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은 2002년 한 학기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영 파워(Young Power) 7을 선정했다. 대학가에서 빛과 소금으로 생명력을 불어넣은 사람들이다. 자신이 속해 있는 단체에서 직분을 충실히 수행하거나 개인적으로 묵묵히 앞길을 헤쳐 나가는 대학생을 위주로 선정했음을 밝혀둔다.
이에 따라 월드컵 태극전사 23인중 명지대 휴학생인 박지성 선수와 고려대 4학년에 재학중인 차두리 선수, 그리고 1백년이 넘는 PGA(미국프로골프) 역사상 한국 남성으로는 처음으로 투어대회 우승 위업을 달성한 광주대 최경주 선수 등 유명세를 치르는 학생은 제외시켰다.
이번 ‘영파워 7’에는 ‘20대 선거참여가 한국 정치를 바꿀 수 있다’며 ‘대학 내에 부재자투표소 설치를 추진한 한양대 김연수(동아리 SFC 회장) 군, 노래방 화면에 기업광고를 싣는 벤처기업을 창업한 연세대 이보인(이스미디어 대표)군, 케이블 TV 바둑 프로그램서 해설을 맡고 있는 성균관대 김효정 양, MBC 기획특집극 민주화 운동의 상징 ‘박종철’ 역에 캐스팅 된 서울대 최동성 군, 고려대가 폐쇄한 자유게시판 복원에 앞장선 송도영(자게사랑 위원장)군, 홍익대에서 거행된 수퍼재주꾼 선발대회의 1등을 거머쥔 인하대 박경준 군, ‘전국대학 홍보도우미 연합’ 사이트 운영자인 대진대 정미경 양 등이 선발됐다.
한양대 김연수(전자전기 99학번) 군은 SFC(학생신앙운동 회장)동아리 선후배들과 상의해 학우들의 선거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한양대 재학생의 절반인 지방 유학생 1만1천명을 위해 대학 내에 부재자투표소를 마련하고 투표를 위해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도 투표를 실시할 수 있게 만들자는 시도였다.
성동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대학 내의 부재자투표 신청자를 받는 등의 활동을 벌였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재자투표소 설치 규정인 부재자투표신청자 수 2천명을 넘지 못해 끝내 무산되기는 했지만 자신의 학업 외에 국가 지도자 선출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활동을 전개했다.
연세대 이보인(경영학 3·휴학) 군은 벤처정신을 갖고 학교 내 창업보육센터에 둥지를 만들었다. 부모님으로부터 어학연수비 명목으로 2천만원을 받아 노래방 화면에 상가 또는 기업광고를 게재하는 광고대행 회사 ‘이스미디어’를 세웠다. 시작한 지 한달이 채 않됐지만 연세대 주변 18개 노래방과 신촌지역 3개 업체가 노래방 화면에 게재할 광고촬영을 마쳤다. 직원은 달랑 2명이지만 광고계에 이보인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당찬 꿈을 펼치고 있는 젊은이다.
성균관대 김효정(학문학 01학번) 양은 공부·방송·바둑 세 마리의 토끼를 쫒는 대학생이다. 지난 96년 프로에 입문했으며 98년에 2단으로 승단한 프로기사다. 현재 교육방송과 케이블 TV 바둑 프로그램에 정기적으로 출연해 해설을 담당하고 있다. 전공인 한문학도 바둑에 관심이 많은 탓이다. 시간이 나면 테니스를 통해 체력을 단련하고 있다. 앞으로 계속 승단심사를 거쳐 최고의 여류 프로 바둑기사의 꿈을 키우고 있다.
서울대 최동성(경제학부 2) 군은 MBC 기획특집극 ‘박종철’ 주인공 역을 맡았다. MBC는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청년 박종철의 죽음에서 6월 민주화 운동까지 이어진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2부작 기획특집 극으로 오는 24일 방영할 예정이다. 최군은 ‘관악사 노조 돕기 장터’에서 연출가의 눈에 띄어 제작진의 끈질긴 설득에 출연을 결정했다. 연기경험이 전혀 없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선배에게 누가 되지 않는 연기를 보여 주겠다고 한다.
고려대 송도영(법학4 휴학) 군은 ‘고려대 자유게시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일명 자게사랑)의 위원장을 맡아 대학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익명의 게시판, ‘자유광장’을 복원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학교 측이 비실명제인 자유광장을 폐쇄하고 학내 구성원들만 접촉할 수 있는 완전실명제 게시판을 만들자 동료·후배들과 함께 복원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자게사랑은 최근 고려대가 총장 문제로 내홍을 겪으면서 접속자가 급증, 학내 여론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하대 박경준(자연과학부 1) 군은 홍익대 교육방송국 주최로 펼쳐진 수퍼재주꾼 선발대회에서 록, 댄스, 힙합, 개그, 우슈, 마술 등 쟁쟁한 라이벌 10여 팀을 물리치고 당당히 최고 재주꾼의 자리에 등극한 인물이다. 요염한 율동과 고음처리로 여자들도 부르기 힘들다는 가수 소찬휘의 ‘tears'를 소화해내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를 자아냈다.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여자같은 자신의 목소리와 행동거지가 큰 부담이 되기도 했으련만 꾸밈없고 당당하다. 춤과 노래를 즐기며 살고 싶지만 직업으로 삼고 싶지는 않아 꿈이 선생님이다.
대진대 정미경(일본 4년)은 인터넷 커뮤니티 ‘전국대학 홍보도우미 연합’ 운영자중 한명이다. 지난해 9월 한 인터넷 커뮤니티(cafe.daum.net/universitydoumi)에 카페를 개설하면서 시작돼 현재 건국대 등 7개 대학에서 1백75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이들은 학교 행사나 홍보활동은 어떻게 하는지, 홍보용품은 무엇을 주는지 등 회원들 간에 정보를 나누며 학교홍보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