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을 통틀어 올 하반기 채용인원은 약 8만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나 취업희망자는 무려 32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대졸자 4명 중 3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암울한 취업시즌이 다가온 것이다.
기업들은 경제위기 이후 한계사업의 매각과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적게 쓰는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으로 전환은 물론 자동화와 IT화, 아웃소싱 등을 추진하는 등 민간부문의 고용이 위축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인력채용 시 상시 구조조정과 비공식 방법에 의한 수시모집 증가, 비정규직?경력직 선호가 두드러지는 등 올 하반기 취업문을 좁게 하고 있다.
리쿠르트, 인쿠르트, 잡코리아, 스카우트, 조인스이비즈 등 국내 대표적인 취업알선업체들이 올 하반기 대졸신입사원 취업시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전체적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30-40% 모집 인력이 감소했고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기업도 50%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매출액 1백대 기업과 주요 기업 2백69개사의 하반기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29.4%인 79개사가 올 하반기 채용계획을 확정했으며, 총 채용인원은 1만3백68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 상위 5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1백87개(46.1%) 기업이 1만4천5백47 명을 채용할 것으로 집계됐다.
▶유통·식음료
업종별로는 유통·식음료업체의 채용 규모가 가장 컸다. 채용정보업체에 따르면 유통업은 지난해 하반기 비해 3백12% 증가한 1천16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식음료 업종도 85% 늘어난 5백10명을 뽑기로 했다. 이는 대형유통업체들이 신규점포 확대와 주5일 근무제에 따른 외식업체들의 신규인력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LG유통은 1백20명, 롯데리아 60―80명, 빙그레 30명, 한국야쿠르트 70여명 정도 충원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올해 대졸사원 채용규모를 지난해 채용인원 1백35명 보다 40% 늘어난 1백95명을 잡고 있다. 매장 전문직과 파트타이머 등까지 합친 총 채용인원은 3천5백여명으로 작년보다 20%가량 늘리기로 했다.
매년 5백여명을 뽑는 CJ주식회사는 올해도 대졸이상 200명을 포함 총 500여명을 채용한다. 이미 상반기에 공채를 통해 100여명을 충원한 상태이며 나머지는 하반기에 수시로 뽑을 방침이다. 마르쉐·아웃백스테이크·스타벅스 등은 1백70명까지도 채용할 계획이다.
유통·식음료업체의 인력 채용 특징은 이공계보다 인문계가 많고, 여성 채용비율이 다른 업종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인문계 채용비율이 80%에 달한다. 따라서 여성이라면 유통·식음료 업계를 공략할 만하다. 소비자들의 취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업종의 특성상 면접 때 창의적 아이디어가 주요 평가 기준이 된다.
▶정보통신(IT)
IT 업체는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삼성전자, LG전자, KT, SKT, NHE, KTH 등 정보기술(IT)업체들은 대졸 사원을 모집할 때 전공능력 시험을 강화할 방침이다.
자사 인재상에 부합하면서도 직무에 맞는 인재를 채용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동통신회사 인터넷 포털, 시스템 통합(SI)업체 등 정보통신 분야는 전기·전자 업종과는 달리 인문·사회계열을 많이 뽑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조직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인식하고 있는지, 동료들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 등도 주요 관심사항이다.
전자?전기 업체 중 현재 채용규모가 정해진 곳은 삼성전자 1천5백명, LG전자 1천5백명 등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신입사원 채용 시 연구개발 및 기술직군을 중심으로 SSAT 전공상식 부문 시험을 강화하고 면접에서는 전공분야와 관련한 전문지식 면접 평가를 보강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사의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올해부터 4명의 면접위원이 1-2명의 응시자를 대상으로 45분에 걸쳐 질문을 하는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인터넷·게임업계는 하반기 체용 규모를 비교적 크게 잡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경력직을 우대하고 있어 신규채용은 수백 명에 그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프로그래머, 마케팅, 디자이너 분야에서 1백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웹젠은 80-1백명, 넥슨 30여명, 다음커뮤니케이션 30―40명(수시채용 방식), 지식발전소 30명, KTH 1백명, NHN 50여명, 야후코리아 50명, 네오위즈 70명 등을 뽑는다.
반면 휴대폰·통신업계는 하반기 국내외 경기 상황을 지켜보면서 채용규모와 시기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KT는 하반기에 5급 신입사원 1백50명을 공채하고, SK텔레콤은 1백여명, KTF 약 50명, LG텔레콤 50명 등을 충원할 계획이다.
시스템통합(SI)업계는 대부분의 업체가 경력 위주로 수시채용을 많이 할 계획인 가운데 삼성SDS가 신입사원 1백-1백50명을 채용한다. LGCNS는 하반기에 신입 2백명을 채용할 계획이며, SKC&C는 신입 50-1백명, 포스데이타는 50여명을 뽑는다.
▶금융
하반기 금융권 취업은 ‘낙타가 바늘구멍 찾기’만큼이나 힘들 전망이다. 대부분 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기관들이 하반기 경기회복이 불투명하다고 판단, 정기채용보다는 수시 채용에 나서는 등 수동적인 채용 계획을 잡아놓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도 하반기에 채용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상반기에 이미 공채를 통해 인력충원을 마친 상태이다. 우리은행은 조금 더 경기를 지켜보다 채용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채용 계획을 밝힌 은행도 예년보다 다소 줄어든 규모이다. 외환은행은 대졸신입 50여명 등 현재 80여명을 뽑았으며, 오는 11월경 60여명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1백여명, 50여명의 하반기 채용계획을 밝힌 상태이다.
보험업계의 채용 전망은 안개 속이다. 삼성, 대한, 교보생명 등 생보 ‘빅3’는 채용 계획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인원은 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단지 동부생명은 오는 10월 경 20여명의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여타 생·보사들은 추후 경기 상황을 봐가면서 채용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손해보험사 역시 상황은 생보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현재까지 하반기 채용을 계획하지 않은 상태이며, 동부화재, LG화재가 각각 1백여명, 50여명의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카드사들도 대부분 하반기 채용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다만 조흥은행과 합병한 신한금융지주의 신한카드가 하반기 중 총무, 영업 등 각 분야에 2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그룹차원에서 일괄 채용을 해오고 있는 삼성카드는 오는 10월 40여명 규모의 채용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권은 대학 학과과장이나 교수 추천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평소 학점 관리를 착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면접에서는 금리나 환율의 변화가 경제나 금융계에 미치는 영향 등의 경제 현안에 대한 질문이 상대적으로 많다.
▶자동차
백단위 이상의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는 자동차 업계는 대부분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태이다. 다만 하반기 연구개발(R&D) 인력 채용은 확충할 계획이어서 이공계 출신은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이공계 비중은 GM대우차가 80%, 쌍용차 70%, 르노삼성차 70% 등이며 현대기아차의 이공계와 비이공계 채용비율은 4대 1정도이다. 지난해 총 6백여명을 뽑은 GM대우는 올들어 연구개발, 구매 쪽으로 수요가 줄어 전체적인 채용계획이 줄어든 상태이다. 하반기는 2백여명 공채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1백20명, 하반기 1백80명 등 총 3백여명을 뽑은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4월에 연구개발?정비서비스·일반관리 분야의 경력직 1백여명을 채용했지만 하반기 채용 계획은 미정 상태이다. 올 3월 영업직 1백20명을 채용한 쌍용자동차는 하반기 공채는 미정이나 보통 9월 경 생산, 연구개발, 경영지원, 영업, 엔진 등 전분야 대졸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해왔다.
한편 자동차 업계는 최근 어학능력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미리 토익점수 등 공인 어학성적을 취득해 둬야 유리하다.
▶중소기업
하반기 취업은 중소기업이 그나마 숨통을 열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종업원 3백명 미만의 1천5백50개 중소기업 중 88%가 신규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이레전자 23명, 큐엠텔 30명, 택산전자 50명 등 10여개 업체는 20명 이상을 하반기 대졸자 신규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나 중소기업 유관단체들로부터 우수 중소기업으로 인증받은 기업들을 선택하는 것도 좁은 취업문을 뚫을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상계계열이나 어학계열 출신자의 경우 금융기관과 KOTRA가 지정·지원하는 수출 유망기업을 택하고, 이공계 출신자라면 생산기술연구원과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선정하는 유망기술업체를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무원
지난해 청년실업해소대책의 일환으로 신규 채용을 확대하는 등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이뤄졌던 공무원의 올하반기 채용은 그리 밝지 않다.
다만 정부가 최근 교정직 공무원을 대규모 증원을 추진하고 있고, 각 지자체도 사회복지 전담인력을 보강하면서 채용규모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올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도전해볼만 하다.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경우 서울시가 1백55명, 경기 시·군 2백47명 등 1천8백명을 추가 선발할 계획이며, 법무부도 2006년도 교정직 공무원 신규채용 규모를 올해 2백30명에서 늘려줄 것을 행정자치부에 요청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