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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학, 엘리트 중심주의에 변화 조짐
파리정치대학, 다양한 계층 지원 가능토록 입시안 변화
엘리트 교육의 산실로 일컬어지고 있는 프랑스 파리정치대학(l'Instituts des Sciences Politiques de Paris)에 민주주의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자끄 시라크, 프랑소와 미테랑 등 전 대통령, 국무총리들이 대부분 이 학교 출신이며, 정부 장학금을 받고 행정, 외무 계통으로 프랑스 유학 길에 오르는 우수한 인재들이 한결같이 선망하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대학이다.

철저히 성적 위주로 학생을 선발했던 이 프랑스 최고의 엘리트 교육 기관이 3년전 돌연 학생 선발과정에서 성적은 물론 학생들의 가능성과 다양성 또한 고려하겠다고 발표해 프랑스 교육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파리정치대학에서 새 입시안 연구를 담당했던 씨릴 델하이는 "파리정치대학은 20년 전부터 대학을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개방하기 위해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발표한 입시 방안이 놀라움으로 받아들여진 것도 "학교 측은 줄곧 정부가 나서서 대학의 민주화를 먼저 추진하기를 기다렸기 때문" 이라고 밝혔다.

종전에는 이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악명 높게 어려운 필기시험을 치러야 했다. 학생들은 보통 1-2년의 시간을 특수교육 기관에서 필기시험 준비에 매달려야만 했는데,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파리정치대학 입학시험을 치르는 이들은 대부분 파리의 상류층 백인들에 한정되는 결과를 낳게 됐다. 그런데 2001년부터 학생들은 필기시험 대신 자신이 선택한 신문기사에 대한 분석 에세이를 제출하는 방식의 새로운 입시안으로 입학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이 파리정치대학에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파리정치대학의 새로운 입시안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문 분석 에세이를 통해 입학한 학생들에 대해 입학 후 개인지도 교수를 배정하고 학습 진행 상황에 대해 세심한 관찰을 한 결과, 이들 대부분이 필기시험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학습 발전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 또한 에세이를 통해 입학한 학생들의 70%가 노동자 계급 출신이며, 50%가 비 프랑스계로, 학생들의 다양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파리정치대학의 의도가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집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리정치대학은 여전히 프랑스에서 가장 들어가기 힘든 대학 중 하나로, 고유의 입학시험이 존재하는 한 언제나 엘리트 중심 교육기관이라는 일부의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입학제도의 작은 변화를 통해 지금 파리정치대학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인종과 계층의 학생들이 도전할 수 있는 대학으로 변모했으며, 다른 프랑스 대학들에게 '엘리트 중심주의'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다.

(가디언)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4-07-01 오전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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