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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사업 대학 '도덕적 해이'에 철퇴
방만한 예산 사용, 취업률 등 목표달성 미흡…서류 위주 심사 개선해야
지난해 처음 시작된 누리사업에서 전체 사업단의 60%가 넘는 곳이 사업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사업비를 부적정하게 사용,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거나 지원액이 깎여 결과적으로 세금을 낭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 일단 선정만 되면 별 탈 없이 끝까지 지원을 받는다는, 즉 '정부 예산은 눈 먼 돈'이라는 식의 도덕적 해이가 아직도 대학사회에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누리사업은 '두뇌한국(BK)21 사업'과 함께 국내 대학에 대한 대표적인 재정지원 사업으로 5년 간 계속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지원 대상에 뽑히지 못하면 자연 도태되는 이른바 '살생부'로 불렸음에도 상당수 대학이 선정된 뒤 "설마…" 하며 졸업생 취업률 제고나 대응투자 등을 소홀히 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는 따라서 사업 초기임에도 7개 사업단의 선정을 취소하고 61개 사업단의 지원액을 삭감하는 등 정부 사업으로는 드물게 엄정한 처분을 내렸다.

교육부는 "이번 평가는 제재보다 사업 성과 및 효과를 제대로 내기 위한 적극적인 컨설팅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지원금이 깎인 기존 사업단과 새로 선정되는 사업단에 충분히 긴장감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업단별 사업 목표의 타당성과 성과 달성 가능성 등을 제대로 따지지 않고 각 사업단이 낸 '페이퍼'(서류)를 위주로 지원 대상을 선정한 교육부도 예산 낭비를 방조했다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한계 = 112개 사업단(대형 25곳, 중형 25곳, 소형 62곳) 중 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곳은 7개(중형 2곳, 소형 5곳)이고 지원액이 깎인 곳은 61개(대형 16곳, 중형 6곳, 소형 39곳)이다.

대학 간 통합을 하면 경고를 전부 없애주고 정원을 10% 이상 줄이면 경고를 1회 감경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줬음에도 사업단의 60% 이상이 선정 취소 또는 지원 삭감된 것은 그만큼 사업 목표를 챙기지 않았거나 예산을 방만하게 썼다는 반증.

경고 누적 등으로 탈락할 것을 우려한 13개 사업단의 14개 협력 대학은 스스로지원 대상에서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김광조 교육부 인적자원총괄국장은 "정부로부터 세부항목까지 정해 예산을 받는데 익숙하던 대학 상당수가 전략을 세워 '목돈'을 사용한 경험이 없어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사업단 선정이 취소된 사업단은 보조금 유용ㆍ횡령과 경고 누적 등의 사유는 없었고 평가점수가 만점(2백점)의 60%(1백20점)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사업단은 기자재 과다 구입과 참여 대학 간 연구비 편중, 취업률 미달성 등으로 평가점수가 1백20점대에 그쳤고 협력대학 신입생 충원율 달성 실패로 20점이 더 깎여 정원감축 가점(12점)에도 불구하고 1백10점대로 탈락했다.

다른 사업단도 대부분 비슷한 이유로 1백10점대로 떨어졌으나 또다른 사업단은 참여기관 연계 미흡, 해외연수 예산 집중 배정, 교육과정 개선 미비 등으로 1백10점대를 받았고 신입생 충원율 미충족으로 20점이 감점돼 90점대를 받는 데 그쳤다.

지원액이 줄어든 대학과 사업단도 횡령ㆍ유용 등은 없었지만 장학금과 해외연수 과다 사용, 기자재 과잉 구입, 사업 무관 대상자 지원 등이 지적됐다.

◇성과 = 사업 1년차임에도 상당수 성과도 나타냈다.

사업에 참여한 1백13개대 중 77개대가 입학정원을 1만3백41명 감축했다.

2006학년도 정원을 전년 대비 10% 이상 줄이는 곳도 조선이공대(4백78명), 전북대(4백29명), 경상대(3백75명), 전주기전여대(3백40명), 주성대(3백07명), 제주대(2백75명), 송원대(2백50명), 창원대(2백12명), 목포대(2백02명) 등 19개 대학ㆍ전문대에 달한다.

지원 대상 분야 교수 확보율이 지난해 65.1%에서 올해 77.5%로 12.4%포인트, 신입생 충원율은 100%로 3.4%포인트, 또 졸업생 취업률은 66.5%로 6.3%포인트 각각 뛰었다.

교수 3백41명이 새로 뽑혔고 실험실습 보조원 6백78명이 채용됐으며 학생 6만2백11명에게 평균 1백02만원의 장학금이 지원됐다.

대응투자가 지자체 1백77억원, 산업체 1백32억원, 참여 대학 2백37억원 등 총 5백72억원이뤄졌고 5백47개 과제가 산학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공동 교과목 개설(90건)이나 학생 교류(7천3백05명), 교수 교류(3백35명), 공동ㆍ교환 강의(1백16건, 2천4백97명) 등 대학 간 '담 허물기'도 본격화됐다.

교육부는 메카트로닉스ㆍ로봇산업 인력 양성(중심대학 창원대)이나 충북 정보기술(IT) 인적자원 혁신(충북대), 재활산업 인력 양성(나사렛대), 유비쿼터스 IT 인력 양성(동서대), 지역밀착형 금형기술 인력 양성(대구대) 등 높은 평가점수를 받은 사업단도 많다고 소개하고 이들의 사례를 홍보, 벤치마킹하도록 할 예정이다. (연합)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5-08-15 오전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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