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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경상대 통합 '용두사미'
창원대학교와 경상대학교 사이의 통합 논의가 시작된 날로부터 한 달이 흐른 지금, 양 대학은 당초의 의욕적인 모습과 달리 공식적인 통합 중단 선언도 없이 '슬그머니' 통합 논의를 접어 '용두사미'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8일 창원대 등에 따르면 두 대학은 8월22일 경상대 조무제 총장의 '범도민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결성 제안을 창원대가 거부한 뒤 공식적인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한 달 전인 8월9일 양 학교 기획처장이 서울에서 교육인적자원부 대학구조개혁팀 관계자와 만나 기초합의서 초안에 합의하면서 창원대와 경상대는 기세등등하게 통합을 논의했다.

특히 양 학교 기획처장은 기초합의서에서 그동안 통합 논의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본부 위치 문제를 합의, 두 학교의 통합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비춰졌다.

또 교육부에서도 통합이 성사될 경우 한의학전문대학원과 법학전문대학원의 설치를 돕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양 학교의 통합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금 두 대학은 "사실상 통합 논의는 결렬됐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공식적인 통합 중단 선언도 없이 별다른 논의도 잇지 않은 채 애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합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논의 끝에 양 쪽이 결렬을 선언한 지난해와는 달리, 양 대학은 결정적인 통합 중단 선언 없이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경상대 정찬용 기획처장은 "창원대에서 통추위를 거절한 이상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는 한 통합 논의는 중단된 상태"라면서도 "언제든지 통합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통합 논의는 10월 전에 결정될 한의학전문대학원 선정과 관계 없이 이뤄질 것"이라며 "경상대는 진주산업대와 통합을 포함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해 창원대와의 통합이 사실상 결렬됐음을 전했다.

한 달 만에 통합 논의가 중단된 가장 큰 원인으로는 본부 이전에 강하게 반발한 진주 지역의 여론과 이를 정면돌파하지 못한 조무제 경상대 총장의 리더십 부족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논의가 한창이던 8월24일 진주시의회 의원들은 "창원으로 대학본부를 옮기는 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으며, 이어 8월28일에는 서부경남지역 8개 시장과 군수가 같은 내용의 성명을 내는 등 진주지역의 여론은 대학 본부의 창원 이전에 대해 크게 반발했다.

이처럼 지역에서 비난 여론이 빗발침에 따라 처음엔 대범하게 본부를 창원대에 내줄 것을 제의했던 경상대 조무제 총장의 입지가 흔들렸으며, 이에 따라 사실상 논의를 전면 재검토하자는 의미의 '통추위'조직을 제안하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창원대의 한 교수는 "조무제 총장이 지역 여론의 반발을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며 "그럼에도 지역 여론을 정면 돌파해서 끝까지 의사를 관철시키지 못했다는 점에 이번 통합 무산에는 조 총장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창원대 이천우 기획처장은 "먼저 통합을 제안한 경상대가 지역 여론에 밀려 기초합의서를 전면 백지화하자고 해 당혹스러웠다"며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논의를 중단시키기도, 재개하기도 어려운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창원대의 한 교수는 "지역 여론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통합 논의를 누구 하나 바로잡는 사람이 없었던 점"을 통합 실패의 원인으로 꼽으며 "통합 결렬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양 대학이 아니라 경남도 전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 입력 : 06-09-08 오후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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