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주인공은 근위축성측삭경화증(루게릭병)으로 6년째 투병중인 서울 동성고 영어교사(휴학중) 이원규씨. 이씨는 지난 99년 성균관대 석사학위과정 중 발병사실을 알고도 병마와 싸우며 학업에 정진했으며 이듬해 문학석사학위를 받고 그 해 9월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지난해말부터는 전신에 마비가 찾아와 혼자 힘으로는 식사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병이 진행된 상태였지만 오른손 둘째·셋째 손가락만으로 컴퓨터를 다뤄가며 연구와 논문작성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이같은 투혼으로 이씨는 지난 25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하계졸업식에서 ‘한국시의 고향의식 연구:30~40년대 시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이씨의 논문은 특히 지난 6월 열린 최종 심사에서 5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건강이 회복되면 강단에 꼭 서달라는 제의까지 받았다.
이로써 그는 고려대, 한국외대, 한국방송통신대, 성균관대 등 국문학과 영문학 분야 총 7개의 학위를 갖게 됐다. 이씨의 수발을 도맡아 온 부인 이희엽씨(서울 동명초등학교 교사)는 “무엇보다 좌절하지 않고 학문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남편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평소 ‘불치병은 없다’는 소신을 갖고 있던 이씨는 지난해 12월 정식 출범한 전문 민간기관 ‘한국 루게릭병 연구소’ 소장을 맡아오면서 루게릭병에 대한 새로운 의학정보와 치료방법 개발에 대한 정보 등을 공유하고 국내 1천3백여 환자들의 투병생활과 가족들이 겪는 간병생활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데 앞장 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