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위기 이후 급속도로 재편된 은행권은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혼전에 혼전을 거듭하는 양상이었다. 특히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간의 접전은 설문 매 항목마다 1%포인트 안팎의 근소한 차이만을 보이며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대학가의 판단이 확연히 한쪽으로 쏠렸다. 국민은행이 취업 희망기업․사회공헌도․국제경쟁력 3개 전 항목에서 1위 자리를 석권했다. 예의 우리은행은 취업 희망 기업 항목에서만 유일하게 2위를 기록하며 올해의 승부를 접었다.
지난해 취업 희망 기업․국제경쟁력 2개 항목에서만 3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던 외환은행이 올해는 약진, 취업 희망 기업․국제경쟁력 2개 항목에서 각각 한 계단씩 올라 공히 2위에 안착했다. 사회공헌도 항목에서도 3위에 랭크, 3개 전 항목에 보무도 당당하게 진입했다.
한국산업은행은 사회공헌도 항목에서 지난해 보다 한 칸이 상승한 2위를 차지했으며 씨티은행이 국제경쟁력 항목에서 3위로 새로이 합류했다.
대학생들은 대형 선도 은행으로 새로이 재편된 은행 가운데서도 국민은행은 취업 희망 ‘으뜸기업’으로 꼽았다. 국민은행은 33%의 지지를 확보하며 명실공히 ‘국내 최대 은행’의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맞수’ 우리은행은 10.3%만을 득표, 지난해 차지했던 1위 자리를 내놓고 고개를 떨궜다. 1위와 2위 간 격차 또한 현격했다. 3위는 외환은행. 8.5%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위에 머물렀다.
국민은행은 사회공헌도 항목에서도 35%를 기록,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권좌를 이어갔다.
2위는 14.1%를 차지한 한국산업은행.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지난해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던 외환은행이 올해엔 9.8%의 표를 착실히 챙겨 3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국제경쟁력 1위 자리 역시 국민은행이 가져갔다. 득표율은 31.1%. 2위인 외환은행은 19.1%를 얻었고 3위 자리에는 ‘뉴 페이스’가 챙겼다. 씨티은행이 11.9%로 처음 순위권에 포함됐다.
■ 보험사
올해의 형국은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일단 삼성생명의 질주에 교보생명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난해 취업 희망 기업․사회공헌도․국제경쟁력 3개 전 항목에서 독주체제를 굳혔던 삼성생명이 올해의 경우 2개 항목에서만이 수성에 성공했다.
‘다크 호스’는 관록의 교보생명. 교보생명은 지난해 취업 희망 기업․사회공헌도 2위, 국제경쟁력 3위를 기록하며 외국계 생보사와의 결전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발군의 실력을 발휘, 삼성생명에게서 사회공헌도 항목 1위 자리를 빼앗아냈다. 나머지 2개 항목에서조차 2위에 랭크하며 1~2위간 기존의 격차를 상당 부분 줄여놨다. 내년 싸움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외국계 생보사의 경우 AIG생명의 선전이 유난히 돋보인다. 특히 지난해 무서운 속도로 국내 시장을 잠식해 들어왔던 알리안츠생명이 올해엔 순위권에서 말려났다. 하지만 알리안츠생명의 ‘바통’을 이어받은 AIG생명이 ‘일대 도약’, 취업 희망 기업․국제경쟁력 2개 항목에서 3위로 새로이 이름을 올렸다.
대한생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회공헌도 항목에서만 3위로 순위권에 합류했다.
응답자 35.5%가 취업 선호 1순위로 삼성생명을 지목, 지난해의 영광을 올해 역시 고스란히 이어갔다. 그 뒤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7.1%를 득표한 교보생명. 3위는 8.5%를 득표한 AIG생명에게 돌아갔다. AIG생명이 순위권에 합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회공헌도 항목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지난해 삼성생명을 3.2%포인트 차까지 맹추격했던 교보생명이 올해 드디어 그 여세를 몰라 34.9%를 기록하며 정상을 밟았다.
삼성생명은 31.3%를 득표, 3.6%포인트 차이로 1위 자리를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3위는 8.4%로 대한생명이 ‘선방’했다.
삼성생명은 국제경쟁력 항목에서 28.7%를 획득, 1위 자리를 굳힘으로써 더 이상의 이변은 없음을 강조했다. 2위를 차지한 교보생명의 득표율은 16.6%. 그 뒤를 다시 AIG생명이 14.1%로 바짝 뒤쫓았다. AIG생명은 국제경쟁력 항목에도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 공사
13개 공사를 나란히 열거한 가운데 실시한 설문임에도 유독 ‘전기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하는 결과였다. 하지만 그 기세가 지난해만 못하다.
한국전력공사의 영향력은 실로 강력했다. 사회공헌도․국제경쟁력 2개 항목에서 공히 1위 자리를 점했다. 취업 희망 기업 항목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난해 ‘실적’에는 비길 바가 아니다. 지난해는 3개 항목 모두를 석권했다. 그러다 올해 취업 희망 1위 기업의 자리를 한국관광공사에게 내주고만 것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취업 희망 기업 항목에서 정상을 확보하는 대신 지난해 차지했던 사회공헌도 항목 2위 자리를 이번엔 대한주택공사에게 물려주고 아예 순위 밖으로 밀렸다. 그나마 지난해 올랐던 국제경쟁력 3위 자리는 지켜냈다.
지난해 국제경쟁력 항목에서 2위를 차지했던 대한무역진흥공사가 올해 역시 자리를 보전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회공헌도 항목에도 3위로 새로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의 취업 희망 기업 3위 자리를 지켜낸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름의 약진이다.
대한주택공사도 사회공헌도 항목에서 지난해 보다 한 계단이 더 올라 2위에 랭크됐다.
대학생들이 취업 1순위 기업으로 선택한 공사는 한국관광공사. 23%가 그렇게 답했다. 지난해 1위 기업인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16.4%를 득표, 한 계단 내려앉았다. 3위는 12.5%를 얻은 대한무역진흥공사에게 돌아갔다.
사회공헌도 항목에서는 한국관광공사가 고개를 떨궈야 했다. 지난해 차지하고 있었던 2위 자리를 14.7%로 한 걸음 더 약진한 대한주택공사에게 내주고 말았다.
물론 이 항목 선두는 18.3%의 지지율을 끌어낸 예의 한국전력의 몫이었다. 대한무역진흥공사는 10.6%로 3위에 새롭게 진입했다.
국제경쟁력 항목은 지난해와 결과가 같았다. 19.6%의 한국전력공사가 선두를 지켰고 대한무역진흥공사가 16.8%로 그 뒤를 이었다. 3위는 15.2%의 한국관광공사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