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육개발원(부연구위원, 연구팀장)
- 미국 피츠버그대 국제교육연구소 초빙연구원(풀브라이트 재단)
- 서울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 박사과정(교육행정 전공)
설마 그렇게나 규모가 클까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규모가 얼마이든지 꽤나 많은 돈이 지방에서 서울로 옮겨간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었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즉 사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악화되어 우리는 지금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극단적 처방과 그에 따른 국론의 심각한 분열 현상을 접하면서까지 국토의 균형발전을 얘기해야 하는 안타까움 앞에 직면해 있다.
우여곡절 중에 진행되고 있는 누리사업도 따지고 보면 모두 이와 같은 불균형을 시정해보자는 안간힘의 표현이지만 여전히 사람들에게는 머 그리 속 시원한 소식같이 들리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더욱 답답할 노릇은 6조원이 너무 큰 것은 인정할지라도 그렇다면 실체적 진실은 어느 정도일까 하는 데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 추정작업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필자는 최근 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지원받은 연구비에 힘입어 개인적 차원에서나마 조심스런 추정작업을 시도해 보았다(교육행정학연구 23권1호 발표).
박찬석 의원이 대학생 이동에 따른 기회비용과 미래투자비용까지를 모두 포함하여 전체 규모를 추정했지만 필자는 가능한 최소규모를 추정하려고 해보았다.
즉 아무리 적게 잡아보아도 틀림없이 꽤나 많은 돈이 그렇잖아도 가난한 지방에서 오히려 부자인 서울로 옮겨가고 있음을 확인해보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는 2004년 가격기준으로 연간 약 1조 8천억원의 순수한 현금유출이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주거보증금으로 서울에 묶이는 1조 6천억원에 대한 이자까지 합하면 1조 9천억원에 달하는 규모이다.
물론 돈은 지방에서 서울로만 유출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서 지방으로도 간다. 그 규모는 9천억원 남짓 된다. 결과적으로 연간 약 1조원이 유학역조가 지방에서 발생되고 반대로 서울 사람들은 그만큼을 더 벌고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은 추정을 위해 필자는 우선 서울과 지방의 대학생들이 연간 쓰는 비용을 등록금에서부터 각종 학원비와 교재비, 그리고 주거 및 식생활비까지를 조사하여 추정하였으며, 서울과 지방간 학생의 이동규모를 조사 추정하였다.
전국 140만면의 4년제 대학생 중 지방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학생은 약 12만명이며, 반대로 서울서 지방으로 가는 학생은 약 8만명이어서 약 4만명이 지방에서 서울로 더 많이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학생들이 1년간 쓰는 돈을 추정해본 결과 지방에서 서울로 간 학생들은 연간 약 1천오백만원을 쓰는 데 비해 서울에서 지방으로 가는 학생들은 약 9백만원 정도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비용차이는 서울로 가는 학생들은 서울 지역의 비싼 주거비용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쓰는 대신 지방으로 가는 학생들은 대부분 충청권 대학으로 가기 때문에 통학을 하고 있어서 주거비용이 크게 들지 않으며 든다 할지라도 상대적으로 싸게 들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러저러한 이유로 지방에서 서울로 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필자의 추정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수준의 작업이었다. 확인된 사실의 하나는 지방과 지방대학이 죽어가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정부에서 지방대학에 재정투자를 한다고 해도 이와같은 불균형을 시정할 만한 규모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냥 숫자대로라면 적어도 1조원 이상을 추가적으로 지방과 지방대학에 배정하지 않는다면 현재와 같은 불균형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이 같은 추정작업은 분명히 많은 한계를 안고 있다. 개인적 수준에서 이루어진 매우 제한적 정보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숫자의 과다와 정오를 따지기 이전에 보다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추정작업이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더군다나 필자의 관찰에서 빼먹고 있는 더 큰 자원유출 한 가지는 어떤 학생이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가라는 문제이다.
즉 그들은 우수한 지방의 인재라는 점이다. 서울로 옮겨간 4만명의 우수 인재들은 1조원의 가치를 훨씬 넘어서 6조원이 아니라 그 이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심각히 생각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