염병이 몰려온다』(마크 제롬 월터스/이한음, 북갤럽) 등이 선정되었다.

다음은 '6월의 읽을 만한 책’ 선정도서와 추천사 내용.

6월의 읽을 만한 책 추천사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최인호/여백

2004. 4. 28/254쪽/9,000원

우리를 낳아주고 길러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쓴 글은 많이 있다. 그 많은 글에 새롭게 덧붙여질 수 있는 최인호의 자전적 소설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가 특히 감동적인 것은, 이 책이 어머니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의 차원을 넘어서서 어머니의 힘들었던 삶과 고통스러웠던 노년의 모습을 꾸밈없이 객관화시켜 바라봄으로써 우리 시대뿐 아니라 모든 시대의 어머니와 모성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남편 일찍 잃고 이 험난한 세상 살아가느라고 고생하시면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망각하고 사셨”던 어머니를 통해서 작가는 ‘창세기’ 이래로 한 번도 죽지 않은 영원의 모상인 어머니를 발견하기에 이른다. 어머니에 대한 깊은 사유 끝에 “어머니는 죽지 않는” 존재임을 발견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진솔한 말은 평범하면서도 새삼스러운 느낌을 준다.

- 추천자 : 오생근(서울대 불어불문학과 교수)

조선 전기 가부장제와 여성

최홍기 외/아카넷

2004. 4. 30/334쪽/16,000원

최근 여성의 지위향상운동과 관련하여 여성사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으나, 막상 전통시대 여성의 지위와 역할, 사상 등에 대한 심층적 연구는 빈약하다. 이 책은 최홍기 교수를 비롯한 8명의 여성사 전문가들이 분야를 나누어 조선전기의 친족제도 변화과정, 적장자개념 도입, 효사상과 노인복지, 여성의 정치참여와 수렴청정, 가부장적 질서와 부인권 약화, 신량역천과 여성, 여성의 신앙생활 등을 검토했다. 그 결과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하는 가부장제는 조선중기 이후에 성립되고, 조선전기 200년은 단계적으로 가부장제가 형성되어가는 과도기라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대중들이 읽기에는 다소 난해한 점도 있으나, 피상적인 수준의 여성사 연구를 한 단계 심화시켰다는 점에서 중요한 공헌을 했다.

- 추천자 : 한영우(한림대 한림과학원 특임교수)

서양철학사

앤서니 케니/김영건 외/이제이북스

2004. 4. 26/574쪽/39,000원

다른 역사서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철학사를 저술할 때에는 반드시 강한 주관적 사관이 개입되기 마련이다. 그것은 저명한 철학자가 저자일 경우에는 더욱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다. 이 책의 편저자는 현대 영미철학을 대표하는 옥스퍼드대 철학 교수인 케니이고, 그는 영국의 학술원 원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필진에 참여시킴으로써 그러한 문제를 해소시켰을 뿐만 아니라 전문성과 일반성을 동시에 부각시켰다. 더구나 번역진도 이 정신에 따라 각 분야를 전공한 소장학자들이 동원되었다. 특히 방대한 사진자료를 이용함으로써 철학이 의미 있고 심오한 학문일 뿐 아니라 즐거운 일상의 관심사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동서양의 융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이 시기에 이 책은 서구 사상의 심층부를 체계적으로 파헤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장점도 눈에 띄어 우리의 서가를 더욱 품위 있게 장식해 줄 것이다.

- 추천자 : 엄정식(서강대 대학원장)

선거는 민주적인가

버나드 마넹/곽준혁/후마니타스

2004. 4.15/302쪽/15,000원

최근 탄핵사건은 대의제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공공정신을 가진 자만이 공직을 맡겠다고 자원할 것이며, 선출된 대표는 나라의 진정한 이익을 가장 잘 분별할 수 있고,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이해 때문에 나라의 진정한 이익을 희생시키지 않을 현명한 사람들일 것이라는 매디슨(James Madison)의 “이상적인 대표의 가정”이 무너졌을 때, 대의정은 민주적일 수 있는가? 마넹은 대의제 민주주의는 민주적 특성과 비민주적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혼합정이라고 주장하면서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나타나는 민주적 원칙과 과두제적인 귀족주의 원칙을 보여주고 있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핵심 제도인 선거도 공직을 희망하는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귀족주의이나, 모든 시민들이 통치자를 임명하고 해임할 동등한 기회를 갖는다는 점에서는 민주적이다. 이 책은 민주주의에 관한 우리 시대의 고전이고, 저자인 마넹의 제자가 번역함으로써 원전의 의미를 잘 전달하고 있다.

- 추천자 : 임혁백(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00년 기업의 조건

케빈 케네디/이진원/한스미디어

2004. 4.17/372쪽/18,000원

기업은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 조직일까? 세계 기업들의 평균 수명이 단지 13년에 불과하다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나타낼 것인가? 실제로 30년 이상 생존하는 기업은 20%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어떤 기업이 장수하고, 일찍 사라진 기업들은 어떤 기업병에 걸린 것일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이 책 속에 있다. 저자는 100년 장수를 가로막는 기업의 8가지 위기를 적절한 사례와 함께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다. 마치 의사가 인체를 해부하듯 기업병의 증상과 원인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당신이 100년 기업의 비밀을 알고 싶다면, 단연 이 책을 추천한다. CEO의 꿈을 갖고 있지 않은 평범한 소시민에게도 장수의 비결은 흥미로운 화두가 아니겠는가.

- 추천자 : 정갑영(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일상문화 읽기

일상문화연구회/나남출판

2004. 4. 20/262쪽/9,500원

우리의 삶이 진행되는 두 사회적 공간은 제도와 생활세계다. 생활세계가 중요한 것은 먹고 쉬고 자는 등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바로 이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일상문화는 바로 이 생활세계를 지탱하는 문화를 총칭한다. 한마디로 일상문화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문화이자, 동시에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코드들의 총체라 할 수 있다. 『일상문화 읽기』는 바로 이런 코드들을 해부함으로써 일상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 의미를 성찰한다. 이 책은 명품구매, 휴대폰, 도시공간과 정보공간, 대구지하철 사건 등 다양한 이슈들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흥미롭게 조명함으로써 일상문화가 담고 있는 다층적인 의미들을 새롭게 발견한다. 진정한 삶의 변화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 바로 우리의 일상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생생히 보여주는 책이다.

- 추천자 : 김호기(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에코데믹, 새로운 전염병이 몰려온다

마크 제롬 월터스/이한음/북갤럽

2004. 4. 21/224쪽/10,000원

1969년 미국 공중위생국장 윌리엄 스튜어트는 “전염병의 시대는 이제 그 막을 내렸다”고 호언장담했다. 많은 사람들이 페니실린의 발견을 20세기 과학의 발전 중 가장 위대한 업적으로 꼽지만 지나치게 성급한 판단이었다는 걸 우리는 21세기로 접어들며 또다시 뼈저리게 깨닫는다.

이 책은 광우병, 에이즈, 살모넬라, 라임병, 한타바이러스, 웨스트나일뇌염을 “인간의 탐욕이 부른 6가지 환경전염병”으로 규정하고, 어떻게 이 같은 질병들이 다 제거했는줄 알았는데 또다시 창궐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지역에서 나타나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에 관한 한 스스로 세상에서 가장 취약한 환경을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또다시 사스의 공포 속으로 빨려 들고 있는 요즈음 우리 사회의 교양인으로서 반드시 읽어야 할 교양과학서이다.

- 추천자 : 최재천(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

뮤지킹 음악 하기

크리스토퍼 스몰/조선우 외/효형출판

2004. 4. 20/470쪽/20,000원

이 책은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고 가끔 공연장을 찾기도 하는 사람들을 위한 다소 전문적인 교양서이다. 하지만 기존에 익히 보아온 악곡 및 작곡가에 대한 해설서와는 전혀 궤를 달리한다. 제목의 ‘뮤지킹’이라는 조어가 말하듯이, 음악을 악보에 씌어 있는 고정적인 사물로 보지 않고 청중을 포함한 음악 관련자 전부가 함께 만들어 가는 능동적 행위로 파악하는 것이다. 아울러 저자는 서양 고전음악을 인류가 창출한 가장 우월한 보편음악의 지위에 놓는 것이 아니라 어느 문명권, 어느 지역에서나 이루어지고 있는 종족음악의 한 유형으로 파악하여 그 성격을 규명한다. 이 책은 클래식 음악 공연장에 참석한 청중들에게 새로운 발상과 태도로 음악을 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수년째 유례 없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우리나라 공연음악 분야에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으로 크게 기대되는 책이다.

- 추천자 : 김갑수(문화평론가)

박흥용

박흥용/청년사

2004. 4. 26/406쪽/24,000원

박흥용 만화는 송편과 같다. 씹으면 씹을수록 솔잎 냄새가 나고 소나무 냄새가 나고 숲의 냄새가 난다. 어린 시절 함께 놀던 친구들의 이미지가 아스라하게 떠오른다. 청년사 만화 작품선 『박흥용』을 읽다 보면 뒤돌아보게 된다. 새 신을 신고 뛰어 보자 팔짝, 머리가 하늘까지 닿겠네, 그렇게 노래 부르면서 놀던 친구들은 다 어딜 갔을까, 하고.

박흥용의 만화 작품선 『박흥용』은 7․80년대 가난했던 ‘지독히도 약한 자들’의 이야기지만 또 지독히도 인간적인 사람들의 향기여서 무작정 성장의 차를 타고 달려온 우리가 무엇을 두고 달려 왔는지 문득 돌이키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들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그 노래에 배어있는 쓸쓸함과 애틋함을 눈치 채는 사람들의 ‘달빛의 연가’가 바로 만화 작품선 『박흥용』이다.

- 추천자 : 이주향(수원대 교양학부 교수)

치마 폭에 꿈을 그린 신사임당

김별아 글/송진희 그림/창비

2004. 4. 10/222쪽/7,000원

흔히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여기면서도 실제로는 잘못 알고 있는, 율곡 이이(李珥) 선생의 어머니 신사임당(申師任堂)을 추천한다. 여성에겐 이름조차 없던 조선시대, 시집가기 전 집에서 편하게 부르던 아명(兒名)은 시집가자마자 사라지고, 대신 누구의 부인이나 며느리, 누구의 어머니로서만 통하던 조선시대에 사임당 신씨 같은 대단한 분도 계셨다. 이분은 혼자서 배우고 익힌 독서로 중국 주(周)나라의 훌륭한 임금 문왕(文王)의 어머니인 태임(太任)을 스승삼는다는 의미로 자기의 호를 사임당(師任堂)이라 짓고, 아들 율곡 선생을 훌륭하게 키웠다. 그러나 이분은 율곡 선생의 어머니로서만이 아니라 자기의 재능을 살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림을 그리고 시를 짓고 글씨도 쓰면서, 당시의 부인들이 남편 받들고 자녀들 잘 키우는 것만으로 만족하던 시대에도 자신의 그림과 글씨와 시를 남겼다.

또한 우유부단한 남편이 글공부를 게을리 하고 권력 있는 사람을 찾아다니면, 조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충고하여 잘못을 고치도록 했다. 또한 아들 없는 친정부모를 위하여 시댁과 친정을 오가며 친정부모를 극진히 봉양했다. 양식이 없을 때는 삯바느질도 하면서 가족을 부양하고 자녀를 가르치며 자기능력을 개발한 사임당 신씨 부인의 자존심과 율곡 선생의 올곧은 성품을 보여주는 이 책은, 신사임당과 같은 고향인 강릉에서 자란 소설가 김별아 씨가 우리 어린이들에게 선물한 좋은 책이다. 신사임당의 이런 행적은 현대 여성들에게 한국여성의 올바른 삶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남편을 바로 보필한다는 것과 자녀를 잘 키우고 훈육한다는 것, 또한 자기의 능력을 최대한 개발하여 자기실현의 삶을 보여주고 있어, 우리 아동들은 부모님과 함께 읽으면서 부모님과 어린이 자신들의 삶을 계획하고 실현해 나가는 데 배울 점을 많이 발견하리라 믿는다.

- 추천자 : 유안진(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송찬영 기자 (news@unn.net) | 입력 : 04-05-26 오전 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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