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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등록금과의 전쟁 돌입

독일정치권에 보수당 세력이 강해지면서 독일의 무상교육이념은 사실상 막을 내렸으나 등록금 인상폭과 학비대출관련 문제들은 여전히 논란의 쟁점이 되고 있다.

자녀교육을 위한 저축은 많은 나라에서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사립대학의 경우 학비와 생활비 등의 명목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연평균 2만2천 달러에 달한다. 따라서 자녀가 태어나기도 전에 교육용 저축을 시작하는 부모들도 많다.

독일의 부모들은 최근까지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현대독일사회에서 보장하고 있는 독일의 대학무상교육 권리는 이미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1월 독일 헌법재판소는 대학생들에게 학비를 받을 수 없도록 한 연방정부의 대학기본법은 정부 고유 권한인 대학의 정책권을 제한한다며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독일의 무상교육은 사실상 막을 내렸고 각주는 자율적으로 대학 등록금을 징수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언제부터 얼마나 걷어 들이는가’를 결정하는 문제가 남아있을 뿐이다.

타협에 난항

만성적인 적자로 시달려온 독일 대학에 가능한 모든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등록금 징수를 찬성해 왔던 보수당은 이에 맞서는 자유당과 팽팽한 입장대결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선거에서 보수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노드라인 베스트팔렌주를 포함한 9개 주는 첫 번째 학위를 위한 대학교육에도 등록금을 징수하기로 했다. 학기당 등록금은 최대 5백 유로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책정될 것이다.

12개 주는 졸업기한을 넘긴 장수학생과 2번째 학위를 위해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3백 유로에서 9백유로 사이의 학비를 받고 있다.

영국 등 다른 유럽국가에서 등록금추징이 합법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독일은 이제야 등록금 추징과 관련된 안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독일의 5개 도시에서 총 1만명의 학생이 등록금추징에 반대하는 거리시위에 참여했다.

신사업 아이템으로 등장한 학생대출

등록금 추징이 거의 확실시 되면서 금융기관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상품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독일 부흥은행(KfW)은 부모의 재정상태나 전공과 상관없이 연이율 5%의 학생대출상품을 내놓았다. 독일은행(Deutsche Bank)도 이율은 조금 높지만 비슷한 조건의 대출상품을 선보였다.

무메르트 컨설팅회사의 라스 힌리히센 경제고문은 독일 경제일간지인 한델스블라트에서 “학생대출사업의 중요성은 갈수로 무게감을 더해갈 것이며 금융권들은 시장의 조기입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학비를 둘러싼 정치권과 국민간의 떠들썩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시장에서 금융기관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기 재학생 적체 현상 가중

독일에서 학위취득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6년으로 유럽에서 가장 길다.

손야 휘프너 독일부흥은행 대변인은 “독일인은 취업시장에 가장 늦게 뛰어들고 이는 경쟁에서 뒤쳐지는 가장 큰 요소”라고 지적한다.

휘프너는 “사람들은 무상교육에 대한 잘못된 기대와 빚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면서 “학업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단기간에 학위를 취득하여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는 것과 무상교육으로 장기간에 걸쳐 학위를 취득하는 것 중에서 무엇이 더 현명한 선택인지 스스로에게 자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사이트인 ‘스터디온라인’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독일 학생의 63%가 학업과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겸하고 있으며 이는 졸업의 가장 큰 방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쾰른대학에서 4년째 재학 중인 쥬디스 그라프는 대출을 현실적 관점에서 이해했다. 그라프는 주당 20시간을 일하면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는 탓에 졸업이 늦어지고 있지만 빚까지 지면서 일찍 졸업할 생각은 없다면서“독일에는 더 이상 일자리가 없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빚까지 지고 졸업을 하게 되면 그다음 상황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추락하는 독일 대학의 명성

등록금 추징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들은 주로 독일대학이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된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그동안 쌓아왔던 명성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고등교육타임즈(THES)에서 발표한 세계대학순위 50위권 안에 든 독일대학은 하이델베르그대학 뿐이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학기당 5백유로는 문제를 해결하기엔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지만 학생들에겐 큰 부담이라고 주장한다.

(도이치벨레)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5-06-17 오전 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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