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990년부터 ‘자유시장 경제를 재구성 하겠다’는 방침아래 공공서비스부문 지출을 대폭 삭감했고 공립대 투자를 동결했다. 사립대는 투자동결에 따른 틈새를 공략하며 재빨리 움직여 문을 열기 시작했고 1985년 당시 15%에 불과하던 사립대의 학생수는 현재 전체의 33%를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교육전문가들은 2010년에는 사립대 학생수가 전체의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등교육의 사립화는 비단 멕시코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으로 브라질에서는 1950년대부터 시작됐다. 칠레는 피노체트의 독재정권시대(1973-90)에 당시 공립대가 좌파 반체제세력의 확장을 위한 본거지로 공격받으면서 본격적인 고등교육의 사립화가 진행됐다. 현재 양국의 사립대 생 비율은 전체의 70%를 상회한다. 콜롬비아는 67%, 페루와 아르헨티나는 각각 34%와 25% 수준인 데 반해 상당한 비율인 셈.
멕시코에서 사립대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로 교육전문가들은 높은 인구증가율과 고교졸업생수의 증가를 들고 있다. 멕시코대학협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멕시코 대학생 수는 1993년 1백30만에서 두 배 가량 증가한 2백50만에 이르고 있다.
사립대 증가의 또 다른 이유로 멕시코공대의 라울 멘데즈 총장은 “젊은 세대들이 가진 취직에 대한 불안감과 대학교육의 사업화"를 지적했다. “윗세대로부터 물려받은 가난을 벗어날 만한 안정된 직장을 구하기 위해 대학교육을 원하지만 명문 사립대와 공립대의 턱없이 높은 학비를 부담할 수 없는 중하류계층의 대학진학욕구를 사립대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실제로 8개의 캠퍼스에 학생수는 3만 2천명에 달하는 사립 멕시코공대의 경우 학생의 대부분은 중하류계층에 속한다. 멕시코의 명문사립대는 수업료가 연 1만 달러에 달하지만 멕시코공대의 경우 3천 5백 달러에 불과하며 교과과정도 학문위주가 아닌 실무중심의 직업연계교육으로 진행되고 있다.
멕시코공대에서 언론학을 전공하는 아이시스 아레올라는 24살에 3살배기 딸을 둔 아이 엄마로 길거리 노점상에서 싸구려 옷을 팔아 생계를 연명하는 노동자계층이다. 대출에 의지하고 친지들에게까지 손을 벌리면서도 대학진학을 고집했던 이유는 “안정된 직장을 얻어 딸에게 가난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다”고 그는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고등교육의 대중화를 두고 일부에서는 사립대가 교육이라는 미명아래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멕시코대학협회의 자비어 멘도자 연구실장은 “고등교육이 장사꾼의 손에서 놀아나서는 안 된다”며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학위취득까지 2년 미만의 기간이 걸린다”며 “급격하게 커진 대규모의 사립대와 가정집 차고를 개조해 만든 것 같은 초미니 사립대 등을 통틀어 쓰레기”라고 일축했다.
최근 대학설립에 따른 합법성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의 눈을 피해서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농촌이나 산업 빈민가 등에서 개교를 하는 사립대도 늘고 있는 추세이다.
(크로니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