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27일 김화영(71.여) 할머니로부터 시가 2억5천만원 상당의 강남구 개포동 15평 아파트를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장학기금으로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김화영 할머니는 황해도 해주 출신으로 일본 식민지 시절이던 지난 43년 수원고등농림학교(현 서울대 농대) 임학과에 입학했지만 폐질환으로 재학 중 사망한 오빠 재규 씨를 기리기 위해 장학기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주 동공립중학에서 영어를 배운 김할머니는 미국정보기관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고 휴전 이후에는 서울시청에서 근무하게 됐다.
김씨는 남쪽에 단 한명의 친척도 없는 외로운 처지였지만 공무원 생활로 어느 정도 기반이 잡힌 후에도 `결혼은 부모님이 있는 북쪽 고향으로 돌아가서 해야 한다'며 주위의 혼사 제의를 모두 거부하고 독신으로 지냈다.
지난 89년 정년퇴임한 김씨는 요절한 오빠를 위해 무엇인가 뜻 깊은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고 결국 자신의 전재산인 아파트를 오빠의 모교에 내놓게 됐다.
10여년째 척추골절과 관절염 등으로 고생하고 있는 김씨는 "오빠는 생전에 총명하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해 칭찬이 자자했다"면서 "후배들이 오빠의 뜻을 기려 열심히 공부한다면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혼자 산 50년 평생의 한이 다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