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5일 오후 교내 국제관에서 회의를 열고 의장단에 대한 해임안을 발의하기로 결의한 뒤 '고려대 교수의회 의장 해임안을 발의하며'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교수의회가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를 구성한 것은 공정한 조사를 통해 표절논란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무분별한 언론 보도를 불식시키기 위함이었다"며 "그러나 두 차례에 걸친 교수의회 회의를 거치며 의장단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게 됐다"고 해임안 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의장단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게 된 배경으로는 "조사위 보고서를 검토하기로 한 19차 회의(1월 26일 개최)가 열리기도 전에 의장단의 일원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총장의 논문이 표절이라고 발언, 여론 몰이에 중대한 영향을 줬다"며 의장단의 조사내용 언론 유출 등을 문제 삼았다.
특히 이들은 "지난 2일 20차 교수의회 회의가 논란 끝에 조사위 보고서에 대해 의결하지 않고 총장의 소명서와 함께 재단에 보내자고 했음에도 배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교수의회 의원들의 개인적 부담이 너무 커서 의견을 보류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발언했다"며 "표절여부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는데도 교수의원들이 심의,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음으로서 책임을 회피한다는 여론을 조성해 교수의원들의 명예와 자긍심에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교수의회가 조사위의 보고서를 전체 교수들에게 공개할 지의 여부를 의결한 바 없음에도, "배 의장이 일부 단과대학 교수들에게 조사위 보고서를 전자메일로 보내고, 고려대 포탈에 의장 명의로 조사내용을 게시했다"며 "의장단의 일원인 박성수 부의장도 언론을 통해 '이총장 해명서 봤지만 표절이란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단언하는 등 의장단과 조사위의 견해가 마치 전체 교수의회의 의견인 것처럼 여론을 호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재단이사회의 회의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교내외를 상대로 한 의장단의 월권적인 행동은 조사위를 꾸린 교수의회의 애초 취지를 훼손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공정성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며 "교수의회 규정에 따라 의장단에 대한 불신임을 천명하고 배종대 의장에 대한 해임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교수의회 규정에 따르면 재적의원(37명)의 3분의 1 이상(13명)이 동의하면 의장단 불신임안이 발의되며, 해임안 통과에는 재적인원 과반수 참석에 출석인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모임에는 교수의원 7~8명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에 참석한 한 교수는 "강의일정 등으로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이 몇 명 있으나 해임안 발의에 필요한 1/3 이상은 확보한 상태에서 모임이 열렸고, 오늘 모임에서는 주로 성명서 문구를 다듬는 작업을 했다"며 "다음은 해임안과 성명서를 교수들에게 전자 메일로 보여준 뒤 오늘 참석자를 포함해 모두 13명의 의원들에게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저녁 늦게 교수의회 사무실 팩스로 13명의 명단이 적힌 해임안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종호 교수의회 총무(철학)는 "해임안이 공식적으로 발의되려면 의원 1/3 이상인 13명의 친필 서명이 있어야 하며, 서명자들을 상대로 친필 여부에 대한 확인을 해봐야 한다"며 "해임안 발의 의도는 이필상 총장 쪽의 사람들이 조사보고서에 흠집을 내고 보고서 자체를 무효화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경영대 교수는 이에 대해 "(해임안 발의는) 이 총장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보고서의 공정성 문제에 대해 많은 교수들이 의문을 제기했음에도 의장단이 기자들에게 조사 결과에 대해 진상조사위의 입장만을 대변하려던 행태를 지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