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경향신문 경제부장, 편집국장, 주필
문화일보 주필, 전무이사 / 문화일보 대표이사 사장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현재) 상지컨경영설팅(주) 회장, 인터넷신문 프레시안 고문
* 주요 저서
- 한국의 경제관료(공저), 1979 / 거탑의 내막(공저), 1983 / 한국의 이너서클, 2002
‘인권법’은 우선 북한이라는 특정국가를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인권문제가 있는 국가가 비단 북한만은 아니지만 이 법은 북한을 직접 사정권에 놓고 있다. 손 보아줄 나라 가운데 북한을 다음 표적으로 삼는다는 정치적 시나리오가 스며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법안은 북한의 인권문제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과 탈북 난민구제를 위해 재정적 지원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적으로는 북한 주민들에게 바깥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전하는 광범위한 방송 활동과 유엔 고등판무관의 활동을 강력히 지원한다는 것이다. 새 회계연도부터 대통령이 지출권한을 행사한다고 보면 북한에 대한 ‘시위용’이 아닌 ‘실제행동’이니 무력수단이나 경제봉쇄 같은 물리적 수단은 아니지만 상당히 복잡한 사태를 일으킬 것 같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폐쇄 회로를 무너뜨려 긍정적으로 보면 북한의 개방을 촉진시킬 것이지만 북한의 김정일 정권에게는 체제 붕괴의 위험이 잠재된 것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새로운 충돌과 긴장 국면을 전개시킨다면 남북한은 첨예한 대립을 보여주게 될 지 모른다. 그리고 한반도 문제 해결의 이니셔티브는 미국이 중심 축을 이루는 틀이 될 수 밖에 없게 된다.
‘북한 인권법’을 보는 우리의 시각은 양분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야당과 보수진영은 지지 환영하는 입장이고 여당과 진보진영은 비판적이다. 미국이 법 제정을 하기 전에 우리가 했어야 할 일이라는 것이 보수 진영의 반응이고 남북 협력 구도에 장애물을 던지는 것으로 보는 게 진보 쪽이다. 보안법 파동으로 첨예한 기류가 흐르는 때라 이런 주장들은 자칫 ‘반북’‘친북’‘친미’‘반미’로 확산될 잠재적 불똥이 되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양 진영의 각기 다른 견해와 주장이 격화되어 북한 인권문제의 본질이 매몰되어 갈 것이라는 점이다. 극히 경계해야 할 일이다.
벌써부터 새해 2005년은 남북한에 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돌고 있다. 미국은 이미 아프가니스탄과 미국에서 무력수단을 발동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침공은 반쪽만의 승리로 끝났다. 세계여론이 비판적인 것으로 보면 그나마 반쪽 승리도 온전하게 보아줄 수 없는 처지이다.
이제 미국은 세계 여론의 지지를 받는 공세를 결단해야 할 처지이다. 그리하여 제일 표적을 북한으로 삼고 공격 무기는 폭탄 대신 ‘인권카드’를 사용할 참이다. 특히 이 법은 난민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중국을 법 조문 여러 곳에서 특정지역으로 지적해 놓고 있다. 북한 너머에 있는 중국까지 겨냥하고 있는 것 같다. 유엔 고등 판무관과 NGO의 활동 지원과 관련된 것이긴 하지만 단순한 구도 이상의 것이 숨어 있는 느낌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반도는 ‘인권 게임’의 실험대가 되는 셈이다. 어쩌면 핵문제보다도 더 복잡한 국면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